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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톨릭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바티칸>은 올 6월부터 방송의 디지털화를 눈앞에 두고 있고, 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는 올 2월부터 밀라노와 로마에서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실험방송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가 디지털 실험방송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지난 14일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노 대통령과 함께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BRI@노 장관은 바티칸 교황청에 한국산 DMB단말기를 증정했고 밀라노와 로마에서 개시되는 지상파 DMB 실험방송에도 한국산 DMB단말기를 제공했다.

또 한·이탈리아 지상파 DMB 협력 포럼에 참석하여 이탈리아내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 추진을 위한 한·이 MOU를 맺었다. <라이>의 자회사인 라이웨이(Rai Way)에 제공된 한국의 DMB단말기는 6개월 동안 실험 방송에 사용될 예정이다.

라이웨이의 대변인 스테파노 치코티는 "이미 독일과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DMB 단말기를 실험중에 있는데 한국의 DMB단말기는 FM의 혼잡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고 50유로(대략 6만원)에서 출발하는 가격대비에 비해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장관이 들고 온 DMB 선물 보따리에 이탈리아는 흐믓해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 후 실험결과에 따라 노 장관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가 돈방석으로 변할 지는 앞으로 두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유럽은 DVB-H 유럽방식 시스템을 고수하자는 보수층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디지털화를 실험하고 있는 핀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아날로그 방식에 훨씬 가까운 DVB-H 시스템이 유럽의 TV와 핸드폰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이를 선호한다.

라디오 관련 블로그그룹인 '라디오 라웬델'은 "DVB-H시스템은 현 TV, 라디오의 유럽 주파수와 가장 가까운 시스템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각광받는다"고 전했다.

<라이>의 디지털 실험방송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DMB단말기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봐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를 교두보로 유럽에 DMB 창구를 열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DVB-H 방식의 시스템을 이용한 유럽 디지털 전문회사인 노키아, 지멘스, 02와의 전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취재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 김은정
노 대통령 방문에 이탈리아 언론 조용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이탈리아 순방을 마쳤다. 큰 이슈도 없고 국제정치도 별 탈이 없는 무난한 시기를 택한 노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에 현지언론은 조용하기만 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문했을때 주요 언론들이 김대중 개인의 이력을 비롯한 한국 최초의 좌파 대통령이라는데 깊은 관심을 보인데 반해 이번 노 대통령 방문은 현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한 6자회담이 큰 이슈로 부각되었고 이는 주요 뉴스시간대에 방송됐다. 같은 시기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잔치 행사를 비중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프로디 총리가 이란 핵문제도 6자회담을 본받아 다국간 회담을 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등 북한 핵문제를 초점으로 단신기사를 낸 정도이다.

이는 작년 10월 있었던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보다 증가했고 더우기 이탈리아가 냉전 종식 후 서방국가 중 최초로 2000년 1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탈리아는 공식 및 비공식(NGO 등) 활동을 통해 유럽에서 북한과 가장 교류가 많은 나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 나폴리타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차례로 가졌다.

교황과 면담이 끝난 직후인 점심방송에 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2 방송은 교황과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보도했는데 이 방송은 남북한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는 교황의 말과 함께 한국어로 된 편지를 건내주는 노 대통령에게 교황이 "나는 한국어를 읽지 못한다"는 농담을 던진 것에 10초를 할애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 교통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제노바, 나폴리 등 주요 항만을 가지고 있다. 중남미, 발칸지역, 중동 등 제3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항만을 활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EU국가 중 한국의 3위 교역대상으로 남부 유럽 국가 중에서 한국의 주요 무역수지 흑자국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퀴리날레 대통령궁에서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뒤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중동시장 등 제3국에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교역과 투자를 확대할 것과 특히 해운과 관련한 양국의 적극적인 외교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이탈리아는 적극적인 지지를 전달했다.

이탈리아 부총리겸 외교부 장관인 마시모 달레마가 노 대통령 방문에 앞선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이미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테크놀로지 산업과 기술 연구 개발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적극적인 공동투자의 뜻을 전달했다고 이탈리아 안사연합통신은 전했다.

한-이 상호간 교역 및 투자의 증대 가능성에 대한 면담이 오간 뒤 테크노폴로 중소기업 산업단지 시찰이 있었다. 이탈리아는 디자인, 화학, 기계부품, 섬유, 패션 분야에서 고용자 50명 미만인 중소기업이 전 산업의 90%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노 대통령은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이탈리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일간 <메사제로>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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