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우먼타임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직후 인사, 예산, 감사 등 주요 부서 팀장(5급)에 여성을 배치했다. 이봉화 제1정책보좌관(1급·여성가족정책관 겸임)을 비롯, 남승희 교육기획관(3급), 송정희 정보화기획단장(3급) 등 고위직 여성들도 오 시장이 취임 후 발탁한 인물들이다.

오 시장이 이처럼 여성 인력을 중시하는 것은 '창의 시정'을 통해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시정 목표에 여성들이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 그는 '임기 동안의 업적' 대신 도시 경쟁력의 기초를 닦는 '긴 안목'을 선택했다.

긴 안목은 생활 속에서 느끼는 행복지수가 높아야만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 행복지수는 감수성이 높은 여성들을 통해서 답이 나온다. 오 시장이 올해 4416억원 규모의 예산을 여성가족 관련 정책에 편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 서울시 동마다 1개 이상의 국공립 보육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는.
"보육정책은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이다. 저출산 대책은 일회성 행사나 단편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는 사회적 인프라와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공공 보육시설의 양적 확대는 물론 보육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는 방안이다. 임기 중에 최소한 국공립 보육시설이 없는 동은 없게 만들 계획이다.

구청들이 예산 지원을 요청하면 보육시설을 짓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을 정도다. 현재 66개 동에 공공 보육시설이 없는데 공공건물을 신축할 때 복합 설치하는 방안과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2010년까지 12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저소득층 밀집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신축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말 여성정책 중기계획 공청회를 열고 중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선 4기 시장으로서 여성정책 방향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서울시는 민선 1기 이후 4년 단위로 여성정책 4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 10월에 개최한 공청회는 여성정책을 보다 내실화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했다. 앞으로 서울시 여성정책의 방향은 저출산 시대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과 여성경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오는 5월과 10월에는 가족· 여성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가족정책 심포지엄 및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저출산 문제와 함께 가족 형태의 변화에 따른 가족문제 해결 방안도 함께 의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민선 4기 3년차인 2008년부터는 여성관련 정책의 실질적인 결실을 맺어 나갈 생각이다."

@BRI@-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광역단체로 이양되면서 센터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여성의 사회참여는 취업률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사회경력이 단절되면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서울시에는 동부여성플라자와 4개 여성발전센터, 14개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모두 19개의 교육기관이 있다. 이들 교육기관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고학력 유휴 여성인력을 위한 특화된 맞춤형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 '창의 시정'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창의 시정'은 일하는 시스템을 바꾸고 업무에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시민 참여가 관건이다. 현재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구로 인터넷에 '천만 상상 오아시스'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 특히 여성들이 많이 참여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믿는다. 창의 시정은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뒤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 경쟁력의 기초를 닦는 일이다. 이것이 결실을 맺어 훗날 '서울시 성장동력에 시동을 걸고 기초 인프라를 만든 시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비싼 서울' 헐고 '행복 서울' 재건축

서울은 모든 것이 비싸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은 물론, 문화 공연비도 서민들이 접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사회 전반의 모든 권력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대가도 크다. 서울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외국인들도 비싼 호텔비를 내야만 서울의 화려함을 품에 안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좀 더 가깝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정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은 올 들어 매월 넷째 주 월요일마다 유명 음악가, 가수, 예술단체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1천원에 감상할 수 있는 '천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종 공연과 전시를 무료나 할인된 가격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기회 창출에도 서울시가 나선다. 동네에서 10분 거리 안에 가족과 함께 갈 수 있는 공원, 하천, 학교 등 공공시설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드는 '도시 갤러리 사업'이 추진된다.

서민 곁으로 다가온 문화는 요란한 밤문화를 고즈넉한 초저녁 문화, 주말 문화로 바꾸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의 브랜드 파워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루 숙박료 1백달러 내외의 중저가 호텔을 확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 높아진 브랜드 파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은 아름다운 산과 거대한 강이 어우러진 도시로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곳입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이런 서울의 이점을 발판으로 연간 관광객 1천2백만명 유치를 목표로 전개됩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찾는 외국인들이 도쿄가 아닌 서울을 방문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 시장이 내세우고 있는 문화나 관광 중심 정책은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그의 측근들은 "표를 의식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전 시장의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시정을 미리 두루 섭렵해본 오 시장은 시민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긴 안목이 절실하다고 믿고 있다. 오세훈 시장호의 향방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 함영이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댓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