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자유주의연대가 주최한 '일심회 사건의 교훈과 올바른 대응' 긴급토론회가 9일 오전 흥사단 강당에서 열렸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자주민주통일그룹, 전대협 등 과거 핵심 주사파였다가 뉴라이트로 전향한 전직 운동권 출신들이 '일심회 사건'을 침소봉대 하지 말고 전체 386운동세력이 모두 주사파였던 것처럼 오도하지 말라고 갈파하고 나섰다.

정계에 진출한 일부 '386'을 친북 좌파세력이라고 몰아세웠던 그들이 일심회 사건을 간첩단으로 몰아가는 것을 차단하고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는 9일 오전 서울 종로 혜화동 흥사단 3층 강당에서 '일심회 사건의 교훈과 올바른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북한노동당에 입당한 뒤 91년 비밀 방북해 김일성과도 면담한 바 있는 일명 '강철' 김영환씨(시대정신 편집위원)은 "0.5%도 안 되는 친북 주사파 때문에 386 전체를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이 될 수 있다"며 보수언론이 주도하는 '간첩' 논쟁 진화에 나섰다.

김씨는 이어 "일심회 사건은 과거 간첩단 사건과 비교할 때 확장력이나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며 "민혁당만하더라도 제5외곽조직까지 있을 정도로 방대한 지하당 사건이랄 수 있지만 일심회 사건은 별 볼일 없는 수준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령 일심회 관계자들이 청와대나 정치권 사람들을 공작하려고 했다하더라도 그들의 친북 주사파적인 논리가 얼마나 먹혔겠냐"며 "그런 의미에서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중핵이나 적군파 등과 일심회 사건의 비교에 나선 김씨는 "한국의 친북세력은 일본의 중핵·적군파와 달리 고립된 상태에서 유지된 것은 아니나 계속 규모가 축소되거나 소멸위기에 처해있다"며 "친북세력은 우리사회에서 꺼져 가는 불꽃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친북세력, 꺼져가는 불꽃에 불과"

▲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사무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사무총장도 "김영환씨 같은 과거 민혁당 관계자들은 간첩이 아니라 지하조직 혁명가였다"며 "간첩의 개념을 엄밀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총장은 또 "깐수나 정경학처럼 북한에 기밀을 빼주는 것을 주역할로 했던 간첩과 80년대 386운동권들의 지하활동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간첩단이라고 지목하는 말부터 틀렸다"고 보수언론의 경쟁적 '386 간첩단' 보도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요즘 간첩의 활동수준이라는 게 인터넷 댓글 다는 수준인데 침소봉대해서는 안된다"며 "언론의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 용어부터 똑바로 쓰고 불분명한 개념으로 불신을 조장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심회 사건 연루자의 가족관계를 실명으로 거론하고 사진, 구속자의 회사, 건물사진 등이 다 공개됐다"며 "심지어 혐의가 입증되지도 않은 남매간첩단사건 관계자로 지목해 마치 그들이 간첩인 양 두 번 죽이는 행위를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하 총장은 또 김승규 국정원장의 무책임성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형법 126조에 따르면 피의사실공표죄가 나온다"며 "수사중인 사건을 마치 확정된 것인 양 위법한 행위로 몬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전직 민혁당 당원이었던 홍진표(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씨는 "장민호씨가 과거 학생운동권 기반이 없기 때문에 고등학교 인맥을 통해 접촉해 확대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장민호의 제안에 따라 북한과 모종의 뭔가를 좀 해보겠다는 시도를 수용할 남측 인사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의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일심회 사건에 대해 "2000년 이후 남북교류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북한 문제를 평화공존적 요소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빚은 사건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건의 과장이나 축소는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사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올 때까지는 어떠한 예단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이사는 또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386 운동권 출신들은 과거 자신의 생각에 대해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한다"며 "그 이유는 현실적인 국가경영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에 대한 분열적 양상과 북한문제에 대한 감상적 민족주의 성향이 결합된 결과, 무원칙한 정책으로 사회혼란이 초래됐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두번째로 발제에 나선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은 "80년대 세대의 반미·친북 담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생활인이 된 과거 주사파들은 '(한반도가) 미제의 식민지'라는 식의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한 주사파 북한과 결별해야"

▲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 위원장은 또 "아직까지도 김정일과 연계돼 북한식 사회를 만들고 김정일을 민족의 수령으로 떠받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분명한 것은 그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영향력 또한 매우 낮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에서 '북한과 남한 주사파와의 결별'을 강조한 그는 "인권문제 등 북한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과거 대중들에게 널리 읽혔던 황석영 소설 <사람이 살고 있었네>는 거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과거 주사파들은 황석영이 거짓말을 했다고 모두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로 전환한 전직 386 운동권 출신들은 이날 토론을 통해 진보진영에게는 "민주노동당이 서구형 좌파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보수진영에는 "더 이상의 빨갱이 사냥은 이제 그만두자"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가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전체를 폄훼하듯 보수우파세력이 민주화운동의 어두운 구석을 문제삼아 민주화운동 전체를 폄훼하는 것은 역편향"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