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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지난해 12월부터 기획 '보수 대해부' 3부작을 연재하고 있다. 1부는 보수 인맥지도, 2부는 보수 대논쟁, 3부는 집권 가능성을 다룬다. 우선 1부에서는 각 그룹별로 보수단체의 결성 배경과 인맥 그리고 지향점 등을 집중 해부했다. 2부에서는 1부에 이어 논쟁과 대담을 중심으로 우리사회 보수-진보 양 진영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 10일 오후 오마이뉴스 회의실에서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왼쪽)와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의 대담이 진행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파? NLPDR(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 주사파.
공통점? 집회만 나가면 경찰에 잡혔다.
87년 6월 10일엔? 유치장 신세.


@BRI@20년 만이다. 87년 6월 매캐한 최루가스 속에서 눈물 콧물 흘리며 언젠가 한번쯤 스쳤을 법한 두 남자가 만난 건. 김정훈(40) 성공회대 교수와 최홍재(39)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은 10일 서울 광화문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만나 20년 전 그때를 추억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그들. 20년 만에 그들은 또 다시 '개헌'에 맞닥트리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다. 두 남자의 표정은 당황 그 자체였다.

김정훈 교수는 "소통정치가 잘 되면 논리적으로 풀면 되는데, 지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하면 무조건 싫은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한나라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다 지독한 증오와 갈등의 정치의 파생물이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안 될 것 알면서 던지고, 한나라당은 해도 상관없지만 반대하는 비합리적 소통구조, 이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홍재 위원장은 "개헌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평화의 바다'와 같은 발언이다, 올해는 절대 적기가 아니다"라는 3가지 문장으로 정리했다. 우리 국민의 많은 참여와 깊이 있는 고민, 수많은 토론으로 개헌논의가 자연스럽게 잉태돼야지, 딱 하나 임기문제 갖고 국민 협박하듯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노 대통령의 개헌은 나쁜 짓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민주화의 시대정신은 끝이 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사람들은 민주화 경력과 도덕성을 지도자의 주요 덕목으로 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이상 민주투사가 정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최 위원장은 "지금 여기에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가장 지지율이 높다"고 우회적으로 이명박 지지노선을 밝혔다.

김정훈 교수 "대선 주자들이여, 부디 정신차려라"

김정훈 교수는 "이번 대선을 우울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IMF를 계기로 실질적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절차적 민주주의만 성장해 사회양극화가 심각해졌지만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민노당 후보를 제외하고는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누구 하나 양극화 해소 대안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87년 민주화가 토대부터 침식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아 우려된다는 김 교수는 "이명박씨의 경부운하는 환경파괴이며 물류적으로도 의미 없는 일"이라며 "건축이 지식산업사회의 핵심이 돼버리면 지식산업사회는 끝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극화 해소의 대안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은 서비스 받는 소수의 몇 %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몇 %로 양극화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김 교수는 "나라는 부강하지만 국민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적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부디 대선주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누가 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는 존경심을 갖고 지지하는 후보는 없을 것 같다"며 "큰 지도자를 뽑는 과정인데 신명은 별로 안 나는 상황이어서 386세대에게 이번 대선이 축제가 아닐 것 같다"고 조망했다.

다음은 87년 6월 거리에서 민주화를 위해 한 무리에 섰던 두 남자가 20년 뒤 각각 서로 다른 이념지형에서 활동하면서 생각한 바를 정리한 대담 내용이다.

노 대통령의 개헌은 또 다른 야합정치?

- 노무현 대통령이 9일 특별담화를 발표해서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발표했다. 어떻게 보나.

▲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홍재 "개헌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평화의 바다'와 같은 발언이다. 올해는 절대 적기가 아니다. 87년 헌법은 사실 '1노 3김' 야합의 결과다. 국민의 정서와 관계없이 5년 단임제로 하면 죽기 전에 서로 한 번씩은 해먹을 수 있겠네! 하는 판단으로 만들어진 헌법이라는 얘기다. 종신 대통령제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지만 야합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원 포인트 개헌만 하자? 헌법이 선거법 개정이냐?

박정희나 이승만처럼 장난하면서 헌법 개정하자는 거냐? 이건 말도 안 된다. 정치공학적 접근은 택도 없는 일이다. 물론 87년 체제를 넘어 선진화 체제로 가는 선진헌법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우리 국민의 많은 참여와 깊이 있는 고민, 수많은 토론으로 개헌논의가 자연스럽게 잉태돼야지, 딱 하나 임기문제 갖고 국민 협박하듯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노 대통령의 개헌은 나쁜 짓이다. 국가를 위한다면서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아주 사악한 짓이다."

