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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도 윷놀이엔 고수랍니다
할머니도 윷놀이엔 고수랍니다 ⓒ 김혜원
명절이면 벌어지는 윷판. 이번에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기대가 더 큽니다. 번번히 어른들의 실력에 못 미쳐 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겨서 어른들에게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심산인 모양이지요.

"윷 나라와 윷."
"와아아~ 빽도야."
"이걸 어쩌냐? 올해도 니들이 질 것 같은데. 하하하."
"큰아빠, 게임은 끝나봐야 아는 거 에요. 말을 전략적으로 잘 운영하면 이길 수 있어요. 두고 보시라니까요."
"전략도 뭐가 나와야 하는 거지. 도랑 개만 나와 가지고는 어렵지 않을까?"

말을 전략적으로 써야 이긴다지만. 결과는 아이들팀의 3패.
말을 전략적으로 써야 이긴다지만. 결과는 아이들팀의 3패. ⓒ 김혜원
윷에도 실력이 있는 것인지 운이 좋은 것인지 어른팀은 모에 윷에 필요한 시기마다 빽도까지 나와 주는데 아이들 팀은 번번히 말을 잡혀 좌절하고 맙니다.

5판3선승 중 어른팀이 2승하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세번째 판. 어른들은 던지기만 하면 윷이요 모가 나와 버리는 반면 아이들 팀은 도 아니면 개로 지지부진을 면치 못합니다. 그마나 잘 나가던 앞선 말이 작은 아빠의 걸끼니에 잡히는 순간. 아이들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며 비명을 지릅니다.

"안돼~. 이건 너무 하잖아. 엄마, 아빠 윷놀이계의 타짜 아니에요. 이건 너무 했잖아."
"몰라 몰라 또 졌잖아.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완전 G.G야."
"하하하. 요놈들. 니들이 암만 해봐라 우릴 이길수 있나. 억울하면 또 한판 할까?"
"됐어요. 타짜들이랑 어떻게 상대가 되요. 으으으 정말 완전 죽음이야."

매번 지기는 하지만 이번에 보니 아이들의 윷놀이 실력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말을 가지고 머리를 써가며 전략적인 운영을 의논하는 것을 보니 TV에서 온라인 게임을 중계하는 캐스터 저리가라로 판세 분석마저 전문가 수준입니다.

윷놀이로 하나 되는 가족들
윷놀이로 하나 되는 가족들 ⓒ 김혜원
어린시절에는 지고도 잃은 돈을 도로 달라며 울고 불고 떼를 쓰던 녀석들이 어른들이 딴 판돈을 돌려주니 한두번은 거절하는 척 예의를 차립니다. 그만큼 자랐다는 것이겠지요.

즐거운 민족의 명절 설날 온가족이 모두 행복하셨나요? 설마 아직도 남자들끼리 화투놀이로 아이들과 아내들을 외롭게 하는 가정은 없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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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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