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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둘째이자 막내둥이 장태민! 누구를 닮았는지 먹보입니다. 잘 먹어서 좋지만, 먹을 것 가지고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누나랑 티격태격. 남자라 그런지 세 살 차이지만 누나를 이기려고 합니다. 마음 착한 누나가봐 주는 줄도 모르고 요즘 기세가 등등합니다. 짜식 까불기는!
시골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가 배운 것은 없어도, 이 나이 들도록 살다보니께 돈도 많이 벌고 자식들 공부 잘해서 훌륭하게 되는 것도 좋지만, 돈이라는 게 많으면 반드시 우환이 따르는 법이고, 부모들한테는 공부보다도 자식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인성을 가지고 크는 게 부모의 제일 큰 행복이여.
그러니께, 애비 너도 돈에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순리대로 살고, 그리고 애들 너무 공부 공부 하지 말고, 남들 해코지 않으면서 살면 그게 사람이 사람 노릇하며 사람답게 사는겨. 그게 행복인겨."
저희 아버지 말씀이 맞나요?
그러고 보니 저는 행복한 놈이네요. 비록 지방의 조그만 회사에 다니면서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어떤 날은 "어디 하늘에서 돈 벼락 좀 안 떨어지나?"하는 궁상을 떨어보기도 하지만, 일곱살이면 유리 구두를 신고 공주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사는 세린이와 점점 말썽꾸러기가 될 조짐을 보이는 태민이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크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 녀석 먹는 것을 보면서 부모는 자식이 밥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말, 예전에도 어렴풋이 그 말이 마음에 닿은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가슴 진하게 느낀 적은 없습니다.
저도 우리 아버지 어머니처럼 부모가 되어가나 봅니다. 제 아버지와 어머니도 저를 이렇게 키웠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