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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을지로1가 국가인권위에서 안경환 위원장이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친 '북한인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을지로1가 국가인권위에서 안경환 위원장이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친 '북한인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위원장 안경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 인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인권위는 11일 오후 인권위 10층 배움터에서 연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연대·협력 관계 구축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 추진 ▲북한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 관해 구체적인 조치 마련 ▲북한 내 객관적인 정보수집과 실상 파악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BRI@그러나 인권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 행위는 위원회의 조사대상이 될 수 없다"고 천명해 지금까지 알려진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4조·30조)에 따르면, 인권위는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적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북한 지역의 인권 침해 행위는 조사할 수 없다.

안경환 위원장은 "북한 인권의 범주는 북한 내 주민, 재외탈북자·새터민 등 북한 이탈 주민,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등 남북간 인도주의적 사안과 관련된 것"이라면서도 "북한 인권과 관련해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의 법적 근거나 범위가 제한된 현실로 인해 북한 지역의 인권침해 행위는 조사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자리를 함께 한 최영애 북한인권특별위원장(상임위원)도 "인권위법상 조사 대상과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면서 "인권위가 북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독립국가로서 유엔에 가입했다는 현실적인 조건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헌법 3조("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에 따라 북한은 대한민국의 통치권 아래 있지만, 7.4 공동성명과 6.15 남북공동선언 등을 통해 내부 간섭을 않기로 한 '특수 관계'에 놓여있어 인권 상황에 대해 인권위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최 위원장은 이어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 방법에 대해 "호주·네덜란드 등 북한과 우호적 관계에 있는 국가의 대사를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진단·평가할 기회가 있었고, 앞으로 그런 방식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권위와 북한 인권, 논란의 시작 될까

안경환 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안경환 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브리핑은 안 위원장이 취임 이후 첫 번째로 주재한 회의 결과 브리핑이었다. 인권위는 이날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7일 북한인권특별위원회와 임시 전원위원회를 연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전원위원회를 열어 발표 내용을 의결했다.

안 위원장은 브리핑에 앞서 "위원회는 2003년부터 북한 인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해외 현지 조사 등과 학계 및 단체 관계자, 10여개국 대사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21차례에 걸친 북한인권특위 검토 결과를 전원위에서 심의·의결해 입장을 표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북한 인권에 관한 인권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0월 30일 취임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도 세계적 인권 규약의 당사자기 때문에 그러한 차원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시대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막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북한 인권에 관한 인권위의 역할에 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지는 의문이다.

일부 보수세력은 그동안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인권위가 강력하게 대응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인권위는 이날 발표를 통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보다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 인권 신장에 힘쓰겠다는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인권위에서 있었던 북한 인권에 관한 논의를 정리한 것"이라며 "이번 발표로 인해 인권위에 대한 논란이 종식될지, 혹은 또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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