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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신문을 장식하는 기사 중에 하나가 대학 입시 제도에 관한 기사다. 수능, 수시, 논술 등이 주로 실리는 교육 기사들은 국민적 관심사이니 만큼, 부동산 문제만큼이나 신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대는 논술을 이런 식으로 하고, 고대는 이런 식으로 하고, 연대는 이런 식으로 하고, 공교육이 부실하니 요즘 대세는 사교육이다'라는 식의 기사로 신문을 장식한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입시 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모습일까?

우리는 교육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격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격을 함양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하며, 좀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길 원한다. 하지만 그 '좀 더 나은 교육'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BRI@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중 하나가 바로 고등학교 3년 잘난 학생이 평생 잘날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이다. 부모와 학교 교사, 학원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너의 시험 성적이 너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라는 주문을 설파한다. 강조하는 것도 모자라서 세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학부모 단체들은 참교육 어쩌구 하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왜 학교에서 우리 애 시험 점수를 이렇게 만들어놓느냐"는 식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학교는 현실적인 문제와 학부모들의 압박에 못이겨 학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훈련성 수업을 하고 있고, 학원은 "이래서는 이 녀석 SKY 못가요"라고 학부모를 협박하면서 좀 더 비싼 돈을 내고 자신들의 수업을 들을 것을 요구한다. 신문은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지 않고, "이렇게 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대요"라고 외친다. 정말 미쳤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점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언제부터 교육에 관한 문제가 '대학에 가는 방법'이 되어버렸는가? 교육의 목표가 '명문대 진학'이 된 건가? 명문대의 법대, 경영대, 행정학과 등을 나와서 고시 공부를 해서 5급 공무원이 되는 게 성공적인 교육의 결과인건가? 의대를 나와서 성형외과를 차리는 게 성공적인 교육의 결과인 건가?

중요한 건 '어느 대학을 가느냐, 어떻게 대학을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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