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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담그기 체험 행사에서 절구에 들어있는 콩을 빻고 있는 외국여성들
장 담그기 체험 행사에서 절구에 들어있는 콩을 빻고 있는 외국여성들 ⓒ 안서순
무쇠솥에서 금방 삶아진 메주콩을 절구에 찧고 곱게 빻아서 네모진 메주덩어리를 만든다. 보기에는 아주 쉽다. 그러나 애써서 하는데도 잘되지 않는다.

20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대황리 전통된장을 만드는 집에서 서산지역에 사는 외국인여성들을 대상으로 '메주 만들기 체험행사'가 열렸다. 서산지역사회교육협의회(회장 김형순)가 주관한 이 행사는 서산지역에 사는 외국인 여성 50여명, 이들과 자매결연을 한 지역 부녀회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이 직접 메주를 만들어보기 전에 진통 된장 집을 운영하는 신정익(48)씨로부터 메주와 장(醬)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신씨는 "원래 메주는 입동을 전후로 매주를 쑨다"며 "이때 매주콩은 충분히 물에 불린 다음 6시간 이상 충분히 삶고 절구 등을 이용해 곱께 빻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네모지게 덩어리를 만들어 짚으로 엮어서 매달아 45일 정도 말린 다음 이를 다시 방에다 들여놓고 약 27℃정도의 온도에서 적당한 습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띄운다"고 설명했다.

자매결연한 부녀회원의 도움을 받아 메주를 만드는 외국여성
자매결연한 부녀회원의 도움을 받아 메주를 만드는 외국여성 ⓒ 안서순
무쇠솥에서는 아침부터 장작불을 때 콩을 삶는 구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삶아진 콩을 절구에 퍼 나르고 마주서서 절굿대로 찧는 시연을 부녀회원들이 먼저 해 보였다.

"자, 한번씩 해보세요."

보기에는 쉬워보였는데 막상 직접 해 보니 딴판이다. 우선 절굿대질이 생각대로 안된다. 절구통 가운데로 내려 가는 게 아니라 자꾸 옆구리를 찧으니 콩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빻은 콩을 가지고 적당한 크기의 메주덩어리를 만드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배우겠다는 열기만큼은 뜨겁다.

이날 이들이 만든 메주는 크고 작고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정성이 담겨져 있었다. 이번에는 만든 메주를 건조시키기 위해 볏짚을 이용해 달아 매는 순서다.

"자, 봐요, 짚을 이렇게 잡고 이렇게 엮어서 새끼를 꽈요."

지역사회협의회의 김형순 회장이 직접 해 보이고 나서 다시 천천히 함께 엮는다. 짚에 엮인 메주가 긴 대막대기에 차곡차곡 매달린다. 비로소 완벽한 메주가 탄생한 것이다.

볏짚을 이용해 메주를 매다는 방법을 배우는 외국여성들
볏짚을 이용해 메주를 매다는 방법을 배우는 외국여성들 ⓒ 안서순
2002년과 2003년 우리나라에 왔다는 중국 교포인 김기선씨(35.서산시 석남동)와 양준영씨(26·서산시 해미면)는 "한국의 기본 식품이 된장인 만큼 열심히 배워 내년에는 꼭 직접 장을 잠가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협의회의 유부곤씨(50)는"앞으로 이들에게 장 담그는 방법과 간장과 고추장 담그기 등을 배우게 해 한국 주부로서 손색없는 솜씨를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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