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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2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2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이 21일 브리핑에서 "조만간 당적 정리(탈당) 문제 등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 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윤 수석은 20일 오후 "노 대통령이 임시국회 회기중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며 "대통령 당적과 관련해서는 이전에 언급한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었다. 이는 노 대통령이 4년 연임 개헌안의 수용을 전제로 야당이 요구해오거나 열린우리당에 걸림돌이 될 경우에 탈당하겠다는 2가지 조건을 말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윤 수석은 "어제는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오늘 일부 조간이 썼는데 아침에 점검회의를 한 끝에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어제도 오늘도 점검회의 수준의 확인을 하고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검토 초기 단계에서, 상의가 안 된 상태에서 기사가 나가면서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대통령께서 지금 탈당하는 것이 당에도 도움이 되는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밍이 늦지 않게 곧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과의 관계와 더불어 개헌의 진정성을 호소하는 측면도 있다.

윤 수석은 '조만간이 어느 정도의 시간이냐, 다음주냐 아니면 2월 임시국회 중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 탈당의사 밝힐까?

이와 관련해 내일(22일) 청와대의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은 노 대통령의 탈당문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긴급하게 초청한 자리로 노 대통령 탈당문제와 개각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당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원혜영·김성곤·김영춘·윤원호·홍재형·박찬석 최고위원, 김진표 정책위원장, 송영길 사무총장,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 등 신임지도부가 모두 참석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소속으로서는 지도부와의 마지막 만찬이 될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탈당을 건의하고 노 대통령이 이 뜻을 받아들여 탈당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은, 한명숙 총리와 유시민 복지부장관, 이상수 노동부 장관, 박홍수 농림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각료들의 교체에 대해서도 윤 수석은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원론에서 변함이 없다"면서 "유시민 장관은 복지부 장관 업무가 재미있다고 하지 않느냐, 대통령은 그런 것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에 한명숙 총리를 교체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탈당의 2가지 전제조건은 유효하다"

윤 수석은 또 노 대통령이 제시한 탈당의 2가지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탈당의 조건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상황 변화의 요인들은 있었다.

2가지 조건 중 개헌안 수용조건으로 야당이 요구해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고, 핵심은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다. 30명의 의원이 "노 대통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며 탈당한 가운데 지난 14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은 대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했다. 열린우리당의 진로에 노 대통령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세균 의장은 "대통령이 생각하시는데로 잘 하실 것"이라고 말해 탈당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적인 결의나 요구는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공을 청와대로 넘긴 것이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도 당에 떠밀려 나가는 모양새는 피하면서, '질서 있는 통합론'을 추진하는 '정세균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단 차원에서 탈당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시점을 고르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개헌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야당 압박용으로 3월초로 예정된 '개헌 발의 전 탈당'이 고려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2일 마련된 노 대통령과 새 지도부 만찬에서 대통령 탈당과 관련 어떤 얘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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