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폭소클럽2> 무대에서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윤효상, 장동국, 장경동씨. 스타에 의존하는 개그코너와 기존의 '몸개그'와는 다른 참신함이 돋보인다.
ⓒ KBS 화면 갈무리
"웃지 마세요, 웃으려면 나가요!"
"박수도 치지 마세요, 이게 웃기냐?"


걸쭉한 입담으로 지난 19년간 대학로 명물로 통하던 거리예술가 윤효상씨가 <폭소클럽2>(KBS 1TV 토요일 밤 10시 30분)로 무대를 옮겼다. 19년 동안 대학로에서 지나가는 사람의 발목을 붙잡던 입담을 TV화면에서도 지켜볼 수 있게 된 것.

이밖에도 <폭소클럽2>는 마술사 박원상의 '매직클리닉', 목사 장경동의 '분필소리', 역술인 다비의 '답이 없다' 등 일반인의 입담을 개그무대로 옮겨 오는 등 기존 개그 형식과 다른 참신함을 내세우고 있다.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는 '택배왔습니다'와 'I LOVE 재테크, 이봉원의 '이주일 만평'도 주목할 만한 코너들이다.

<폭소클럽2>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폐지되기 전의 <폭소클럽>도 신인 개그맨을 발굴하는 장으로, 사회 문제를 의미있는 개그로 전달하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을 개그 소재로 삼아 "뭡니까 이게"라는 유행어를 퍼뜨린 블랑카, 괴짜 과학강사 장하나와 '떴다 김샘'의 김홍식, 그리고 김제동 또한 <폭소클럽>으로 입담을 인정받은 개그스타다.

<폭소클럽2>는 과격한 슬랩스틱 코미디와 스타에 의존한 개그를 선보이는 기존 코미디 프로그램과 달리 시사풍자와 신선한 진행방식, 일반인을 개그무대로 끌어낸 점이 고정 관객으로부터 환영을 받아 부활에 성공했다.

시청률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해서 취지가 좋은 프로그램을 폐지해서는 안된다는 여론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런 신선한 시도에도 방송 3개월이 지난 지금 6%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전 <폭소클럽>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낳고 있다.

▲ 지난 2006년 3월 6일 폐지된 이후 다시 부활한 <폭소클럽2>. 방송 3개월이 지났지만 시청률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 KBS화면 갈무리
폐지되기 전 <폭소클럽>이 최고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과거에 비교해 볼 때 야심차게 출발한 <폭소클럽2>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미지근하다.

방송 시간대도 월요일 밤에서 토요일 밤으로 옮겨 편성됐고 동 시간대 오락프로그램은 <폭소클럽2>밖에 없음에도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타 방송사의 개그프로그램이 15% 이상 높은 시청률로 타 프로그램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시사와 웃음 적절히 배합한 진정한 '폭소' 터져 나오길

젊은층을 겨냥한 스탠딩 개그와 슬랩스틱 몸개그, 말장난으로 웃기를 강요하는 요즘, 시사풍자를 더한 코미디의 맛을 음미하기란 관객들에게 단 맛을 코팅한 쓴 약을 넘기는 것처럼 작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의 형식을 취하면서 내용은 1인 만담이 주된 것이 젊은 층에게는 웃기 힘든 요인 중 하나다.

<폭소클럽2>에서 시사성이 가장 짙게 드러나는 '이주일 만평'은 구체적인 사회적 사안을 들어 '하늘나라의 이주일' 이봉원씨가 특유의 제스처와 목소리로 지상의 인간들을 꾸짖는 내용이다.

과거 세대에게는 재미와 동시에 향수를 느끼게 하는 개그이겠지만 스탠딩 코미디를 선호하는 젊은 층은 고 이주일씨에 대한 향수가 없기 때문에 재미조차 반감될 수밖에 없다.

▲ 시사성이 강한 코너인 '이주일 만평'의 한 장면. 재미와 시사 두마리 토끼 잡기는 자칫하면 시청자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 KBS화면 갈무리
이밖에도 장경동의 '분필소리'나 'I LOVE 재테크', '택배왔습니다' 코너도 한 사람의 입담꾼이 나와 교훈적인 내용, 직접적인 비판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내 말 좀 들어보소' 하는 식의 내뱉음은 쓴 약을 그대로 삼키라는 강요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낮은 시청률에도 프로그램을 꾸준히 사랑해주는 시청자와 관객이 있기에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폭소클럽2>. 교훈을 전달하고 시사성을 갖는 개그프로그램이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서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도가 빛을 발휘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일상의 가볍지만은 않은 웃음들, 주변 사람들의 삶을 더 밝게 비춰주는 역할을 해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 시민기자단 응모기사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