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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전단지가 아닙니다. 일명 '호소 쪽지'입니다.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차고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 틈에 간곡한 호소가 담긴 이런 '쪽지'를 꽂아 놓는 차고 주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알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광고 전단지가 아닙니다. 일명 '호소 쪽지'입니다.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차고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 틈에 간곡한 호소가 담긴 이런 '쪽지'를 꽂아 놓는 차고 주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알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윤승원
담을 허물고 차고를 만들면 무엇합니까.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차고 앞에 주차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정작 차고 주인은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고 일상적으로 겪는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주차 차량에 연락처를 남기지 않는 운전자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요? 무슨 말 못할 죄라도 지었기 때문인가요. 주차해 놓고 하시는 일이 떳떳지 못한 일이기 때문인가요?

@BRI@그런 사정을 이 평범한 시민이 어찌 알겠습니까.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염치없고 무례한 운전자들 때문에 애꿎은 차고 주인만 애를 태우고, 피해를 보아야 하는 것인가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억울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경적을 누른다, 주변을 샅샅이 수소문한다, 그래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내 집 차고에는 차량을 들여 놓지 못하고, 도로변에 주차했다가 그만 단속 견인차에 끌려간 적도 있습니다. 견인비와 과태료에다가 보관료, 택시비까지 포함하여 자그마치 10여만원을 졸지에 날린 적도 있습니다.

내 집에 꽃밭이며, 대문이며, 심지어 담까지 허물어 간신히 차고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런 황당한 피해를 보고 살아가야 하니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궁리 끝에 '차고 앞 주차금지' 팻말을 사다가 세워 놓았으나, 그것마저 누군가가 가져갔습니다. 아마도 노상 적치물이라고 하여 단속 관서에서 가져간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이제 지쳤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무례하고 염치없는 차량들이 많다니, 그저 속이 상하고 '후진국형 시민의식'이 한 없이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이제는 '민주시민의 덕목'을 거론하며 '남을 배려하는 시민이 되자'고 호소하기에도 지쳐 버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궁리 끝에 요즘엔 이런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간곡하면서도 정중한 호소가 담긴 '쪽지'를 만들어 늘 소지하고 다니면서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주차 차량에 끼워 넣는 겁니다.

차고 앞 주차 차량에 꽂아 놓기 위해 만든 '호소용 쪽지' 연락처도 없는 차고 앞 주차 차량 때문에 애를 태우다가 어디선가 운전자가 슬며시 나타나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 차고 주인으로서 좋은 얼굴로 대하기 어렵지요. 자칫 언성이 높아지거나 다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제가 만든 이 간곡하면서도 정중한 호소가 담긴 '쪽지 한 장'이 의외로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차고 앞 주차 차량에 꽂아 놓기 위해 만든 '호소용 쪽지'연락처도 없는 차고 앞 주차 차량 때문에 애를 태우다가 어디선가 운전자가 슬며시 나타나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 차고 주인으로서 좋은 얼굴로 대하기 어렵지요. 자칫 언성이 높아지거나 다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제가 만든 이 간곡하면서도 정중한 호소가 담긴 '쪽지 한 장'이 의외로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 윤승원
이런 내용입니다.

차고 앞에 주차하신 분께

귀하는 <주차 중에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애를 태우는 사람의 심정을 한 번쯤 생각해 보셨나요.

귀하는 남을 배려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워낙 바쁜 생활을 하시다 보니, <남에게 폐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못하셨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급기야 이런 일 때문에 경찰 지구대 등 기관에 연락하여 가뜩이나 심신이 지쳐 있는 일선 경찰관들에게 2중, 3중의 업무 부담을 주고, 불필요한 고생까지 시켜서야 되겠습니까?

귀하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마음속으로만 아름다운 꽃밭 가꾸지 마시고,
실천으로 보여주신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밝아질까요?

- 차고 주인 백


이런 쪽지라도 꽂아 두면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습니다. 운전자가 나타나면 금방 욕설이라도 튀어나올 그런 심정이지만 이렇게 쪽지라도 남기면 화(火)가 조금은 가라앉습니다.

운전자들에게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뒤늦게 미안함을 표시하는 젊은이도 있었고, "화를 버럭 내는 방법보다 이런 '인격적인 쪽지 한 장'이 더 가슴을 찌른다"는 반응을 보이는 여성 운전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낸 분들은 틀림없이 연락처를 만들어 차량에 끼워넣을 것입니다.

저는 단지 '도로변 주택에 사는 죄'로 이런 '쪽지 홍보'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작정입니다. 아울러 제안하고자 합니다.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차량 때문에 차고 주인이 애꿎은 피해를 본다거나, 다급한 나머지 경찰 지구대에 연락하여 경찰관이 출동하거나, 기관에서 차적 조회 등을 통하여 차량 주인에게 '차를 빼라'고 알리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관이나 개인의 전화비, 출동비, 시간낭비 등을 포함하여 각종 소요 비용에다가 애꿎은 시민 화나게 한 '스트레스로 인한 단명 요인 제공(?) 비용'까지 계량화하여 해당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새로운 벌칙(?)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제발 이 나라 운전자들이여!

오죽하면 이런 호소를 하겠습니까. 남의 차고 앞에 주차할 때는 꼭 연락처를 남깁시다.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를 제때 꼭 받는 것도 잊지 맙시다.

덧붙이는 글 | * 보다 많은 운전자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u포터 뉴스'와 '미디어 다음'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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