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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중급 이상의 영어회화 실력을 갖춘 스터디 회원을 모집합니다. 대기업 면접 준비를 위한 영어 집단 토론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 유명 취업 준비 카페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영어회화 스터디 회원을 모집하는 공고가 뜬다. 실제 면접에 앞서 영어 집단 토론을 연습하기 위해서다.

영어 말하기가 날로 중요해지면서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영어회화' '영어 스터디 모임'으로 검색되는 카페만 수백개씩 생겨났다.

과거에는 토익·토플·텝스 등 공인된 영어능력 평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 취업을 위한 영어는 문제없었지만 최근 기업들이 시험 점수와는 별개로 실제 영어로 말하는 능력을 요구하면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 위한 몸부림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의 이런 변화는 지원서에 적힌 수치화된 자료와 영어회화 능력의 상관관계가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제 토익과 학점은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말한다. 최근 우리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류 전형 결과 토익 만점 지원자 80명 중 절반인 40명만 통과했다. GS 칼텍스도 토익 만점(990점)을 받은 지원자 67명 중 16명만 서류 전형을 통과시켰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토익 점수는 900점이 넘어도 막상 외국 고객사와의 미팅에서는 한마디도 못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하다"며 "수치화된 점수와 영어 말하기 능력 간의 차이가 커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예 토익 성적 제한을 낮추거나 토익 성적표를 내지 않아도 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과 산업은행 등은 토익 성적 없이도 응시할 수 있지만 회화 능력은 엄격하게 평가한다. 수치화된 점수보다는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어 능력, 그것이 바로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영어인 셈이다.

대학들은 비상이 걸렸다. 영어 말하기를 생활화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지 않고서는 재학생들의 취업에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일부 대학들은 영어 기숙사와 영어 카페 등 대학 내 특정 지역을 영어 전용 공간, 이른바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신입생 전원이 1년 동안 의무적으로 영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초부터 기숙사(3400명 수용 규모) 건축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명지대는 한발 앞서 2003년부터 용인캠퍼스 기숙사 2개 층을 잉글리시 존으로 운영하고 있고, 숭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도 잉글리시 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외대·중앙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기숙사 외에 교내 카페 등을 잉글리시 존으로 정해 학생들이 외국인과 대화하거나 영어토론ㆍ영작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장소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영어 말하기 열풍은 학원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파고다학원의 한 관계자는 "2~3년 전만 하더라도 토익반이 가장 일찍 마감되었지만 지금은 원어민 영어 회화반 인기가 높다"며 "월말에 서둘러 신청하지 않으면 수강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어린이 영어회화 학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린이 영어 전문학원인 GnB학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들에게도 영어 수업이 실시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 이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
사진 노민규 기자 nomk@iwomantimes

"영어면접, 또랑또랑하게"

나의 영어면접 체험기
한순오 / 에이씨닐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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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 외국계 조사 전문 기업인 에이씨닐슨코리아(AC Nielsen Korea)에 입사했다. 외국계 회사인 만큼 다른 회사보다 강도 높은 영어 면접이 있어 준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막상 준비하려니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고민됐다. 고가의 학원비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혼자 연습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을 모아 영어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에서는 그 날의 핫 이슈를 영어로 토론하고, 한 사람씩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한 후 서로 평가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또 틈틈이 <비즈니스위크> <이코노미스트> 같은 경제지를 읽으며 면접에 나올 법한 질문에 대비하기도 했다. 이런 준비를 통해 남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훈련을 했고, 특히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며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에이씨닐슨은 3차례에 걸쳐 면접을 실시한다. 우선 첫 관문은 전화 영어 인터뷰. 면접관은 왜 회사에 지원했는지에 대해 영어로 물었다. 장황한 설명은 배제하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대답했다.

다음 면접은 토론과 발표 면접이다. 시사 이슈에 대해 지원자들이 그룹을 지어 토론을 하는 것과 회사 측에서 자료를 건네주면 그것을 토대로 15분간 발표하는 면접이 이어졌다.

가장 긴장되는 것은 면접관이 중간 중간에 해오는 영어 질문이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시장에 대한 조사 자료를 토대로 발표를 했는데 면접관의 질문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자신의 수학 실력에 대해 영어로 말해보세요." 잠시 당황했지만, 면접관이 왜 이 질문을 했을까를 떠올려봤다. 물론 영어 실력을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긴장되는 분위기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는지 보고 싶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차분함을 되찾았고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저는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엑셀을 담당할 정도로 수학 분야에 탁월함을 보였고 그 실력을 회사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며칠 후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었다.

