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2007년 2월 졸업을 앞둔 이화여대 4학년 학생들
ⓒ 최미화
선선한 가을바람 아래 졸업 사진을 찍던 2학기도 어느새 마무리되고, 캠퍼스에는 겨울 방학이 다가왔다.

학기 중에는 방학만 시작되면 영어 공부든 공모전이든 무서울 게 없다고 벼르던 학생들도 막상 방학이 시작되면 크리스마스, 송년회, 신년회, 엠티, 스키장 시즌 등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다.

지인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언제 방학이 지나가 버렸는지 모르게 성큼 다가온 새 학기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토익 점수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고, 뚜렷한 목표도 없이 이곳저곳 원서 접수만 반복하다 보면 대학교 1, 2학년 때의 열정과 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한 곳이라도 합격만 시켜 달라고 소망하게 된다.

@BRI@이러한 상황은 비단 졸업예정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9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적 실업자 수가 18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특히 청년층(15~29세)의 경우, 공식 실업자(39만 1000명)에 불완전 취업자(11만 1000명)를 더할 경우, 실질 실업률이 1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공채를 활용하지 못했거나 희망직종과 관련된 경력이 없는 사람, 혹은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나 업종의 따끈따끈한 정보를 얻고 그곳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싶은 이들은 따뜻한 도서관에 앉아 토익책에 밑줄을 긋기보다는 발 벗고 직업현장으로 뛰어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꿈을 향한 무한도전,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으로 세상에 나를 알리기

▲ 노동부 홈페이지 연수지원제 소개
ⓒ 최미화
특별한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채 시기가 아니기에 어느 곳의 문을 두드려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노동부에서는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연수지원제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15~29세의 미취업 청소년이 다양한 직장체험을 통하여 직업능력을 계발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직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직업의식 고취를 통해 미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학생의 경우 자신의 전공에 맞는 연수기관에서 실제 업무를 맡아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점인정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노동부에서는 연수생의 연수 중 사고에 대비, 연수생 1인당 최대 3억 원까지 보상하는 재해보험에 일괄 가입시켜 준다.

▲ 고용지원센터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 최미화
대전고용안전센터의 김태훈씨는 "대부분의 인턴 학생들이 기업에서 잡무를 도맡아 하거나 근무 외 시간에 노동력을 착취당하는데도 기업의 권위적인 태도에 항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고용안전센터에서는 이를 철저히 감시해 연수기관이 연수협약서에 어긋나는 일을 학생에게 요구할 경우 연수지원제를 무산시키고 학생이 부당한 대우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연수를 희망하는 학생이 연수신청서를 노동부 고용안전센터에 제출하고 연수기관이 원하는 조건과 맞으면 연수협약이 체결된다.

1일 4시간~8시간 일할 수 있는 연수 기간은 2개월 이내가 원칙이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연수생에게는 노동부에서 월 30만원의 연수수당이 기본적으로 지급되며, 해당 연수기관에서 별도의 연수수당을 받을 수도 있다.

연수지원제도의 성공 사례

▲ 이화여대 WISE센터 홈페이지
ⓒ 최미화
이화여자대학교 와이즈(WISE)거점센터는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연수기관과 노동부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공계 학과에 다니는, 2학년 이상의 여대생들이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인턴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수기관을 소개하고 지원받는다.

이번 겨울방학의 지원 연수기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과학문화재단, KBS과학프로젝트팀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힌 학생들은 겨울방학 2개월 동안 해당 기관에서 인턴으로 생활한다.

지난 여름방학에 대전 KBS 과학프로젝트팀에서 인턴을 한 이언경씨는 '신나라 과학나라' 제작편집과 특집방송인 '8월의 크리스마스' 녹화와 후반작업에 참여했다.

2개월 동안 작가, 자료조사원, FD 등 다양한 일을 한 이씨는 "몸으로 직접 체험한 방송국 연수는 관련 분야의 인맥을 넓혀주었고 갈피를 잡지 못했던 내 꿈과 목표를 하나로 정할 수 있게 만든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인턴을 한 김민선씨는 "학교에서는 실험시간 이외에 보기 힘들었던 기계들을 직접 사용할 수 있었고 전문적인 실험 기술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WISE센터 홈페이지에 후기를 남겼다.

국립보건원에서 인턴을 한 이지혜씨는 "주로 Western Blotting, cloning, cell culture 등의 실험을 했고 생명과학도로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저에게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한 번의 시험에 통과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도서관에 앉아 있는 학생들 또한 멋지다. 그러나 그러한 취업전략으로 여러 해 쓴맛을 봤다면, 이번 겨울에는 가까운 고용안전센터에서 연수지원제도를 신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피부로 느껴지는 직업세계는 당신의 내공을 높여주고, 취업의 길로 한 걸음 다가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