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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과 무 당근 넣고 새우젓과 고춧가루로 버무린 굴무침은 밥반찬으로 좋다
ⓒ 맛객
굴, 이 겨울에 굴을 빼놓고 음식을 논하지는 못한다. 성격 좋은 굴이라 해도 서운해 할 게 명명백백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의 굴, 강력하게 구미를 끓어 당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은근히 끌어당기는 힘은 무엇보다 강하다. 그렇기에 굴 안 먹고 겨울을 보낸다는 건, 눈 내리지 않는 겨울과도 같다.

굴은 무엇으로 먹는가? 묻는다면 '향'이라고 말할 테다. 조개류에 있어 굴의 향은 부러움의 대상일 것이다. 굴도 잘 안다. 자신에게 향이 없다면 향기 없는 여인처럼 참 건조했으리란 걸.

@BRI@굴은 향미를 품고 있기에 인정받는 것이고, 요리사도 굴 조리 시에는 향미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굴은 향이 생명인 버섯과도 닮았다. 바다의 버섯이라 할만 하다.

굴은 향미가 중요하다 했다. 생으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는 게 최고의 굴 요리법이란 얘기다. 며칠 전 포털에 소개된 UCC중에 '굴 떡국'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끓인 떡국에다 마지막으로 굴을 넣는 게 굴 떡국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댓글에 '굴은 언제 넣나요?'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보이는 걸 보면 굴을 먹는 이유를 모르거나 요리에 문외한인 게 틀림없다. 아니 굴에 대한 이해부족이 클 수 있겠다.

굴은 향미를 즐기고 재료의 향미는 열이 가해지면 점차 날아간다는 것만 알아도 그런 질문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굴을 비롯한 생선이나 버섯 등은 열이 가해지면 일시적으로 향미는 상승한다. 그러다가 이후부터는 점점 약해진다. 굴 구이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답은 나왔다. 쇠고기처럼 먹어야 한다. 불에 올려서 살짝만 익혀서 먹는 굴, 이게 굴 구이의 절대 맛이다.

굴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좀 먹다 보면 물리는 게 한 가지 흠이다. 물리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굴 요리법을 소개한다. 굴과 무 넣고 무치는 굴무침이다. 굴과 무는 음식궁합도 좋다.

산성인 굴과 알칼리성인 무가 서로 상호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쇠고기 무국이나 굴 무국도 음식궁합에 의한 요리법이니 우리 선인들의 지혜는 놀랍기만 하다.

밥반찬으로 그만, 굴무침 만들기

▲ 미리 양념한 재료에 굴을 넣고 버무린다
ⓒ 맛객
굴은 형태가 살아 있고, 윤기가 나며, 탱글탱글 탄력이 있는 걸로 골라 소금물에 재빨리 씻어 물기를 뺀다. 무와 당근은 얇게 편 썬 뒤 사각 모양으로 나눈다. 썰어놓은 무에 소금, 고춧가루, 새우젓, 참기름 약간 넣고 무친다.

▲ 양념한 무와 당근에 굴을 넣고 버무리고 있다
ⓒ 맛객
▲ 숟가락으로 뜨듯이 들어 살짝 살짝 버무려야 한다
ⓒ 맛객
▲ 굴무침이 완성되었다
ⓒ 맛객
▲ 맛있는 굴무침
ⓒ 맛객
무친 무에 굴을 넣고 다진 파도 넣은 뒤 다시 버무리면 완성된다. 까다롭지도 않고 시간 걸리지도 않는 굴무침, 뜨거운 밥 한 그릇쯤 없애는 건, 일도 아니다.

같은 방법으로 꼴뚜기무침도 가능하다. 이 역시 뜨거운 밥 한 그릇쯤은 가볍게 해치운다. 정말이라니깐요∼.

덧붙이는 글 | 시골아이, 미디어다음,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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