영어 면접도 일반 면접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면접관들이 어떠한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지 감을 잡으면 되는 것이다. 면접 시간만큼은 면접관을 자신의 애인이라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우리는 애인의 속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 않는가!

적절한 순간에 딱 맞는 말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노력이 중요하다. 또 긍정적인 화법을 쓰기를 권유하고 싶다. 면접관들은 긍정적이고 패기에 넘치는, 밝은 이미지의 사람을 선호한다.

사실 면접관들은 면접 대상자가 어떤 내용을 말하는가보다는 어떻게 말하는가에 더 관심이 많다. 즉, 구직자의 전체적인 분위기, 말할 때의 자세와 표정, 눈빛에 집중하며 끊임없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캐내고자 하는 것이다.

영어 면접을 통해서도 자신의 논리가 분명한지, 갑작스런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설득할 수 있는가를 보고 싶어 한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이미 점수의 절반은 따놓은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자세, 표정, 분위기로 승부하면 된다.


유창한 '구사'보다 정확한 '논리'를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영어인재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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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시험 점수가 높은 사람보다는 영어로 조리 있게 말하는 인재를 원한다."

영어 면접을 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어학 능력이 아니다. 주로 보는 것은 유창한 '구사력'보다는 정확한 '논리력'이라는 것. 해외 수출입 업무를 주로 하는 삼성물산은 다른 계열사보다 강도높은 영어 면접을 실시한다.

이 회사의 인사팀 관계자는 "영어 토론 시에는 면접관들이 주로 시사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평상시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면서 "설득력과 논리력을 중요하게 따지기 때문에 단어나 표현 외에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덧붙인다.

LG전자는 영어 발표를 하도록 하는데 평가에서는 어학 능력과 함께 '논리력'이 채점 기준이 된다고 밝혔다. LG전자 인사팀 백이섭 대리는 "비논리적인 유창한 영어보다는 서툴지만 논리적인 영어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고 귀띔했다.

영어 문장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능력도 중요한 평가 기준. 포스코는 사내에 근무하는 외국인 강사와 1:1로 약 10분간 자유롭게 대화하는 회화 면접(oral test)을 실시한다. 자기소개, 여행 경험 등과 같은 자유로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면접관이 응시자의 실력을 평가한다. 포스코 홍보실 박승현 대리는 "면접관은 발음, 문법, 문장 등을 통해 응시자의 실력을 평가하므로 서툴더라도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는 영어의 정확성보다는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활용 능력'을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삼는다. 유니레버코리아는 서류 전형 시 어학 점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영어 프리토킹 면접을 본다.

소니코리아도 토익 점수 커트라인이 없고 영어 면접만 본다. 소니코리아 홍보실 김지아씨는 "외국계 회사는 업무가 영어로 이뤄지는 만큼 탁월한 영어 실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면서 "특히 편안한 대화 능력, 제스처 등도 꼼꼼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취업 정보 제공업체 커리어다음의 김기태 대표는 "기업들은 영어 면접을 통해 영어 능력뿐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창의력·발표력·논리력·표현력 등을 모두 평가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미선 기자 kms@iwomantimes.com

EBS‘잉글리시 카페' 진행자 문단열씨가 말하는 진짜영어

신명나고 유쾌한 수업 "할 수 있다"자신감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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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싶다고요? 그럼 영어를 '흥이 나는 것' '재미있는 것'으로 만드세요. 영어가 만만하고 재미있는 것이 되어야 '진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영어강사 문단열(40)씨가 진행하는 EBS '잉글리시 카페'가 최근 1천회를 맞았다. 쿵작쿵작 밴드 리듬에 맞춰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잉글리시 카페'는 누구나 재밌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영어 강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쇼와 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해 '교육방송은 수험생만 본다'는 선입견을 단방에 날려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요란하고 유치한 느낌마저 드는 쇼의 성격이 가미된 방송을 진행하는 이유는 부담스러운 영어 회화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영어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사람 70~80%는 영어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도 많고, 어학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죠. 어떻게든 영어랑 친해지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방송에서 추구하는 영어교육입니다."

