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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 옛집. 등록문화재 268호.
최순우 옛집. 등록문화재 268호. ⓒ 컬처플러스
@BRI@이제 곧 겨울방학이다. 시간은 많지만 막상 갈 곳을 떠올려보면 막막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놀이동산, 스키장도 좋겠지만 옛 선조들의 생생한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른바 옛집과 옛마을 체험. 서울엔 10여개가 넘는 명인들의 한옥이 있다. 대부분 개인주택이라 관람이 힘들지만 그 중 다섯 곳은 볼 수 있다.

돈암장, 혜곡 최순우 기념관, 박종화 옛집, 이광수 옛집,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혜화동 사무소가 바로 그곳. 옛 집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데다가, 명사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살았던 돈암장(등록문화재 91호)는 서울시 성북구 103번지에 자리 잡고 있다. 1939년 세워진 한옥으로 이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돌아온 뒤 2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대목장 故 배희한(무형문화재 74호)씨가 쇠못을 전혀 쓰지 않고 나무로만 틀을 짠 게 특징. 재미있는 점은 이 터에 얽힌 유래다. 조선시대에는 전염병에 걸린 백성들을 치료하는 국립의료기관이 이 자리에 있었고, 일제시대에는 젖소를 키우는 목장으로 쓰였다. 이후 궁중 내시의 집으로 쓰이기도 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삼성중학교 쪽.

배렴 옛집.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바뀌었다. 등록문화재 85호.
배렴 옛집.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바뀌었다. 등록문화재 85호. ⓒ 컬처플러스
서울시 성북구 성북2동 126-20번지에 있는 혜곡 최순우 기념관(등록문화재 268호)은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1916-1984)가 살았던 집이다. 6·25사변 당시 소장문화재의 부산 이관을 주도한 이가 바로 최순우다.

내셔널트러스트가 사들인 뒤 꾸민 '시민문화유산 1호'로서, 지난해 9월 지금의 기념관이 되었다. 내년 3월 31일까지 문을 닫지만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회원과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회원은 사전 예약 후 둘러볼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02-3675-3401~2.

홍난파 옛집.
홍난파 옛집. ⓒ 컬처플러스
박종화 옛집(등록문화재 89호)은 작가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여인천하' '임진왜란' '월탄삼국지' '세종대왕' '양녕대군' 등의 작품들이 모두 이 곳에서 만들어진 것.

원래 종로구 충신동에 있던 집을 1975년에 지금의 자리(종로구 평창동 128-1번지)로 옮겨왔다. 현재는 작가의 둘째 손녀가 살고 있다. 평창동 사무소 정류장 하차, 국민은행 오른쪽 길 10여분 도보 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원 바로 옆.

혜화동 사무소. 국내 유일의 한옥 동사무소다.
혜화동 사무소. 국내 유일의 한옥 동사무소다. ⓒ 컬처플러스
이광수 옛집(등록문화재 87호)은 상명대 근처 양옥집들 사이에 있다. 작가가 1937년 손수 지은 뒤 5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산장'이라 부르며 무척 아꼈다고. 집 마당에서 이광수가 직접 심었다는 향나무와 감나무가 살아있다. 상명대 입구 바이 더 웨이 편의점 맞은편, '대나무집' 식당 바로 옆 골목. 100m 정도 가파른 골목 도보.

게스트하우스(등록문화재 85호)는 한국화가 배렴(1911-1968)이 살던 집이다. ㅁ자형 구조로 외국인 손님들의 사랑방 구실을 한다. 전통 온돌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나와 헌법재판소 길로 걸어 들어가다 골목길 진입.

혜화동사무소는 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동사무소로 눈여겨 볼 만한 곳이다. 2002년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북촌 가꾸기의 일환으로 철거했다가 복원했다.

마당 한가운데 향나무는 수령 200년을 헤아리고 각 공간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나눠져 있다. 세종대왕, 추사 김정희, 백범 김구, 해공 신익희 등의 글씨 목판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방학동안 글씨 목판을 둘러보는 청소년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옛 마을, 서민들이 직접 쌓은 담장이 운치 더해

고성 학동마을
고성 학동마을 ⓒ 컬처플러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옛 집은 주로 양반이나 고관대작들이 살았던 기와집. 서울을 벗어나면 서민들이 살았던 옛 마을을 대거 볼 수 있다. 전문 장인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 스스로 세대를 이어가며 만들어 더욱 빛난다.

전남 강진 병영마을은 조선 500년 동안 전라지역 육군 총지휘부가 있던 곳이다. 흙벽돌 돌담길 길이가 1.3km를 넘으며 담 또한 2m로 높다. 담이 높은 이유는 남자들이 행상을 떠날 때 외부인들이 여자들만 남은 집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북 개성 남 병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일찍부터 상업이 발달했던 지역이다.

산청 단계마을
산청 단계마을 ⓒ 컬처플러스
재미있는 점은 네덜란드 하멜 일행이 1656년부터 1663년까지 7년 동안 머물렀다는 것. 그들이 전한 것으로 추정하는 빗살무늬 형식(위쪽으로 얇은 돌을 약 15°정도 눕혀서 촘촘하게 쌓고, 다음 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광주-영암-병영-장흥행 직행버스 운행.

대구 옻골마을(대구시 민속자료 1호)은 17세기에 만들어진 오래된 마을이다. 담장이 대부분 토석담으로 돌담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경주 최씨 광정공파(匡靖公派)의 후손들이 모여사는 집성촌으로, 동서북쪽의 모든 산에 옻나무가 많아 옻골이라 불린다. 11-6, 301, 606, 618, 708, 718번 버스를 타고 방촌시장에서 하차하여 농협앞에서 11-5(옻골마을방향승차)번 버스로 종점까지. 053-803-3901(대구시청 관광과)

대구 옻골마을
대구 옻골마을 ⓒ 대구광역시
전남 담양 창평 삼지천마을은 모나지 않은 화강석을 사용한 3600m 길이의 토석담이 특징이다. 골과 흙을 번갈아 쌓아 줄눈이 생긴 담장과 막쌓기 형식의 담장이 섞여 있다. S자형으로 굽어진 마을 안길이 고즈넉한 느낌을 준다.

약 500년가량 된 마을로 마을 내에 시도민속자료 제5호 '담양 고재선가옥'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전통한옥이 남아 있다. 광주 시청에서 303번 군내버스 이용, 청평면 삼천리 하차. 061-380-3155(담양군 문화레저관광팀).

성주 한개마을
성주 한개마을 ⓒ 컬처플러스
그외 익산 함라마을, 거창 황산마을, 산청 단계마을, 성주 한개마을, 무주 지전마을, 고성 학동마을에서도 옛 담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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