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갈수록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 재래시장 등이 활성화 차원에서 많은 예산 등을 들여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갈수록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 재래시장 등이 활성화 차원에서 많은 예산 등을 들여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 장희용

대형할인점을 찾는 분들도 정서적으로는 인심 넉넉한 재래시장을 가고는 싶지만, 솔직히 불편한 점도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생선가게 앞을 지날 때는 바닥에 흥건한 물이 옷에 튀지 않을까 조심해야 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좁은 길을 우산을 쓰고 걷는 것도 여간 고생스럽지 않았습니다. 좁은 길로 드나드는 자전거며 오토바이를 피하는 일도 다소 신경 쓰이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다보니 차츰 냉난방 시설 잘 되어 있고, 깔끔하고 잘 정리된 대형마트를 찾게 되었고, 그만큼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은 더욱 뜸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의 각종 지원과 전국의 많은 재래시장, 해당 지역 지자체가 재래시장을 살리기 차원의 많은 사업들을 하는데요, 솔직히 그 실효성을 검토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선 축제입니다. 해당 지자체와 재래시장이 공동으로 축제를 많이 하는데요, 물론 좋은 점도 많지만 솔직히 비판적으로 말한다면 지자체의 지원이라는 것이 예산 지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축제 현장에 가보면 연예인 초청과 시민 노래자랑 등이 주를 이룹니다. 시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먹을거리와 구경거리만 존재합니다. 정말로 지역의 특색과 해당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린 축제를 통해 널리 알리려고 하는 것인지 고심한 흔적을 별로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말로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또한 축제를 하면서 세일을 한다고 해 놓고 같은 물건에 대해 각각의 상인들마다 값이 다르고, 양도 다르고, 파는 농산물 중에 중국산도 많았고, 그러니 축제를 통해 재래시장을 찾는 분들은 솔직히 마음 한켠에 ‘축제를 마련해 놓고 더 많이 팔려는 것 아냐?’ 하는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재래시장 살리기의 전형적인 정부 사업은 '재래시장의 현대화'입니다. 그런데 해당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리려는 고민보다는 무조건 외형 건물만 현대식으로 하다 보니 오히려 재래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멋을 훼손, 역효과가 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재래시장 살리기의 전형적인 정부 사업은 '재래시장의 현대화'입니다. 그런데 해당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리려는 고민보다는 무조건 외형 건물만 현대식으로 하다 보니 오히려 재래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멋을 훼손, 역효과가 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장희용
두 번째로는 재래시장 살리기 차원에서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 외관을 바꾸는 등 일련의 사업을 추진하지만 제 생각에는 역시 역효과가 더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를 보면 현대적으로 재단장한 재래시장의 경우 오히려 재래시장만이 갖는 독특한 풍경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거부감을 갖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형할인마트를 흉내내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역시 정부나 지자체가 현대화 사업이라며 예산만 들였을 뿐, 재래시장의 제 멋을 살리려는 고심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상인들 똘똘 뭉쳐 경쟁력 높이는 한 재래시장, 조심스런 성공 예감

제가 사는 이곳 전북 군산에도 재래시장이 8군데 정도 있습니다. 모두 다 수십 년 이상된 이름 있는 시장들입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이곳 재래시장들도 참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모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서 급속히 상권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또한 중간 정도 크기의 할인점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부터 재래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시장들 마다 제각기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명산시장이라는 아주 조그만 재래시장인데요,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그럭저럭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 오던 곳이었습니다.

상품권과 카드결제 시행, 건물 현대화 등도 좋지만 재래시장을 살리려면 '상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똘똘 뭉친 의지 하나만으로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선 명산시장.
상품권과 카드결제 시행, 건물 현대화 등도 좋지만 재래시장을 살리려면 '상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똘똘 뭉친 의지 하나만으로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선 명산시장. ⓒ 장희용

그런데 최근 이곳이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축제도 하고, 상품권도 도입했고, 카드결제도 실시하고, 시장도 깔끔하게 새 단장하고. 뭐, 여기까지는 여타 다른 시장들이 해왔던 것들과 비슷하니 특별한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인 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느니, 바로 시장 내 상인들입니다. 다른 재래시장의 경우처럼 지자체의 지원 등에 의존하던 재래시장 살리기가 아니라 ‘우리의 시장을 지키고 살리는 것은 바로 우리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상인들이 똘똘 뭉쳤다는 겁니다.

매일 아침이면 상인들이 함께 시장 주변을 청소하고, 매주 한 번씩 친절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 신선한 농수산물을 위해 상가번영회가 직접 유통 단계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것이 경쟁력하고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재래시장 살리기의 가장 중요하고도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군산 명산시장 상인회 복태만 회장도 “재래시장을 찾아달라고 인정에 호소하던 시대는 갔다”면서 “우선 표면적으로는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 보수공사를 통해 깔끔한 시장을 만들고, 주차장 등 고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갖추는 것은 물론, 물론 대형할인마트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복 회장은 “이같은 것은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극대화해 진정으로 재래시장을 살리는 길은 재래시장 상인들의 마음가짐에 있다”고 강조하더군요.

복 회장은 “아직은 상인들의 변화된 모습이 곧바로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오는 분들마다 ‘참 좋네요’라는 소리를 자주 한다”면서 “상인들의 똘똘 뭉친 마음이 결실을 맺을 것 같다”며 조심스런 성공예감을 털어 놓았습니다.

인심에 호소하고 현대식 건물로의 변신 등으로 시장의 활로를 꾀하던 재래시장,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던 재래시장, 똘똘 뭉친 명산시장 상인들의 재래시장 살리기 정신이 과연 멀어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인심에 호소하고 현대식 건물로의 변신 등으로 시장의 활로를 꾀하던 재래시장,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던 재래시장, 똘똘 뭉친 명산시장 상인들의 재래시장 살리기 정신이 과연 멀어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 장희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세상, 누군가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오지 않을 세상입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아주 작고도 작은 힘이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땀을 흘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