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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이미경 편집국장, 사진 노민규 기자]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 여성 경제인들의 교류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11월 2일 일본 도쿄 경단련(經團連) 회관에서 열리는 '한중일 여성경제회의 2006'에서 이들은 경제-문화-여성을 코드로 강력하고 새로운 연대를 모색한다. '함께 배우고 아름답게 창조하자'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금융·무역·환경·여성인력 활용과 육성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교류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연대의 중심에 한국의 원로 여성 경제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80년대부터 국내 여성 경제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신수연(申受娟·65·블루스타에너지 대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명예회장이 이번에는 동아시아 3국 여성 경제인들의 힘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일본여성경제인연합회 창립 발기대회는 그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일본 측 관계자는 치켜세웠다.

"일본은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제인들만의 모임은 이제까지 없었습니다. 대개 상공회의소나 협동조합 산하 여성부회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이지요. 여성 경제인에 대한 정부 지원도 전무한 형편입니다."

신 회장이 일본 여성 경제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7월의 일이다. 일본 교토에서 중국과 일본의 여성 경제인들이 모여 경제회의를 하는데 한국 측 대표로 참가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초청 이유에 대해 신 회장은 "아마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약칭 여경협)에서 총무이사와 부회장을 각각 네 번씩 거치고 2대 회장을 지낸 경력을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77년 발족된 '여경협 역사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신 회장은 지난해 모임에 참석해 여경협을 꾸려온 경험과 1999년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통과된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을 소개했다.

"그 내용이 일본 여성 경제인들에게는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다음 달 대구에서 열린 APEC-WLN(여성지도자네트워크 회의)을 참관했고, 9월에는 회의 실행위원장인 가와구치 유리코 현 참의원 의원(전 외무장관·환경장관)이 저를 방문했습니다."

이어 12월에는 사무국 총간사를 맡고 있는 사이토 요코('덴츠' 프로젝트 제작국)씨가 한국을 방문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여성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이번 행사를 위해 한류스타 이영애의 축하 영상 메시지까지 받아냈다.

지난해 7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중일 여성경제회의에서 신수연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중일 여성경제회의에서 신수연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우먼타임스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탤런트 이영애씨의 인기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척 높다고 합니다. '일본여성경제인연합회가 창립되는 역사적인 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그의 인사말이 상당한 PR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 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10여 차례나 일본을 드나들었다. 그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중국 여성 경제인들도 지난 8월 조직 결성과 운영에 대해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신 회장은 말했다.

"중국은 여성의 지위가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높은 편이지요. 하지만 아직 자유스러운 NGO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근래 들어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여성 경제인들의 의식도 이전과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부녀연합이라는 전국 단위의 관 주도 여성단체가 있고, 그 산하에 중국여성기업가협회가 조직돼 있다.

그녀가 걸어온 길

·국립 순천사범학교 본과 졸업(1963)
·국립 중앙박물관대학교 졸업(1981)
·미국 하와이주립대학 행정학 수료(1989)
·동국실크상사 대표(1976)
·한일합섬 신세계 총판 대표(1977)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원(1978~)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부회장(1991~)
·블루스타에너지 대표이사 사장(1994~)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1995)
·세계여성기업인연맹 부총재(1995)
·한국여성기금재단 창립발기인 경제계 대표(2000)
·한국여성경제인협회 2대 회장(2000~2001)
·대한민국 대외경제통상대사(2003)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명예회장(2002~)
"여성 경제인들은 아직도 남성들에 비하면 힘이 미약합니다. 복잡한 정치-국제 관계를 떠나서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 도운다면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신 회장은 국내 여성 경제인 22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측에서는 약 150명, 중국에서 2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중일 여성경제회의'는 일본에서 세계화상대회가 열리는 2007년 다시 일본에서 모임을 가진 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등 연례행사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본 사무국 총간사 사이토씨는 "신 회장을 통해 전국적인 조직을 만드는 법, 국제회의 진행하는 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일본에도 요즘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 IT, 유통, 화장품업을 중심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여성 경제인 단체의 등장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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