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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아베 정권은 페미니즘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사진) 도쿄대 사회학과 교수가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지난 10월 25일 한국여성개발원이 주최한 '해외 여성학자들과의 만남'에 초청된 우에노 교수는 이날 "일본의 젊은 여성 65%가 아베 총리를 지지하고 있지만, 그는 총리가 되기 전부터 ‘젠더 프리(Gender Free·양성 평등)' 용어를 저지하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반 성평등 정책을 펼쳤던 인물"이라고 일갈했다.

아베 총리는 2004년 ‘과도한 성교육 및 젠더 프리 교육 저지’라는 자민당의 프로젝트 팀장을 맡아 양성평등 교육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왔다는 것.

젠더 프리란 타고난 성별에 의해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강요받지 않고, 성별로 인한 차별에서 자유로울 것을 의미하는 일본식 조어다. 90년대 중반 '젠더'라는 개념이 일본 사회에서 등장하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8월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젠더 프리라는 용어는 남녀 성 차이까지 부정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젠더 프리논쟁이 들끓었다.

우에노 교수는 지난해 "젠더 프리라는 용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강연을 취소당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후쿠이 현 여성센터 도서관에 있던 책 153권이 가족·저출산·섹슈얼리티·이혼·한부모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폐기됐다.

우에노 교수는 "보수주의자들은 페미니즘 때문에 저출산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일본이 강한 국가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우에노 교수는 이어 "지금은 한국 정부가 여성정책에 대해 우호적이지만, 언제 이 ‘허니문’이 끝날지 알 수 없다"며 "일본의 경험을 거울삼아 지금부터라도 여성주의에 대한 공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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