김정훈 "노무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말했는데, 정말 머리 아픈 문제다. 이번에 개헌을 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없는 게 뻔하지 않나. 한나라당이 절대 안 받을 거니까. 뻔히 알면서 말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들은 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난린데, 대통령이 굳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87년 체제의 야합의 정치를 극복하려면 남미나 프랑스가 하고 있는 결선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게 옳으냐, 이건 다른 문제다. 소통정치가 잘 되면 논리적으로 풀면 되는데, 지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하면 무조건 싫다 이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한나라당이 원 포인트 개헌 안할 이유가 없다. 지독한 증오와 갈등의 정치의 파생물이다. 노 대통령도 안될 것 알면서 던지고, 한나라당은 해도 상관없지만 반대한다. 비합리적 소통구조, 이게 더 큰 문제라고 본다."

- 다른 것 다 차치하고 4년 연임제 개헌이 내용상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최홍재 "개헌 자체를 시대정신 차원에서 보고 있다. 5년 단임제도 장점이 있다. 연임할 욕심이 없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게 된다. 4년 연임제로 간다면 임기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8년의 계획을 갖고 국가를 디자인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이게 한국적인 것인가? 책임정치 차원에서 보자면 내각제가 가장 좋다. 원 포인트 개헌은 큰 담론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한국적 권력시스템에 맞는 것을 개혁한 다음에 여러 안을 따져볼 수 있는데 지금 논의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이 정치공학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정훈 "원 포인트에 한정해 대통령제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4년 연임제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총선-지방선거 시점을 맞추는 문제로 압축된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이나 자기 임기 포기하면서 헌법을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마침 20년 만에 왔으니까 한번 해보자고 할 수는 있겠다. 정치적 의도를 제외한다면 적절한 거다."

최홍재 "노 대통령은 지금 시기를 놓치면 20년 걸린다고 말하는데 이건 거짓말이다. 국민을 협박하는 얘기로 들린다. 이번에 개헌 안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국민들을 몰아가는데 이것은 거짓말이고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김정훈 "정치권 관행을 봤을 때 자기 임기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대통령은 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시기를 맞추려고 할까. 국회의원 선거를 지방의회 선거와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면 개헌의 시기가 또 온다."

김정훈 "개헌, 별로 좋은 카드 아니다"

▲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번에 개헌을 터트린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홍재 "나는 솔직히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다. 노 대통령은 거칠지만 꼼수를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교묘하게 탄핵국면을 만들었다거나 노무현 각본에 의한 대선드라마 등등 의혹이 있었지만, 나는 그가 꼼수를 쓰지 않고 언제든 자기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얼마든지 던졌기 때문에 멋있어 보였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칭호가 붙은 것도 그런 것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의 눈물'을 신뢰했던 것도 그것 때문일 거다. 자기를 버릴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 노무현이다. 그가 기본적인 준비가 안된 상태로 국정운영을 했기 때문에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확히 꼼수다. 작년에도 이 문제를 얘기했었다. 야당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 이제 와서 원 포인트 개헌을 말하는 것은 될 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지른 것이다. 왜 질렀을까. 열린우리당 분당사태, 레임덕 와중에 열린우리당을 장악하고 오너로서 상황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니냐."

김정훈 "노무현 대통령에게 예전부터 실망해서 특별히 더 실망할 것도 없다. 의도가 뭔지 속을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으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전혀 효과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과 사전교섭이 있어서 혹시 이렇게 됐다면 진짜 문제다. 정·부통령제, 야합정치로 쫙 빠지게 되는 것 아닐까 순간 고민도 했으나, 그런 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많더라.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해보려는 시도 같은데 이것 갖고 영향력이 생기겠나. 카드 자체가 별로 좋은 카드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지역감정의 절차적 문제를 계속 해결하려고 했다. 대연정, 중대선거구제 등 말이다. 지역감정을 뭔가 극복하려고 하나, 서민 일반의 현실은 자기 삶이 얼마큼 보다 더 잘 살 수 있나 이걸 염두에 두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면 뭔가 그런 대안을 세워야 한다. YS 때 부동산 실명제 특별담화를 했던 게 생각난다. 그때 나라가 뒤집어졌다. 국민생활의 고민을 갖고 특별담화를 해도 정국주도권이 잡힐까 말까인데…. 솔직히 개헌에 대해 의견을 말하라니까 말하지만 사실 국민과 무관한 의제다. 정치하는 국회에는 뭔가 영향력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들은 그다지 관심없다. 안될 줄 뻔히 알면서 내지르는 것.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 한나라당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최홍재 "연정하자면 국민에게 도움이 될까?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거 때가 되면 저 집단(정당)이 국민에게 기여했나 안했나 판단한다. 개헌이 국민의 이익이냐 아니냐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개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올해는 개헌할 시점이 아니라 책임있게 개헌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함께 긍정적으로 생각할 점이 있다면 같이 진지하게 논의하자. 개헌 내용에 대해 현재 맞는 헌법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무조건 무슨 말만 하면 안 된다는 식은 좀 아닌 것 같다. 한나라당도 피해의식 크고 자신감도 없다. 그러면서 무슨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건지."

