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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신묵 목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독교 정치세력화는 시기상조"

- 그동안 한국 교회가 축복기도회 등을 통해 은밀하게 권력과 유착해왔는데.
"그건 불교도 하고 천주교도 한다. 대한민국 범주에서 하니까 인정할 수 있다. (권력자가) 기도해 달라는데 당연히 기도해주지. 사실 그게 많은 것도 아니다. 극소수만 그랬다. 천주교도 미사를 해달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부와 종교가 그런 정도의 관계는 가질 수 있다. 단지 어떤 목적을 가지느냐? 아부성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런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일화가 있다. 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어떤 원로목사를 찾아가 안수기도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대통령이 된 후에 입을 씻었다. 그게 어떤 신문에 났더라."

- 교계 인사들이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원래는 종교하고 정치는 분리돼 있다. 그런데 요즘 그쪽(정치)으로 기울어지는 사람이 있다. 나는 마땅치 않다고 본다. 성직자는 성직자다. 성직자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과히 좋지 않다. 지금 정부에 (목사출신) 장관도 있고 위원장도 있는데 썩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같은 사람은 시키지도 않겠지만 시켜도 우리는 안한다. 평생 목회자로 헌신할 것이다."

- 만약 올해 정권교체가 된 뒤 보수진영 교계 인사들에게 영입제의가 온다면?
"나는 관여하지 않는다. 종교인이 지나치게 정치에 관여하면 종교 본연의 목적이 희석된다. 종교인으로서 사명을 다 해야지."

- 인명진 목사는 현재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분이 풀타임인지 목회를 하면서 그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 기독교 신자들이 바라볼 때 바람직한가 의문이 있다. 70 평생을 살아오면서 우리가 가는 길은 종교의 길인데 정치를 한다면 종교를 떠나야지."

- 서경석 목사 같은 분은 과거에 직접 정당활동을 한 적도 있고, 지금도 사실상 정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자주 만나는 분인데, 그분은 상당히 정치면에서 감각이 민감하다. 물론 정치도 했고…. 종교와 정치는 분명히 분리되어야 하는데 그분이 하는 걸 정치로 봐야 하나? 정치가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한 반항 아닌가? 난 정치라고 보지 않는다. 목사들 가운데도 더러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분들이 있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정치적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에 대해 할 말은 해야지."

- 기독교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것과 너무도 똑같아 한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한나라당하고 생각이 같지. 하지만 짜고 한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도 사학법 반대하고, 우리도 반대하고. 이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 그렇다면 결국 올 대선의 대안도 한나라당밖에 없지 않나.
"현재로 봐서는 그렇다. 열린우리당은 깨지고 있으니까 현재로선 한나라당이 대안이다. 다만 지금 한나라당 분열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소리가 있더라. 거기(분열)까지 가면 안된다."

-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국기독당은 예상보다 훨씬 초라한 성적(1.1% 득표)을 보여줬는데.
"처음에 동조하려는 세력들이 중도에 포기했다. 왜 포기했는지는 모르겠다. 압력이 있었는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면 50만표 이상은 득표했을 것이다. 리더들이 '(한국기독당을) 찍어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 당시 조용기 목사가 10억원의 창당자금을 댔다는 설이 있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극소수 몇몇이 도왔다. (조용기 목사의) 10억원 지원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

- 기독교세력의 정치세력화가 한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아직까지 시기상조다. 앞으로 기독교세력이 더 많이 확장되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시기상조다. 김준곤 목사는 (한국기독당이)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기독교가 나서서 이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거지.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 한국기독당이 부활한다는 얘기가 있더라.
"여의도에 사무실은 있다. 최수환 장로님이 있다. 법인체는 살아 있다. 현재 정당으로 등록된 상태다."

- 내년 총선에 참여하나?
"그건 잘 모르겠다."

- 일부 목사들이 '부시 재선 축하 기독교 사절단'을 파견하자고 제안하고, 지난 10월에는 한미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미국 국방성을 방문했다. 지도급 목사들이 지나치게 '반공-친미'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나도 부시 대통령 재선 취임식에 갔다 왔다. 친미라기보다 북한에 관한 한 우리와 미국의 노선, 생각이 비슷하다. 지난 10월 김홍도 목사랑 미 국방성에 가서 부시 대통령 특사를 만나 북핵문제를 얘기했다. 우리는 북핵문제는 한반도를 위협하는 건데 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느냐며 그걸 미국에서 막아 달라고 했다. 그쪽에서도 우리 얘기를 전부 긍정하더라. 우리 얘기를 그대로 부시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

"이명박이 성실한 기독교 신자니까..."

▲ 신신묵 목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몇 년간 기독교 쪽의 화제 중 하나가 '목사직 세습문제'였다. 주로 대형교회의 세습문제가 논란을 빚었는데 목사직 세습은 어떻게 생각하나.
"작은 교회에서도 있었는데 소리가 안 났지. 세습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이 뭐냐? 성경에는 제사장 아들이 (제사의식 등을) 이어왔다. 한국에서는 세습을 나쁘게 생각한다. 광림교회가 문제가 됐는데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 세습한 몇몇 대형교회는 잘 하고 있다. 나는 아들이 있는데도 오해받기 싫어서 다른 사람을 세웠다."