그는 문자 위주의 영어가 아니라 말하기 영어에 치중한다. 방송에서 유난히 과장된 몸동작과 표정을 보여주는 것도 말하기 영어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문씨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영어 독해는 잘하면서 실제 의사소통은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소리(듣고 말하기)는 바로 반응이 나타나는 일차적인 현상이고 독해, 영작 등 문자로 표현되는 영어는 이차적인 현상으로 이를 담당하는 뇌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잉글리시 카페는 재미있는 리듬과 장난스런 몸동작으로 소리 영어와 문자 영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도록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나가는 영어강사'보다는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말하기 영어 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막 영어 회화를 시작하는 초급자라도 부담없이 영어 말하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편안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영어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용기를 잃게 만들 수도 있는 태도나 표정, 말은 절대 하지 않아요. 영어 낙오자가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제 꿈이거든요."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

문단열씨가 조언하는 영어회화 6가지 노하우

●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매일 20~30분씩 꾸준히 해야 효과적이다.
● 재미있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택하라.
●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한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참여해 서 툰 영어 솜씨로 문장을 익히고 응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잉글리시 카페’나 영어회화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매일 5분씩이라도 과거에 익혔던 유용한 표현들을 복습하라.
● 자만은 금물이다. 말문이 트였다 하더라도 꾸준한 반복학습으로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영어, 저절로 관심이 가는 영어. 이것이 바로 영어 회화에 능숙해진 사람들의 학습 비결이다.


학원 싫다면 끼리끼리 카페로

홍대·이대·강남일대 개설... 스터디후'다국적 뒤풀이'도 매력적

아이하우스 영어 카페 회원들이 스터디 모임 후 카페에서 뒤풀이를 하고 있다. 뒤풀이 시간은 외국인과의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생활영어를 익히는 데 효과적이다.
아이하우스 영어 카페 회원들이 스터디 모임 후 카페에서 뒤풀이를 하고 있다. 뒤풀이 시간은 외국인과의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생활영어를 익히는 데 효과적이다. ⓒ 우먼타임스
"Nice to meet you. Can you introduce yourself and we will skip the free talking time(환영합니다. 자기소개를 해주겠어요? 그 다음에 프리토킹으로 넘어갈게요.)"

이화여대 앞에 위치한 '아이하우스 영어카페'에 회원 등록을 한 멜라니(29·잡지사 기자)는 요즘 시간만 나면 영어 카페를 찾는다. 카페에 일주일 내내 각종 외국어 스터디 모임이 개설돼 있기 때문에 저녁 7시 30분 이전에만 도착하면 어떤 스터디 모임에든 참석할 수 있다.

그가 등록한 수업은 목요일 '직장인 영어반'과 토요일 '영국 영어반'. 스터디 진행은 요일별, 수준별로 다르지만 주로 회원들과 간단한 자기소개를 나눈 뒤 유용한 영어 표현, 영어듣기 문제 풀기, 프리토킹 타임 순서로 이뤄진다. 매주 새로운 회원들이 등록하지만 어색함은 없다.

멜라니가 참석하고 있는 스터디 모임은 중·고급 영어 회화반으로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부터 초등학교 교사, 은행원, 잡지사 기자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인다.

그는 "영어 회화 스터디는 2시간 가량 이어지는데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자료와 영상물로 구성된다'며 "정기적으로 개설된 스터디 모임이 있기 때문에 내 스케줄에 맞춰 원하는 모임에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이 영어 카페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영어 말하기 열풍이 거세지면서 영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영어 카페는 4~5년 전부터 홍대·이대·강남 일대에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간단한 음료를 나누면서 영어 말하기를 배울 수 있다.

가입비는 일일 기준으로 5천~6천원, 월 단위로는 4만~5만원이다. 멤버십 카드를 끊으면 한 달 내내 횟수에 상관없이 스터디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매번 새로운 회원이 가입한다는 점과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영어 회화학원과는 다른 점이다.

아이카페에서 외국인 대상 '한글사랑'을 지도하고 있는 마이크(26·대학생)는 “회원 등록을 한 회원들이 외국인을 포함, 총 1백여 명 된다"며 "상당수가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고 자유롭게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터디 모임은 오프라인 카페에서 이루어지지만 스터디 자료와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루나 이틀 전에 게재된다. 보통 영어 말하기에 자신 있는 회원이 그룹 리더를 맡아 자료를 준비하고, 함께 토론할 주제를 결정해 온다.

스터디 모임 후 갖는 뒤풀이도 영어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회원들에게는 매력적인 시간이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 카페를 찾은 외국인들이 뒤풀이 시간에 자주 합석하기 때문. 아이하우스의 경우 캐나다·중국·우즈베키스탄·미국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들이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영어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재은 기자 lje@iwoamtimes.com

토킹클럽 가이드

토킹 클럽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영어 카페를 이용해 영어회화 스터디에 가입하는 토킹 클럽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개별적으로 스터디 모임을 꾸리는 토킹 클럽이 있다. 후자의 경우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커뮤니티 운영자를 중심으로 모임이 비정규적으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영어 카페로는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이엔티 프렌즈(www.entfriends.com), 마이존(http://cafe.daum.net/sewn), 이대역 근처에 있는 아이하우스(http://i-ihouse.cyworld.com), 영어이야기 클럽(http:// cafe.daum.net) 등이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스터디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스터디 참석을 희망할 경우 그룹 리더나 운영자에게 사전에 출석 여부를 알려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토킹 클럽은 싸이월드, 다음, 네이버 등의 포털 사이트에 ‘영어회화’로 카페를 검색한 뒤 회원 가입을 하면 된다. 운영자에게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면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참여 방법을 알려준다.