최홍재 "민주화 시대정신은 끝났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정훈 "한나라당은 집권야당이다. 내가 한나라당이라면 얼른 받아 얼른 처리할 거다. 노 대통령은 더 주도권이 없어질 것이다. 합의처리해서 넘겨버리면 되니까. 확 처리해버리면 대통령의 주도권이 사라진다. 과거 관행적인 꼼수만 생각하는 것들이 정치적 유산으로 남아 있어 생기는 문제 같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원 포인트 개헌은 대부분 동의한다. 개헌에 필요한 다른 요소에 대해 같이 논의하자는 것도 중요한 문제제기지만 효율성 차원에서 대부분 동의한다. 한나라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적극적으로 받으면 사실 갈등도 없을 것 같다."

- 이제 곧 2007년 대선이다. 이번 대선을 어떻게 관전하나.

최홍재 "87년 이후 20년간의 민주정치가 '노'로 시작해 '노'로 끝날 것 같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노 대통령도 민주주의에 앞장선 것은 아니나 중간 정도에는 섰다. 민주화 연장선에서 보자면 김근태, 정동영씨가 부각돼야 하는데 회생기미가 거의 없다. 민주화의 시대정신은 끝이 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민주화 경력과 도덕성을 지도자의 주요 덕목으로 꼽지 않는다. 개혁피로증 운운하는데 앞으로도 개혁은 잘 해야 한다. 그동안 개혁을 잘 못해서 생긴 문제가 많다.

국민들은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니까 활력을 갖고 싶어 한다. 박정희 향수도 그래서 나온다. 다시 박정희 시대가 와야 한다? 그건 아니다. 다만, 그 당시의 활력이 그리운 거다. 두 번째는 한국사회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비강남-강남, 서울대-비서울대, 20 대 80…. 통합해주기 바라는 통합과 활력의 리더십을 원한다. 민주주의는 이제 됐다고 보는 것 같다. 민주투사가 더 이상 정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여기에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가장 지지율이 높다.

민주화운동을 했네 그걸로는 경쟁이 안 되는 게임이 될 거다. 누가 더 활력을 가질 거냐. 경쟁구도가 모아진다면 다시 지지도가 빠지고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재미있게 '대선 경기' 관람을 하게 되지 않을까."

김정훈 "나는 올 대선을 매우 우울하게 본다. 87년 이후 20년, IMF 10년이다. 87년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바랐다. 정치적 자유와 특권 없이 모두가 잘 사는 사회. 개념적으로 실질적 민주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 두 가지를 같이 바랐다. '독재만 무너지면 모두 다 잘 될 거야'라고 봤는데 IMF를 계기로 87년의 꿈은 불행하게도 날아갔다. 실질적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절차적 민주주의만 성장해왔다. 민주주의 되면 먹고사는 문제도 좋아져야 하는데 그건 아니잖아,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럼 민주주의 왜 하는데? 이런 결론에 이른다. 박정희 향수?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민주주의보다 경제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 때문이다.

민주주의 중 제일 안 된 게 사회양극화다. 불행하게도 이번 대선에서 전혀 유력하지 않은 민노당을 제외하면 어떤 후보도 양극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권 잡는다면 양극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87년 민주화가 토대부터 침식되는 결과가 나올 거다. 이 점을 우려한다.

