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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반 친구가 타고 온 자전거
그림반 친구가 타고 온 자전거 ⓒ 정현순
자전거 도로가 없는 거리
자전거 도로가 없는 거리 ⓒ 정현순
그림 공부하는 친구 중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친구가 있다. 그림 그리는데 가지고 다녀야 할 재료가 만만치않게 무거운 유화는 먼 거리에 있는 친구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해도 자주 있지도 않고,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난 그에게 "자전거 잘 타나 보네, 난 자전거 배운지 얼마 안 되어서 거리로 나오기가 겁나던데"라고 물었더니, "저도 잘 못타요. 자전거 타고 거리에 나오기가 얼마나 겁이 나는데요"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친구 중 한 명은 오래전에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왔다가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 후로는 자전거는 보기도 싫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전거 타기가 일상이 되어있는 일본의 자전거 타기는 우리와는 많은 비교가 되었다.

자전거 표시가 있는 전용도로
자전거 표시가 있는 전용도로 ⓒ 정현순
처음 자전거 전용 도로를 봤을 때, 복잡한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복잡한 곳은 물론 한적하고 짧은 도로에서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었다. 사람은 물론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과 자전거 모두를 안전하게 배려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꽃집 앞에 자전거를 세우는 여인
꽃집 앞에 자전거를 세우는 여인 ⓒ 정현순
비 오는 날,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자전거를 붙잡고 달리는 여인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우산을 받쳐 들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여인은 어느 예쁜 꽃집 앞에서 자전거를 세운다. 그 꽃집 앞에는 벌써 여러 대의 자전거가 서 있었다. 그렇게 일본인들은 자전거를 즐겨 탄다고 한다. 그제야 일본 거리에 있는 가로수들이 깨끗했던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간사이에 도착해서 대형 아울렛매장을 가던 날이었다. 호텔에서 10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 일행은 걸어서 갔다.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걷던 우리 일행 중에 한 명이 외친다.

"야, 이 나라 이 가로수 좀 봐라. 손으로 만져도 먼지가 묻질 않네. 우리나라 가로수들은 너무 뿌여서 만지기가 겁이 날 정도인데."

얼른 보기에도 먼지가 없어보였다. 그 거리는 제법 사람들과 자동차도 많이 오고 가는 복잡한 거리였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공기가 좋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였다. 여학생이 책가방은 어깨에 메고 교복 치마를 휘날리면서 자전거를 멋지게 타고 달리는 모습은 참으로 신선하게 와 닿았다. 그곳에서는 주부, 학생, 노인들도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가구점 앞에 있는 자전거들
가구점 앞에 있는 자전거들 ⓒ 정현순
어디에서도 자전거를 보는 모습은 어렵지 않았다. 상점, 큰 빌딩, 병원 등. 특히 병원 앞에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자전거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전거가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집집마다 자전거가 몇대씩 있었다
집집마다 자전거가 몇대씩 있었다 ⓒ 정현순
주택가에도 그것도 한 집에 자전거가 몇 대씩이나 있었다. 보통 인도보다 넓은 인도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자전거 길이 따로 표시되어있다. 가운데 빨간 표시가 자전거 전용 도로이다.

짧은 횡다보도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짧은 횡다보도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 정현순
자전거를 즐겨 타는 것도 주변 환경이 그것에 잘 맞아서 일 것이다. 짧은 횡단보도에도 자전거 길이 따로 표시되어 있다. 그것도 뚜렷하게 아주 잘 표시 되어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매연이 심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복잡한 횡단보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복잡한 횡단보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 정현순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자전거 횡단보도이다. 나도 자전거 배운지가 얼마 안 되어서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아직까지 자전거타기는 불안한 마음으로 한적한 공원이나, 아파트 앞마당에서 타는 것이 전부이다. 거리를 나간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저런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었다면 벌써 몇 번쯤은 시도를 해봤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전거 타는 거리가 따로 만들어진 곳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자전거 타는 것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려면 자전거 도로가 거리로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면 그 비싼 기름도 덜 쓰고, 매연도 적게 나오고, 운동도 저절로 되니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듯하다.

그들은 생활 구석구석에서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은 듯하다. 그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면서 룸메이트와 나는 약속했다.

"우리도 집에 돌아가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그럼 완전하게 자전거 배우기, 어때?"
"그래, 그러자."


익숙하게 자전거를 타게 되면 자전거 하이킹도 해보자고.

덧붙이는 글 | 지난 3월 4일부터 '3박 4일' 동안 일본여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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