- 기독교 보수진영에서는 북한정권의 세습은 엄청 비난하면서 자신들이 세습은 정당화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데.
"(북한은) 정권을 이어가기 위해 (아들을) 세운 것이고, 교회는 목회를 하기 위한 것이다. 나쁘게 보려면 나쁘지. 그것이 한국 교회에 나쁜 이미지를 남긴 것은 사실이다. 제3자가 들어오면 교회에 지지파, 반대파로 나뉘어 교회가 깨진다. 그런 점에서 아들을 세우는 것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 세습을 반대하는 것인가, 찬성하는 것인가.
"각 교회의 형편에 따라 하는 게 좋다. 나쁘다, 좋다 표현은 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세습 안한다."

-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후임 목사 선출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잘 한 것이다. 의미가 있다. 조용기 목사가 초연하게 (후임목사를 선출)했다. 자기 인척을 (담임목사로) 안 세운 것은 잘한 것이다. 물론 아들 중에 목사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지만."

- 한기총과 KNCC 등으로 분열된 교단을 통일하기 위한 방안은 있나.
"지금 합치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데 참 어렵다. 수년 동안 그 작업을 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어렵다. 지금은 한 지붕 밑에 두 집이 있어 일이 있을 때 같이 하고 있다."

- 연방제와 비슷하다.
"연방제가 맞다(웃음). 합치고 싶은데 형편이 안돼. 처음부터 노선이 달라서 서로 안 맞는다. 이쪽은 '콩씨'인데 저쪽은 '팥씨'야."

- 어차피 콩이나 팥이나 다 콩인데 그렇게 어렵나?
"어려운 것 같다. (합치려고) 애쓰고 있지만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장로라서 그런지 기독교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던데.
"(기독교에서) 그런 마음을 많이 가진 편이다. 현재 기독교 흐름은 이명박 전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 이명박 전 시장의 어떤 점 때문에 기독교 쪽의 쏠림현상이 있다고 보나.
"자세히 모르겠다. 우선 그분이 서울시장 하면서 점수를 (많이) 따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는 성실한 기독교 신자이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 한기총 신임회장인 이용규 목사도 '그동안 좋은 사람을 뽑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에 그쳤지만 내년 대선에서는 기독교에 적합한 인물이 당선되도록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대선 개입' 의사를 내비쳤는데.
"그분의 속뜻은 모르겠다. 그 발언이 애국심에서 나온 발언인지, 자기 포지션을 지키기 위해 한 발언인지 모르겠다."

- 기독교 진영에서 올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느껴진다.
"가능하면 기독교 지도자들에겐 초연한 자세가 좋다. 왜냐하면 이 사회는 비기독교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인가.
"중립은 아니고….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 기독교에서 공개적으로 대선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나.
"각각의 단체에서 알아서 할 것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예를 들면 A란 기독교 단체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결정하면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지 않겠나. 한지협 임원들도 지지하자고 나올지 모른다. 의견이 모아지면 할 수밖에 없다. 회장은 (회원들) 의견 따라 가는 것이니까."

- 한기총에서 한다면 문제 없나?
"내가 그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 없다는 얘기는 안한다. 그것은 한기총에 속한 소관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보기에 한기총에서 특정후보를 공개지지할 수 있지 않겠나? 한지협 안에서도 이명박 전 시장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기독교단체들이 공개지지를 감행할지는 모르겠다"

-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이 전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겠다.
"현재로선 대안이 없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기독교단체들이 함부로 뛰어들지 모르겠다. 그동안 한국 역사에서 기독교에서 직접 뛰어든 경우는 별로 없다. 김영삼 때도 개별적으로 했지, 단체에서 공개적으로 한 적은 없었다. 물론 윤보선 대통령이 기독교인이기는 했지만 그때는 기독교 활동이 미미했다.

앞으로 1년이나 남았다. 6-7월까지 가야 한다. 그때 가서야 드러난다. 그래서 지금은 두고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차기)정권은 하나님이 세우는 것이다. 한 나라의 권력자는 하나님이 세운다."

- 아무래도 기독교인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 잘 움직일 수 있지 않겠나.
"(웃음)그렇게 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이명박 전 시장에 더 관심을 갖겠지. 현재 대안이 없으니까."

-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가.
"박 대표도 참 좋다고 본다. 그분도 상당히 깨끗한 분이다. 또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애국심도 강하다. 여성이라는 것과 상관없이, 말도 함부로 안하는 등 모든 처신을 신중하게 한다. 이게 맘에 든다. 지도자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

- 기독교가 대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독교인이 현재 800만∼1200만명 정도니까 그 수에 비례해서 영향을 미치겠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기독교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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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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