이명박씨의 경부운하는 환경파괴이며 물류적으로도 의미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건 한국 토목의 꿈이다. 건축이 지식산업사회의 핵심이 돼버리면 지식산업사회는 끝난 거다. 이들이 대통령 되면 한국은 서비스 받는 소수의 몇 %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몇 %로 양극화 될 거다. 나라는 부강하지만 국민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적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부디 대선주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 그렇다면 6월항쟁 세대인 두 분은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나.

최홍재 "누가 되더라도 존경심을 갖고 지지하는 후보는 없을 것 같다. 92년, 97년 선거 때 DJ지지 운동을 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하면서도 상당히 DJ를 존경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선거 당시에는 그에 대해 상당한 애정과 존경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어떤 후보라도 민주주의 획득과정에서 나왔던 후보에 대한 존경심이나 애정은 없을 것 같다. 다만, 통합과 활력에 가까운 후보를 지지할 것 같다. 386들도 공허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지도자를 뽑는 과정인데 신명은 별로 안 나는 상황 아닌가. 이번 선거는 개인의 구체적 이해관계를 갖고 선택할 것이다. 시대의 아이콘을 잘 읽어야 할 것이다. 386세대에게 이번 대선은 축제가 아닐 것 같다."

김정훈 "87년 6월항쟁 당시 독재가 정말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거리에 섰던 수많은 시민들은 대의 때문에 나갔을 것이다. 이번 선거도 기존의 정당과 후보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들이 가져올 미래가 상당히 우울하기 때문이다. 87년 때처럼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정치적 흐름이 생겼으면 좋겠다. 새로운 후보가 양극화 등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있다."

"뉴라이트? 뭐가 뉴인가" vs "내부적으로 올드라이트와 사상논쟁"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0년이 지난 지금 서로 다른 이념지형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정훈 "언젠가 라디오에서 듣자니 뉴라이트인 자유주의연대는 한국사회에 부족한 자유주의를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말 그대로 자유주의적 실천을 해왔으면 바람직한데 그 이후 실천을 보면 자유주의 실천이라고 보기 힘든 행동을 많이 한다. 학문적 차원에서 보자면 자유주의는 국가주의에 대한 반대다. 보편적 시민권 보장과 같이 간다. 그래서 전투적 자유주의자만큼 무서운 사람이 없다. 소수자 권리 같은 것도 자유주의자들이 주장을 한다. 그런데 한국의 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는 시장자유주의만 말한다. 정치적 의미의 자유주의 권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뉴라이트, 뭐가 뉴냐. <동아일보>는 본인들이 뉴라이트라는 말을 만들었다며 상당히 자랑스러워하던데, 사실 뉴라이트는 30년 전 영국에서 나왔다. 자유주의+보수주의=뉴라이트다. 신자유주의로 이해하면 된다. 네오콘이다. 말의 어원을 찾았을 때 뉴라이트는 이미 낡은 이론이다. 한국의 뉴라이트는 이런 이론적 근거가 아니라 라이트(우익)이 좀더 진보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뉴라이트는 수구우익보다 뭐가 더 뉴인가 이걸 보여줘야 한다."

최홍재 "한국사회에 필요한 게 자유주의라고 인정해줘서 감사드린다. 회원가입 좀 해달라. 존 로크의 자유주의와 아담 스미스의 자유주의가 다르듯이 시대상황에 맞는 자유주의가 다 다른 것이다. 우리는 우파혁신을 강조해왔다. 한국에는 제대로 된 좌파라고 부를 만한 집단도 없고, 제대로 된 우파도 없다. 어떤 쪽이든 손을 대야한다고 생각했다. 열린우리당은 혁신의 동인이 없다고 봤다. 일단 우파혁신을 말하면 전체 발전에 기여할 거라고 봤다. 이승만은 자유주의자였으나, 당시 체제는 권위주의였다. 그 이후에도 권위주의와 반공주의, 국가주의 위주로 갔다. 87년까지 그랬다고 본다.

우파들이 혁신하고 정책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한나라당 사람들이 뭘 하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한나라당을 포함해 통칭 우파라고 하나 우파의 이념적 가치도 없다. 대한민국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반공주의를 넘는 우파혁신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올드라이트와 사상논쟁을 계속했다. 반공주의와 권위주의를 극복하자고 했다. 실천행동을 해왔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제도적으로 접근할 게 없다. 오히려 민주주의 과잉 상태다. 3세계 인권문제, 특히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다고 봤다. 영국에서 뉴라이트가 나왔던 것과 지금 시대상황은 다르다. 한국적 뉴라이트를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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