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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케아>
책 <이케아> ⓒ 미래의창
인테리어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케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체인망을 갖고 있는 이 그룹은 외국에선 ‘맥도널드’ 만큼이나 유명하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저가의 가정 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이케아 인터넷 쇼핑몰이 꽤 성업 중이기도 하다.

이 기업의 대표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빌 게이츠와 맞먹는 자산을 소유한 재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아주 검소한 생활을 하여 외국 여행을 위해 기차 일반석을 타고 동네 시장에서 장을 보며 에누리를 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책 <이케아>는 잉바르 캄프라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 거대 기업을 탄생시켰는가에 대해 자세히 조명한다. 특히 독일에서 많이 팔린 이케아 가구는 독일의 모든 가정에 하나씩은 갖고 있을 정도다. 그 출발지인 스웨덴과 독일은 물론이고 현재는 세계화된 기업으로 성장한 이케아. 그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웨덴 남부의 숲 속 농장에서 태어난 독일계 스웨덴 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장사에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그는 주변 가족이나 친구들을 상대로 이런 저런 잡화를 판매하여 장사에 재미를 붙인다. 좀 자라서 청년이 되자 바로 통신 판매업에 뛰어들고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다.

통신 판매란 도매 공장을 하나 잡아 한 가지 물품을 한꺼번에 사 들인 후 신문 광고를 하고 전화 주문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잉바르가 한창 청년기인 1930년대만 하더라도 이런 방식은 새로운 것이었고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여기서 재미를 본 잉바르는 자신의 사업을 확장해 가면서 가구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BRI@이케아(IKEA)라는 글자는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름과 출생지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아주 단순한 명칭이다. 그가 17세에 혼자 장사를 시작하며 만든 이 간단한 이름은 세계를 뒤흔드는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한다. 그 성장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격은 가능한 낮게 책정한다. 그러다 보니 이케아의 인력들은 저임금이 될 수밖에 없다. 회장 자신도 철저한 검소함을 실행하고 임원들조차 그다지 많은 임금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 얻어지는 수익은 모두 고객에게 돌아간다. 고객은 거품을 뺀 가격의 가구와 생필품을 만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그 다음 비결은 스웨덴 스타일을 강조하여 여러 나라에서 매력을 얻는 것이다. 지금도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목재 상품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케아 제품을 선호한다. 비록 이케아의 많은 제품이 스웨덴 본국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더라도 초기 이케아 정신과 스웨덴 식 디자인과 느낌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케아의 제품을 찾는다고 한다.

이케아의 카달로그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책’으로 유명하다. 대단한 광고 비용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집으로 배달되는 두꺼운 카달로그 하나면 커다란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카달로그를 보고 예쁘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제품에 반해 매장을 찾는다.

매장에서의 전략은 ‘될 수 있으면 간단하게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너무 간단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이케아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자기 차로 그것을 싣고 가 스스로 조립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이 스스로 제품을 선택하고 조립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지나치게 자기 생활에 간섭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케아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케아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잉바르 캄프라드가 유명해지면서 그를 따라다니는 스캔들도 당연히 발생한다. 너무 인색하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에 전혀 기부하지 않는다, 이케아 제국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아주 복잡한 재무 구조를 갖고 있다, 심지어는 시골 장에서조차 물건 값을 깎는 몰인정함을 갖고 있다는 둥 그 소문들은 대부분 다른 재벌들과는 다른 유형이다.

이런 소문은 그를 흠잡을 만한 사생활이나 기업 구조 상의 문제점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를 영원히 따라다니는 어두운 소문이 있다. 그건 바로 그가 ‘나치주의자’였다는 것. 이것은 잉바르 캄프라드 자신도 인정하는 것인데 그는 이 소문을 ‘청년기의 바보 같은 열정을 지닌 자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일’이라고 일축해 버린다.

하지만 나치즘에 경악하는 유럽 사회에서는 그의 이런 과거를 자꾸 들추며 비난의 화살을 던진다. 누구나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고 그건 세계의 유명 기업인에게도 비껴가지 않는 모양이다. 특히 이케아의 기업 정신을 보면 나치즘과 유사한 독특한 집단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하니 그가 더욱 그 소문을 부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세계에는 많은 부자들이 있고 그들의 독특한 삶과 성공기를 조명하는 다양한 책들이 나온다. 나치즘에 열광하던 소년에서 전세계에 널리 퍼진 유명 인테리어 업계의 대부가 된 잉바르 캄프라드. 그가 설립한 이케아 왕국이 언제까지 그 세력을 떨칠지는 오로지 미래의 역사만이 알겠지만, 현재 그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기업가인 것이 분명하다.

IKEA 이케아 - 스웨덴이 사랑한 이케아, 그 얼굴 속 비밀을 풀다

사라 크리스토페르손 지음, 윤제원 옮김, 안그라픽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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