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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지난 8월 27일(일) 청와대에서 대선 당시 선거운동에 참여한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정치·언론 대책은 퇴임 후에도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03년 12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당선 1주년을 기념 '리멤버(Remember) 1219'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27일(일) 청와대에서 대선 당시 선거운동에 참여한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정치·언론 대책은 퇴임 후에도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03년 12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당선 1주년을 기념 '리멤버(Remember) 1219'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핵심 회원들에게 자신과 참여정부의 성과를 소개하고, 자신의 남은 과제를 "복지·정치·언론의 세 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서 퇴임 후에도 관여할 것임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정치 환경이 선진국(수준)이 되도록 지금도 열심히 모색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이 문제는 제가 임기 끝나고도 손 놓지 않을 것이다"고 말해 퇴임 후에도 '정치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내비치면서 노사모의 동참을 호소한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끈다.

노 대통령이 노사모 핵심 회원들에게 이 발언을 한 이후에 8·15 특사로 사면복권된 안희정·여택수씨와 이광재·백원우 의원 등이 잇달아 '노사모' 관련 행사에 참석해 단결을 호소하는 등으로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노사모'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제가 여러분과 더불어서 노사모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노사모 방식으로 대선에서 승리했던 것이 역사에 오래 남을 것"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면 더 역사적인 일이겠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도 한국의 역사를 바꾼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언론 대한 대책 지금 머리를 짜내고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최근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된 것도 '언론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조중동'이나 '언론 세무조사' 같은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참여정부의 집권으로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특권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특권을 행사하는 집단이 남아 있다"면서 이런 '정치언론들'에 대한 '모종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또 "국가행정의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거나 효율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그 분야에) 마니아적 성격이 있어서 상당히 창의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마치 80년대 저항하던 시대에 하던 심정으로 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서 정치·언론들에 대한 대책을 지목해 이른바 '조중동'과의 전선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27일(일) 청와대에서 대선 당시 선거운동에 참여한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앞에서) 우리 사회의 특권이 없어졌다고 얘기했지만 남을 한 대 때려놓고선, '왜 때립니까' 항의하면 '이 자식이 어따 대고 대꾸야', '너 대꾸하는 거야' 하는 데가 딱 한 군데 있다"면서 "바로 우리나라의 '정치·언론들'이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번 대선 때는 우리가 (정치언론들의) 그 엄청난 '포격'에도 견뎌냈는데 제가 지금 그걸 다시 끌고 나가볼까 한다"고 밝히고 "기회를 놓쳤는지 아니면 그때와 같은 동력과 영감이 없는지 잘 못하고 있지만, 지금 머리를 짜내고 있다"면서 "언론이 선진국(수준)이 되도록 지금도 열심히 모색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이 문제는 제가 임기 끝나고도 손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퇴임후에도 '정치운동'을 할 것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내가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도 '386 세대'와 '노사모'가 우리 사회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그것은 우리가 힘이 없고 미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혀 국정의 혼란과 후진국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배경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정치·언론들'의 탓으로 돌렸다.

"힘과 미디어가 없어 '386'과 '노사모'가 박해받고 있다"

정청래, 허인회씨 등 386 정치인과 노사모 회원들이 2003년 12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기념하는 '리멤버(Remember) 1219'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정청래, 허인회씨 등 386 정치인과 노사모 회원들이 2003년 12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기념하는 '리멤버(Remember) 1219'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노 대통령 발언록과 그 자리에 참석한 노사모 일부 회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선거자금을 모금해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됐던 회원들을 중심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가 가진 미디어는 소총, 단발총 수준이지만 저들이 가진 미디어는 1분에 수천발식 쏴대는 다연발총에다가 실탄도 풍부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제가 386을 기용해 요직에서 일을 하게 하는데 폭탄 같은 비난을 받아야 되듯이, '노사모' 여러분을 만나서 청와대 녹지원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먹는 것이 어렵고 두려워서 아직도 못하고 있다"고 말해 대통령이 된 뒤에도 여전히 '약자'로서 정치·언론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큼을 시인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 후보 시절에 노사모에 밝힌 '청와대 삼겹살 파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기득권 세력과 정치언론들의 감시(포위) 탓으로 돌리는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감정이 복받친 듯 눈시울을 붉혀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조금 전에, 내가 386이 포위되어 있다고 했는데 노사모도 우리나라 언론들에 포위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포위에서 풀리는 날…. 내 임기 중에 여러분이 풀리면 좋겠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같이 만나는 것이 마치 무슨 큰 죄 지은 일인 것처럼 떠들어 대는 그것을 감당하고 밀어붙일 만한 힘이 생기고 저한테 조금 여유가 생기면 삼겹살을 이 안에서 먹기로 하고,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으면 제 고향에 넓은 마당을 만들어 놓겠습니다."

노 대통령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실현 등 노사모 회원들에게 약속한 참여정부의 성과를 소개한 이 자리에는 이상호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 등 60여 명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노사모 핵심 회원들을 초청해 비공개 오찬을 가진 사실은 알려졌으나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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