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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리기 위한 손길
생명 살리기 위한 손길 ⓒ 조수일
백혈병에 걸린 중학생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골수를 기꺼이 기증한 육군 병장의 미담이 병영 안팎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전역을 10여일 앞두고 있는 육군 53사단 해운대연대에 김재만(22) 병장.

김 병장은 입대전인 지난 2004년 10월, 헌혈을 위해 들른 서울의 헌혈의 집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골수기증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증자로 등록하였다.

이후 군복무를 하던 지난 9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골수 기증 조건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골수기증 조건이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1로서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골수 채취는 뼈에서 추출하던 방식에서 현재는 혈액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기증자에게 큰 고통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4일 동안 입원, 조혈모세포 성장인자주사를 맞은 후 이틀 동안 골수를 채취해야 하는 녹록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김 병장은 골수 기증 일자가 전역전휴가 기간 중이어서 따로 휴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한 생명을 살리는 일로 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침대에 오르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난 9월 초 서울 모대학병원에서 골수기증 유전자 적합여부에 대한 검사 결과 적합하다는 통보받았다. 10월 중순 최종 건강진단을 거쳐 지난 11월 초 골수 채취를 끝내고 지금은 집에서 휴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병장은 “전역을 앞두고 대한민국 육군 병장의 이름으로 ‘한 생명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실천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새롭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종철(57)씨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가족들과 상의 한마디 없이 혼자 결정했다는 말에 아들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중대장 이경열 대위(28·학사39기)는 “김 병장은 평소에도 후임병들을 잘 감싸주는 모범 병사”라며 “후임병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포상휴가도 마다하면서 중대원들을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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