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선희

나는 지금 간단한 작곡도 하고, 즉흥 연주도 한다. 기분 좋으면 딸을 옆에 앉히고 "동도도동동동동" 다장조에서 C, F, G코드를 이용하여 즉흥연주도 해준다. 남편은 내가 처음 피아노를 틈만 나면 뚱땅거릴 때 "이러다 작곡도 하겠다."고 농을 쳤다. 나는 웃으며 "택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BRI@그만큼 내 자신의 음악 실력에 대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나는 딸을 위한 간단한 노래도 만들 수 있다. 피아노 독학을 하면서 나는 음악에 대한 유서 깊은 열등감을 접을 수 있었다.

물론 피아니스트처럼 피아노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악보라도 뚱땅뚱땅 일단 건반을 누를 수 있고, 쉬운 곡은 조금 연습하면 그런 대로 들을 만하다. 다장조 사장조 바장조라면 악보에 코드가 없어도 반주를 할 수 있다. 다장조, 사장조 바장조는 멜로디만 보고도 어떤 코드가 어울릴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딸이 다니는 학교 교가를 일학년 딸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사실 나는 피아노 코드를 다 알지도 못한다. 기본적인 메이저코드와 마이너 코드를 알뿐이다. 세븐 코드를 치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코드 옆에 이상한(?)영어가 붙어 있으면 일단 살짝 무시한다. 즉 Caug나 Csus, 이런 코드들도 어제까지는 모두 C즉 도미솔로 쳤다. 고백하건데 올해 3월만 해도 Fm를 아무 미련 없이 F로 치고, 한마디 안에 두 개의 코드가 나오면 맘에 드는 그러니까 치기 쉬운 코드 하나로 통일해서 치곤 했다.

사실 내 귀에는 그렇게 쳐도 아주 들을만했고, 알지 못하는 이상한 코드를 고민하느니 일단 치고 보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오늘은 치고 보는 방법으로 연습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는 피아노 배우기에서 연습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피아노를 부전공한 이웃에게 물어도 Caug와 Csus에 대한 정확한 답은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렇게 쉽게 무시했나보다. 내 눈에 전문가도 잘 모르는데 나 같은 아마추어야 당연한 거지.

만약 남들이 말하는 순서를 밟으면서 피아노를 틀에 맞게 배웠다면 피곤해서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식대로 내 편한 대로 피아노를 그냥 즐겼다. 피아노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던 내 손이 조금씩 움직이는 그 순간을 즐겼고,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멜로디가 되는 것을 신기해했고, 양손이 조화를 이루는 것에 기뻐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Caug는 도미솔#으로 Csus는 도파솔로 치려고 한다. 될지는 피아노 앞에 앉아봐야 알겠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나보다.

피아노 코드에 대해서는 내가 쫘악 설명할 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다. 억지로 무조건 외우면 어느 순간 싹 잊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 이해를 못하면 외우지도 못한다.

C코드는 도미솔로 되어 있는데 C장조의 으뜸화음이다. C장조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장조다. 도는 세계공통의 계이름이고, C는 영어 이름이고, 다는 우리나라 이름이다. 하나의 음을 이렇게 3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C코드란 이름도 코드 근음이 도이기 때문이다. 장조든 단조든 하나의 조에서 가장 중요한 코드는 으뜸음에서 시작하는 으뜸화음과 다섯 번째 음에서 쌓은 딸림화음이다.

C장조의 경우 으뜸음은 도이니 도미솔이 으뜸화음이 되고, 도레미파솔이니 다섯 번째 음은 솔이다. 그러므로 솔시레가 딸림화음이 된다. C장조에서는 도미솔인 C코드와 솔시레인 G코드가 가장 많이 쓰이는 코드가 된다.

다음으로 샵(#)이 하나 붙은 사장조가 있다. 사장조 으뜸음은 다라마바사, 도레미파솔, 즉 솔이다. 그러므로 사장조는 당연히 G장조라 하고 G장조의 으뜸화음은 바로 앞에서 말한 G코드 즉 솔시레이다.

그리고 딸림화음은 G장조 으뜸음인 솔부터 시작한 다섯 번째 음 즉 솔라시도레, 레부터 시작한다. 레의 영어 이름은 D이니 레부터 시작하는 코드는 D코드이다. D코드는 레파#라인데, 파에 #이 붙는다. 먼저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G장조에서는 파에 #을 붙여 검은 건반을 친다.

플랫이 하나 붙은 것의 이름은 바장조이다. 바장조는 다라마바, 도레미파 이렇게 되니 당연히 파가 으뜸음이고 CDEF이니 F장조다. F장조의 으뜸화음은 파에서 시작한 파라도가 된다. 딸림화음은 파에서 시작한 다섯 번째 음 파솔라시도 라고 속으로 불러보니 도에서 시작한 도미솔, C코드이다. F장조의 으뜸화음 이름은 당연히 F코드다.

코드가 있는 악보가 있다면 펼쳐보면 쉽게 알 수 있다. C장조에 나오는 코드는 C,G,가 기본이 되고 G장조에 붙은 코드는 G,D가 기본이 된다는 것을.

나는 이렇게 무조건 외우지 못하여 하나하나 이해해 가며 피아노 코드를 외웠고, 당연히 외우는 속도는 느렸다. 라르고largo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있는 글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