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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피터팬, 웬디, 그리고 후크선장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 영원히 자라지 않고 어린 모습으로 남아있는 피터팬. 어린 시절 그와 함께 네버랜드를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렇게 우리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잠자고 있던 피터팬이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200대1이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태어난 피터팬의 속편인 이 작품의 탄생 배경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 원작자인 J.M. 배리는 죽기 10년 전 소설 <피터팬>의 모든 권리를 오몬드 아동병원에 기부했다. 책이 팔릴 때마다 모든 수익금이 병원 아동들에게 돌아가게 한 것.

아동병원은 이후 <피터팬> 속편을 기획하고 2004년 8월 아동병원의 전세계에서 작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이 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획은 성공이었다. 원작자인 J.M. 배리의 증손 카라는 "J.M.베리, 그 분이 살아 돌아오셨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을 것이다!"는 극찬을 했다.

정말 이 작품이 그렇게 재미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네버랜드를 떠나와 이제는 어른이 된 웬디와 나이든 소년들. 그들의 꿈에 갑자기 네버랜드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꿈에서 깨고 나면 꿈에서 접한 물건들이 자신의 주위에 있음을 알게 된다. 뭔가 심상찮은 일이 네버랜드에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요정을 찾게 되고 요정의 도움으로 다시 아이가 되어 네버랜드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만난 피터팬은 예전의 그 피터팬이 아니었다. 독선적이고 억압적인 모습으로 바뀌어버린 피터팬. 그뿐만 아니라 늘 여름이었던 네버랜드에도 겨울이 찾아온다. 대체 그들이 떠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를 미처 알기도 전에 피터팬은 친구들과 함께 후크선장의 배를 타고 보물을 찾는 모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후크선장의 검은 그림자.

이 책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네버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피터팬에 대해, 웬디에 대해, 함께 모험을 한 소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어린 시절에는 마냥 동경의 대상으로 느껴졌던 피터팬을 어른이 되서 다시 접하게 되니 어린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어릴 적 행동이 눈에 들어와 재미있기도 하면서 왠지 모를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속편을 짓기 전에 원작을 여러 번 읽어봤기 때문인지 단순히 피터팬 주인공들을 다시 등장시키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잘 녹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분량이 적었으면 좀 더 박진감 있는 이야기가 됐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중간에 살짝 느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제법 괜찮은 속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장이 시작될 때 나오는 그림자 같은 그림들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 듯싶다. 피터팬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독자라면 원작을 먼저 읽고 이 책을 한 번 읽어봄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오승근 기자는 중학교 재학중입니다.


돌아온 피터팬

제랄딘 맥코린 지음, 조동섭 옮김, 김영사(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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