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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9일 오전 11시께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정문 맞은편 잔디 운동장에 10여분간 때아닌 모래바람이 일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경찰간 실랑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비대위 관계자들은 과천 청사에서 이날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인 농업분야 고위급 회의에 맞춰 이를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돌입할 참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40여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농성 천막을 치려 하자 경찰 병력이 "천막 설치는 안 된다"며 이를 저지하기 시작했다.

결국 몸싸움이 벌어졌고, 1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천막의 뼈대는 고스란히 접힌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애초 숫자만 봐도 비대위 쪽이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비대위는 이날 40여명이 참석한 반면 이들의 기자회견과 단식 농성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 병력은 400여명(4개 중대)이 동원됐기 때문이다.

거리 집회, TV 광고가 불허된 상황에서 단식 농성마저 여의치 않게 된 셈이다. 이들은 결국 운동장 위에 돗자리를 깔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농업, 한 번 무너지면 회생할 길 없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국내 농업 분야 관계자들이 단식 농성이라는 '벼랑 끝 전술'까지 펼치는 이유는 미국측이 농업 전 분야에 대한 예외없는 개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쌀과 쇠고기 등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면서 버티고 있지만, 3월말로 정해진 협상시한에 쫓겨 결국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4개 농축수산업 관련 단체로 구성된 비대위는 이에 따라 오전 10시께 과천 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FTA 협상 중단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개와 농축산물 민간품목 개방 확대 중단 ▲농어업의 근본적 회생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농어업을 희생하는 대신 자동차·의약품에서 실익을 얻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같은 주요 쟁점들은 물론 무역구제까지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있다"며 한국측 대표단의 협상 자세를 지적했다.

이들은 "농림부가 'FTA 협상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의는 별개'라고 밝혔다가 3월초에는 '뼛조각 상자 일부 반송'을 전제로 사실상 대폭 양보했다"며 "쌀을 비롯한 핵심 농축산물마저 개방하려는 정부의 망국적 행태를 도저히 두고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농업은 한 번 무너지면 결코 회생할 수 없다는 마음에 사활을 건 투쟁을 하게 됐다"고 단식 농성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박 회장은 "미국정부는 FTA 협상과 관련없는, 이미 2005년 쌀 관세화 유예를 전제로 정리된 쌀 시장 완전 개방 문제까지 주장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려 한다"며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한미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업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이 농민들의 농성천막을 걷어내면서 물리적인 충돌을 빚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은 "한국은 한미FTA 체결을 위해 소고기를 최고의 희생물로 올려놓았다"며 "미국 농민들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 반면 전자제품과 휴대폰 등의 수출을 위해 우리 농산물을 내주려는 한국 정부를 보며 이 나라에서 축산을 하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단식 농성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광역 단위 농민들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와 25일 농민·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벼랑 끝 농업 시장, 완전 개방될까

한편 한미FTA 협상이 8차 협상을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양국은 농업과 섬유 등 핵심 쟁점 분야에 대해 별도의 고위급 회담을 진행 중이다.

과천 종합청사에서는 19일부터 21일까지 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과 리처드 크라우더 무역대표부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농업 분야 고위급 회의를 진행한다. 미국은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쌀을 포함한 예외없는 전면 개방, 현재 40%인 쇠고기 관세 철폐와 뼈있는 쇠고기까지 포함한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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