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프랑스 유명 화가들의 발자취가 담겨있다.
ⓒ 이준
여행이 보편화하면서 다량의 여행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 않은 법. 굳이 책의 질을 따지지 않더라도, 책 자체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일조차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양의 여행서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심을 받기 위해 나름대로 출판사와 저자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이미 여행서적에 사진과 함께 글을 싣는 것은 너무 흔하고, 식상하다. 다만 사진을 촬영하는 주제를 한정하거나, 특별한 지역의 이야기만을 담거나 하는 형식을 취해 구성을 차별화해 사람들에게 내놓는다.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프랑스 오브 유어예>. 제목을 봐서는 프랑스 지역의 여행서적임을 쉽사리 알겠는데, 어쩐지 평범한 제목이 아니다. 바로 '유어예'라는 단어 때문이다. 그리고 책표지는 파란 하늘이 인상적인 사진으로 프랑스에 예술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표지와 제목을 봤을 때, 프랑스 여행기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색다른 경험과 만날 수 있다. 그리 평범한, 그렇고 그런 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상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지는 않다. 다만 예술의 나라 프랑스 이야기답게 미술과 관련된 여행기이다.

미술 여행기를 쓴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도 예술의 나라, 프랑스를 찾아갔다니…. 미술학도들은 꽤 이 책이 '바이블'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같은 미술에 문외한은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색다른 경험이 주는 신선한 충격으로 인해 정신이 아찔해질지도 모르겠다.

독자의 연령, 직업군을 떠나 이 책은 남다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유어예'라는 뜻이 궁금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유어예(遊於藝)'는 '예술 속에서 노닐다'라는 뜻으로 작가의 필명이다.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는 사람, 유어예가 프랑스 미술 길을 찾아 떠난 여행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다 알 듯, 프랑스는 예술의 나라이고, 실제로 프랑스 전 지역에는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약 2만5천여 개나 있으며, 프랑스 박물관과 미술관을 기행 하는 책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유독 이 책이 주목받는 것은 앞서서 잠깐 언급했듯이 딱딱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어예라는 미술을 사랑하는 이가, 유명 미술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이 살던 생애, 그곳을 찾아가 느낀 단상을 적어 내려가고, 적절하게 정보와 개인적인 생각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렇듯 유어예가 프랑스 화가의 발자취를 찾아나선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매력을 가지게 된 것이며, 20여 명의 화가들을 만나게 해 준다는 사실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그가 촬영한 사진들과 미술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비교하는 재미는(유어예는 예를 들어 피카소가 머물렀던 무쟁을 여행하면서 피카소가 그린 무쟁의 모습을 함께 실었다) 꽤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질 정도다.

유어예가 찾은 프랑스 지역은 8지역으로 나뉜다. 파리, 프랑슈 콩테, 코트 다쥐르, 프로방스, 미디 페레네, 브르타뉴, 노르망디, 일 드 프랑스, 루아르 등 20여 명의 화가들의 발자취가 숨 쉬는 곳이다. 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지역까지도 함께 알게 된다는 점이 또 하나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여행 중 인상적으로 느꼈던 풍경이나 특별한 경험을 여행 후기 형식으로 쓴 'yuaye Report 유어예 리포트'는 각 챕터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생생한 프랑스 여행기는 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한 여행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 <프랑스 오브 유어예>의 겉표지
ⓒ 이준
여행은 기억이다.
우리의 눈이, 우리의 입이, 우리의 코가 그리고 우르이 몸이 여행을 기억한다.
여행은 추억이다.
우리의 머리, 우리의 가슴에는 여행의 추억이 담겨있다. 떠나기 전의 기대가 우리의 마음을 흥분시켰다면 다녀온 후의 추억은 우리의 마음을 행복으로 채운다.

여행은 오늘을 사는 힘이다.
이제는 여행이 시간과 함께 모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 과거의 추억은 또다시 현재의 오늘을 사는 힘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떠남을 꿈꾼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의 프롤로그에 나온 말처럼, 그가 찾아다닌 프랑스 미술가들의 발자취는 화가의 숨결과 그의 땀방울이 만들어 낸 감동이다. 한 번쯤 그 감동이 그리운 날에는 다시금 '프랑스 오브 유어예'를 읽어보길 바란다.

프랑스 오브 유어예 - 보물창고 시리즈

유어예 지음, 브이북(바이널)(2006)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