취업보다 힘든‘스터디 가입’

"월·수·금 오전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영어회화 스터디 모임 멤버 모집합니다. 영어 토론, 영어 프레젠테이션, 영어 면접 등의 순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은 받지 않으며 토익 900 이상, 중급 이상의 영어회화 실력을 가진 분들에 한에서 신청 받습니다."
한 취업 준비 카페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어 스터디 모임의 회원 모집 공고 내용이다. 취업 준비생인 김유아(23)씨는 회원 신청 메일을 보낸 며칠 뒤 운영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자기소개가 충분하지 않으니 학력, 공인영어시험 점수, 취업 희망 기업 등을 자세히 기재한 자기소개서를 다시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수정한 자기소개서를 보냈고 운영자로부터 영어 전화 인터뷰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다. 몇 분간 전화 인터뷰를 했지만 김씨는 가입을 희망하는 스터디 모임 운영자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고, 현재 다른 모임을 알아보고 있다.
영어 스터디 모임을 비롯한 각종 토킹 클럽이 형성되면서 일명 ‘명문 클럽’에 가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명문 클럽이란 규모가 크고 신뢰도가 높은 커뮤니티 안에 따로 조직된 클럽으로 유학, 어학연수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모임을 말한다. 명문 클럽은 커뮤니티 회원들의 평가와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클럽 운영자들은 "영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해야 효과가 높기 때문에 까다롭게 회원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회원 선발 과정은 대기업 입사 시험을 방불케 할 정도다. 일부 스터디 모임의 경우 아예 자기소개서 양식을 만들어 지원자들에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양식은 이름, 성별, 나이, 학교, 공인영어시험 점수, 교환학생 및 연수 경험, 회화 실력 수준 등을 자세히 표기하도록 했다.
아이디 j.j.kim을 사용하는 한 운영자는 "영어회화 스터디 모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슷한 수준의, 성실한 회원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 수준이 맞지 않으면 중간에 그만두거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적당한 영어 스터디 모임을 찾고 있는 이지혜(25·가명)씨는 "명문 클럽의 회원 선발 기준이 워낙 까다롭다 보니, ‘스터디 모임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 어학연수 간다’는 말이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

전화·영자지·무선인터넷
"내가 있는 곳이 곧 어학원"

주위를 둘러보면 외국에 가지 않고도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일이나 공부에 쫓기는 사람들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회화 실력을 늘리고 있다.

▲전화영어
하루에 10분만 투자하라! 학원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바쁜 직장인들, 회화학원에 다니기는 아직 부담스러운 대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전화영어 강의. 하루 10분 정도 원어민과 대화하면서 영어 학습을 하는 전화영어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본인이 편한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수강료는 주 몇 회 강의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3만~10만원 정도. 전화영어가 뜨면서 SDA삼육외국어학원이나 YBM시사영어사(www.sisaphone.com) 같은 대형 학원들도 전화영어 강의를 개설했다. 전화영어 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은 캐나다 몬트리얼에 위치한 리얼잉글리시(www.realenglish.net), 피커폰(www.pickupphone.co.kr), KTH의 토크시티(www.talkcity.co.kr), 이클릭폰(www.eclickphone. com) 등이다.

▲휴대용 단말기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개인 휴대용 정보 단말기)를 통한 학습 방법이 뜨면서 PC 없이도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의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교육의 러닝(learning)을 합한 ‘U러닝’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U러닝’은 언제 어디서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영어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 영화나 시트콤을 자막 없이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영자신문을 화면으로 저장해 영문판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는 곳은 프리잉글리시(www.freeenglish), 프로 LC(www.prolc.co.kr), AP 뉴스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 데일리잉글리시(www.dailyenglish.com) 등이다.

▲영어 서적
비즈니스 관련 영어 서적이나 ‘타임즈’, ‘이코노미스트’ 등 잡지를 읽으면 영어 논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최근 직장에서 영어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영어로 말할 때도 논리력을 요하고 있다. 전문 서적들이 어렵다면 쉬운 문장으로 된 영문 소설을 읽는 것도 좋다.

채혜원 기자 chw@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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