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준비된 자녀교육> 책표지
<준비된 자녀교육> 책표지 ⓒ 생명의말씀사
세상살이에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자녀교육이다. 머리가 커져가는 아이들은 대부분 청개구리가 된다. 부모의 말보다 친구의 말이 옳게 느껴지고, 선생님 말보다 만화책 속의 말이 마음에 다가온다. 가끔 자녀와 부모가 불협화음이 되는 이유는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원하고 부모들은 자기 주머니 속 아이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자녀교육은 인종과 나라를 초월한 모든 사람들의 공동 관심사다. 막 세상에 나온 아이를 품에 안고 심장 고동소리를 듣는다. 아이가 뒤집기, 앉기, 잡고 일어서기, 걷기, 첫 번째 말… 매 순간순간이 초년병 부모에게는 기적과도 같다. 그러나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의 역할은 어려워지고 복잡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몇 년 전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사람과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교수를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초청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케냐 친구는 김밥을 먹을 때 김을 벗겨 먹는 아이가 밥을 흘리는 것을 보고 그냥 바라만 보았다.

그런데 러시아 친구는 딸이 좋아하는 김밥보다 샌드위치와 닭요리를 먹도록 자꾸 얘기를 했다. 그것은 서로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행동 같았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부모의 사고방식에 따라 아이들이 만들어져 간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 할까?' '내 사랑은 전해지는 것일까?' '지혜로운 방법은 없나?' 등등 독백에 빠진다. 이런 물음에 길을 보여주는 책이 있다. 그것은 로스 캠벨의 <준비된 자녀교육>이다.

행동에 반응하지 말고 필요를 채워주기

@BRI@부모들은 자녀가 책임 있는 어른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많은 부모들은 이런 바람의 현실화 여부가 상당 부분 자녀교육 방법에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그것은 부모들이 자라나면서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체계화된 자녀 교육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교육방법'이라는 말을 붙이기 어렵지만 본능적이고 삶의 지혜와 경륜에서 나온 원리들 속에서 우리의 앞선 세대들은 자녀를 교육했다. 중요한 것은 원리이다.

저자가 말하는 원리의 핵심은 가정이다. 가정이 보금자리가 될 때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자녀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지혜롭게 전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녀를 사랑하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명제다. 그러나 그 사랑을 자녀가 마음 깊은 곳에서 아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부모들이 반응적이 아니라 주도적이 되어, 아이의 행동에 반응하기보다 아이의 필요를 채워주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것을 위한 첫 단추는 '관계의 초석'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느끼도록 하라는 것이다.

정보와 동기부여, 그리고 일관성

자녀에게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하다. 그러나 부모는 무심코 아이의 행동에 근거한 조건적 사랑을 베푼다. 저자는 무조건적 사랑을 베푸는 실제적인 접근법을 말하고 있다. 자녀가 부모의 사랑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면 부모의 훈육과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모라면 누구나 부모역할을 잘 감당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때론 아이들 때문에, 아니면 자신들의 부족으로 인해 좌절하는 부모가 나타나다. 저자는 그런 먹구름에 있는 부모들에게 소망의 빛줄기를 주는 책이다.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정보와 동기부여, 그리고 일관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3가지 영역에서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자녀가 책임 있는 어른으로 자라는 꿈은 이루어진다. 자녀를 주도적으로 교육해야 할 과제를 부모가 제대로 감당한다면, 자녀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어른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부모가 받는 가장 큰 보상이다.

'나' 메시지 사용하기

생각과 감정은 별개의 사안이다. 둘은 서로 다르다. 사람이 이성적일 것 같지만 감정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기자가 취재를 할 때 그 사안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기로 마음먹으면 그런 상한 감정으로 글을 쓴다. 그러나 똑같은 사안을 보면서 문제를 변호하기로 마음먹으면 그런 감정으로 글을 쓴다. 객관적일 것 같지만 감정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자녀교육 문제도 마차가지다. 아이들의 문제 앞에 감정이 앞서면 방법론도 흐려진다. 아이들에게 '너'를 앞세운다. 그래서 저자는 '나' 메시지를 사용도록 말한다. 부모의 겸손한 태도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들에게 동의할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분명히 나눠서 말하고 부드럽고 참을성 있게 말하라고 저자는 권면한다. 부모의 성숙한 태도와 말은 자녀에게 직접적인 교육방법이 된다고 가르친다.

나는 언젠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 아이의 입에서 내가 전혀 들어보지 못한 욕이 나왔다. 너무 깜짝 놀랐다. 다가가 아이들을 안심시키고 침착하게 권면해서 돌려보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런 욕을 부모에게서 배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사이의 욕이 아니었다. 그만큼 아이들은 부모의 판박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첫 번째 역할 모델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배우는 학습을 통해 인격을 만들어 간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실무교육은 아이들의 삶을 만든다. 저자는 그래서 '가정 보금자리 교육법'을 강조한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 기자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며 북칼럼니스트입니다.


준비된 자녀 교육

로스 캠벨 지음, 홍종락 옮김, 생명의말씀사(2006)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과속운전은 살인무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