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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낮다고 신문 입장 바꾼 적 없다. 신문이 하이에나면, 참여정부는 썩은 고기인가."

<경향신문>이 청와대를 향한 반격에 나섰다. 7일자 '청와대는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나'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과 각을 세우던 청와대가 <경향>과도 전면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경향>은 지난 6일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공개질문에 대해 다음날 편집국 정치부 명의로 입장을 밝혔다.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전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을 통해 "하이에나 형태로는 정론지가 될 수 없다"며 <경향>의 '도탄에 빠진 민생', '승부에 빠진 노심'이라는 1면 톱기사를 비난했다.

양 비서관은 <경향>을 향해 ▲대통령이 정치 '올인'에만 골몰하고, 국정 마무리를 외면한다고 단정하는 증거 ▲'대통령이 승부에 빠졌다'는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 수준의 정치평론을 기사화한 배경 ▲대통령의 편지가 정쟁을 부추긴다고 보는 근거 ▲'도탄에 빠진 민생'에서 도탄의 의미 등을 따져 물었다.

@BRI@<경향>은 첫 번째 물음에 대해 "대통령은 임기 관련 언급을 한 국무회의에서나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나 조류 인플루엔자(AI), 부동산 가격 급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설명하거나 염려하는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공론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편지글 공개가 낳을 해석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청와대가 무능한 것이고, 그 점을 알면서도 공개를 강행했다면 참모들이 오판한 것"이라며 "편지글 공개는 여당의 의원 설문 조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대통령의 '정치 올인'을 뒷받침했다.

"사상 최악의 경제 양극화, 도탄 아닌가"

한나라당 논평 수준의 정치평론을 기사화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수없이 언급한 당·정분리 원칙을 깼다, 국가 지도자가 아니라 여당내 특정 정파 대립의 승자가 되려는 결과를 낳았다"며 "승부라고 표현한 것이 과잉해석인가"라고 반문했다.

'도탄'이라는 표현을 꼬집은 것에 대해 <경향>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도탄'의 뜻을 '진구렁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몹시 곤궁하여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이라고 쓰고 있다"며 "사상 최악의 경제 양극화 상황을 표현한 것이 불합리인가"라고 말했다.

양 비서관이 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도탄'을 부인하기 위해 사용한 근거를 놓고 <경향>은 "왜 대다수의 국민이 가장 분노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부동산 가격 급등은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양 비서관이 "대통령의 지지가 낮다고 대통령 비방을 흥행으로 삼는 것은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정당한 역할 수행을 '하이에나 행태'라고 비방하는 것은 청와대의 민심에 대한 인식 수준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경향>은 지난 6일 '도탄에 빠진 민생'-'승부에 빠진 노심'이라는 1면 톱기사를 통해 한 일용직 노동자의 고된 일상을 다룬 기사와 해외순방 중에도 당원들에게 편지를 쓰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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