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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 경장연은 '수원 장애아동 화재참사 경기도 책임방관 규탄 및 활동보조 생활시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0일 오전 11시, 경장연은 '수원 장애아동 화재참사 경기도 책임방관 규탄 및 활동보조 생활시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윤보라
10일 오전 11시, 경장연 소속회원 30여명은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수원 장애아동 화재참사 경기도 책임방관 규탄 및 활동보조 생활시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릴레이 철창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경장연은 지난 9월 7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에서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중증장애인의 권리로 인정 ▲필요로 하는 모든 장애인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2007년 예산 확보와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재원 마련 ▲중증장애인 요양시설 확충계획 전면 철회 등을 요구했으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현재까지 노숙농성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기도는 “경장연이 요구한 중증장애인 3만6천여명에 대해 필요한 만큼 활동보조인을 파견할 시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어 경기도의 재정형편상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장애인단체들이 과다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활동보조인서비스 예산확보와 관련해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장연은 34일째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장연은 34일째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윤보라
한편, 지난 3일 오전 7시 10분경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 발달장애아동(6·남)이 화재로 인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택시운전을 하는 아버지와 생계비를 위해 아침부터 파지를 모으러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목조건물이었던 집이 불길에 휩싸여 발달장애아동과 누나(9)가 사망한 것이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사건 당일 아버지는 새벽 3시에 출근했고 어머니는 오전 7시쯤 파지를 고물상에 팔기 위해 외출했으며,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염려한 어머니가 문을 잠그는 바람에 두 남매가 대피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사망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장연은 “생계활동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가족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을 보살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만약 활동보조인이 아동에게 있었다면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장연은 “경기도가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요구에 예산타령만 늘어놓고 있을 때 이렇게 사각지대에 놓여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은 자기 삶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며 “이에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을 기만하고 활동보조인 없이 죽은 장애아동의 화재 참사 책임을 방관하는 경기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철창 1인 시위 퍼포먼스 및 장애아동 추모식 진행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병태 경장연 상임대표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장애아동이 태어날 경우 그 가정은 생계를 위해 아이를 집 안에 가둬놓고 키우거나 또는 시설에 보내야 하는 두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된다”며 “달장애아동에게 활동보조인만 있었어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왼쪽부터 김병태 상임대표, 김양근 대표, 한도숙 상임대표
왼쪽부터 김병태 상임대표, 김양근 대표, 한도숙 상임대표 ⓒ 윤보라
이어 김 대표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 가족의 문제로만 방치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우리는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권리를 보장받고 살아가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김문수 도지사는 사회에서 소외되어 피눈물을 흘리고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인권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근 시흥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표는 “지하철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장애인과 추운겨울 보일러가 터져 방안에서 동사한 장애인, 그리고 이번에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장애아동들에게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이러한 참사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예산을 핑계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 경기도는 반드시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공소규 활동가가 철창 1인시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공소규 활동가가 철창 1인시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윤보라
한도숙 경기민중연대 상임대표는 “모든 인간은 하늘로부터 받은 인권이 있고 헌법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장애를 이유로 목숨이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 영어마을에 투입되는 1000억원이라는 예산의 4분의 1이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며 “경기도가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도화하지 않는 것은 예산부족이 아닌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기도는 장애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경장연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철창 1인 시위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지난 3일 사망한 발달장애아동의 추모식도 진행했다.

철창 1인시위 퍼포먼스를 벌인 공소규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억울한데, 사회의 무관심으로 불에 타 죽기까지 하다니... 대체 대한민국은 어떠한 나라이기에 이렇게 장애인들의 목숨을 한낱 파리 목숨으로 여긴단 말이냐”라며 “과연 우리 장애인들이 얼마나 죽어야 이 나라가 바뀐단 말입니까?”라고 토로했다.

공 활동가는 “지금 이곳에서 하는 철창 시위는 우리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회에 보여주어 이 사회가 조금이나마 변화하고 장애인들이 이 땅에서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이 나라가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장연은 이날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가 끝난 뒤, 한도숙 경기민중연대 상임대표를 시작으로 릴레이 철창 1인시위에 돌입했으며, 오는 12일에는 수원역 앞에서 활동보조 생활시간 보장을 위한 전국총력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장연은 지난 3일 사망한 발달장애아동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경장연은 지난 3일 사망한 발달장애아동 추모식을 진행했다. ⓒ 윤보라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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