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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핀 석곡'. 클로즈업으로 촬영한 장면.
ⓒ 김명성
한 겨울에 우리 집 거실에는 10여 일간 꽃망울을 머금고 있던 석곡이 꽃을 피웠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꽃향기에 굳어있는 얼굴 표정이 밝아진다. 또 꽃에 코를 대고 향기를 맡고 취해 감탄해 보기도 한다.

이 석곡은 그냥 석곡이 아니다. 작년 5월경 내 딸아이 남자친구네 집이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딸아이가 하는 말, "아빠 남자친구네 집이 이사를 하는데 무엇을 선물하면 좋아"라고 물어 왔다.

@BRI@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집사람이 "돈을 주고 선물을 사서 하는 것보다는 당신이 수년간 찍어온 사진 중에서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작품 하나 보내면 어때요"라고 말을 건넸다.

나는 수년간 취미로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산과 들, 강. 바다 등에 다니면서 찍어 왔지만 아직 내 마음에 든 사진 한점 없었다. 결과물을 보면 그때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 선물을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심 끝에 직장 산악동호에서 금강산을 간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두 부부는 그러면 금강산 풍경을 촬영해서 사진을 선물하자고 합의를 보고 금강산에 갈 것을 산악동호에 신청을 했다.

금강산을 가는데 준비물이 엄격했다. 카메라 렌즈도 160㎜ 이하로 통제되고 하니 수동카메라에 광각, 준망원 등 간소하게 배낭에 넣어갔다. 날씨만 좋으면 멋진 한 장면 찍는 것은 어려운 것은 아닌데!

그렇지만 구름이 끼어 아무것도 안 보이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금강산을 갔었다. 동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뛰기도 하면서 열심히 촬영을 했다.

▲ 화분에 석곡란과 풍란이 심어져 있는 장면.
ⓒ 김명성
금강산풍경 사진은 마음에 쏙 들었다. 필름을 보고 그곳에서 그래도 제일 좋다는 사진을 골라 액자를 만들어 선물을 했는데, 딸아이 남자친구의 아버지께서 보답으로 석곡란과 풍란을 손수 나무뿌리로 만든 화분에 심어서 보답으로 보내왔던 것이다.

딸아이 한데 난을 주면서 "기르다 죽으면 다시 심어 줄 것이니 분을 버리지 말고 가져 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예전에 동료직원이 난을 석분으로 만들어 선물을 한 것을 받았는데, 정성이 부족했는지 죽고 만 것이 있다. 그렇다 보니 기른다는 것이 여간 부담이 된 것이다.

난이 죽고 나면 다시 심어서 보내 준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큰 실례라 우리 부부는 난 집을 찾아가 난에 줄 거름도 사오고, 할인매장에서 물을 줄 분무기도 사와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 난에 거름을 물에 타서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난의 잎과 줄기가 생각보다 많이 싱싱하고 싹이 나기도 해 안심이 되었다.

▲ 잎과 줄기를 포함 꽃피어 있는 석곡 장면.
ⓒ 김명성
그러다 작년 12월 25일쯤 석곡 줄기에 잎도 아닌 조그마한 흰색 싹이 나온 것이다. 그것이 꽃이라고는 생각지도 안 했는데 꽃망울이 된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석곡을 석란으로 알고 있었고, 꽃 핀 것을 처음 본 것이 26년 전에 군 생활을 할 때 완도 섬마을 주민 집에서 본 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때는 무관심해서인지 꽃향기가 있는지조차도 몰랐다.

사실은 이번에 인터넷에서 '석란'을 검색해 봤는데 정보가 나온 것이 없었다. 그런데 힌트를 얻었다. '혹시 석곡이 아닌가요?'라고 할 때 아! 바로 그것이 '석곡'이구나는 생각을 하고 다시 검색을 해 봤더니 정보가 줄줄이 나왔다.

석곡은 "난초과에 속하는 상록 다년생초로 크기는 약 20㎝ 착생종으로 뿌리줄기는 조금 굵고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 나무의 줄기나 바위에 붙어서 자라며, 잎은 가죽질로 길이가 4∼7㎝ 너비는 7∼15㎜로 어긋나며, 꽃의 개화시기가 5∼6월경에 줄기 끝에 1∼2송이씩 피고 꽃향기가 진하다"로 되어있다. 최근에야 석곡의 특징을 알았다.

이젠 옆 자리의 풍란에 관심이 간다. 풍란은 난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6∼7월에 흰색 또는 노란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대 끝에 3∼5씩 피고 열매는 삭과로 10월에 익는다고 하니 은근히 기대가 된다.

▲ 풍란이 꽃 피기를 기다리면서...
ⓒ 김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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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사회는 변화와 혁신을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 한다. 지방에서 주민에게 헌신과 봉사 하는 자세로 몸 담고 있으면서 주민이 알 권리를 알려야 할 의무 감을 갖고 이 곳 을 찾았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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