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0대 한국 남성 유학생들이 동남아시아 10대 여성을 '현지처'로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과거 일본인이나 재일교포들이 한국 여성을 현지처로 두고 생활비를 지원해주던 것과는 달리, 결혼을 전제로 오히려 10대 여성들에게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청소년을위한내일여성센터'(이하 내일여성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집을 통해 드러났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내일여성센터와 공동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해외 성매매 실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모색하기로 했다.

@BRI@이날 발표될 예정인 자료집에 따르면, 어학연수와 유학을 목적으로 태국과 필리핀에 거주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한국 남성 유학생들이 10대 현지처를 두고 지속적인 성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성매매 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데 유학생들 역시 자기 또래 여성과의 성매매를 원한다는 것. 17세부터 18세, 19세 등 어린 나이의 한국 유학생과 성매매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 가운데 3명이 현재 한국 유학생과 동거 중이고, 다른 1명은 이미 동거를 끝낸 상태라고 답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하기 때문에 적게는 불과 1만원으로도 성매매가 가능하다. 돈이 여유롭지 못한 유학생들이 일회성 성매매를 넘어 아예 현지처를 둘 수 있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 여성이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다른 남성과 성매매 한 돈으로 뒷바라지를 하고, 빚까지 지고 있는 여성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유학 기간이 끝나자마자 헤어지고 한국으로 떠나기 때문에 일부 여성의 경우 한국 유학생의 아이를 낳아 혼자 키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성매매 실태조사를 담당한 김경애 내일여성센터 이사장은 "조사 결과 관광객이나 배낭족 등 일시적인 여행객뿐 아니라 어학연수와 유학을 온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남학생이 주요 성 매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해외 성매매가 당연한 관광 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학생들조차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은 성매매 관행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필리핀 세부 지역의 성매매 여성 쉼터 카멜리타 펠론 관장은 "2005년부터 한국인에 의한 성매매가 갑자기 왜 늘어났는지 의아했는데, 2004년 9월부터 한국에서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의문이 풀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한국 유학생의 현지처 성매매 문제 외에도 ▲해외 성매매 관광 실태 ▲마약 복용 등 변태적·가학적 성매매 강요 ▲한국인의 동남아시아 유흥업 급증 현황 ▲태국과 필리핀 지역의 성매매 여성 실태 등이 담겨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내일여성센터가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태국과 필리핀 현지를 방문해 진행했으며, 태국 20명, 필리핀 96명의 성매매 여성 및 남성들이 심층면접조사에 참여했다.

토론회는 오는 7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 103호에서 열리며, 김경애 이사장과 카멜리타 펠론 관장이 발표를 맡고, 여야 여성 의원들과 국가청소년위원회 관계자 등이 토론에 참석할 예정이다.

댓글

(주)여성신문은 1988년 국민주 모아 창간 한국 최초의 여성언론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