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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에 토끼 아닌, 사람맞죠?
보름달에 토끼 아닌, 사람맞죠? ⓒ 배상용
서울 청계천에 다녀왔다. 서울 야경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날 내 눈에 비친 청계천의 야경은 '열정'과 '창조'의 짧은 두 단어로 함축되고 있었다.

내가 알던 서울은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숲이었고 아침에 깨끗하게 다림질해서 입고 나간 하얀색 와이셔츠를 다음날 다시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매연에 찌든 곳이었다.

그런 서울의 밤거리를, 청계천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다슬기 모양의 조명탑을 보기 위해 애써 찾아갔다.

조형물안에 손짓하고 계신분이 스프링을 설계하신분이랍니다
조형물안에 손짓하고 계신분이 스프링을 설계하신분이랍니다 ⓒ 배상용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리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빌딩숲. 애써 노력해 볼거리를 만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고마는 그저 그런 대도시. 그 삭막함 속에 사람들이 발을 담글 수 있는 하천을 만들고 다리며 분수대, 물속에는 형형색색 조명을 넣어 시민들의 눈을 끌게 만들었다. 낮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두 얼굴을 가진 도시라고나 할까?

빡빡한 일정만 아니라면 청계천 물속에 발을 담그고 맥주라도 한잔 들이키고 잠깐만이라도 아름다운 조명을 즐겼으면 좋으련만, 그저 짧은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다슬기 조형물' 아래쪽 둥근 부분이 마치 추석 보름달같이 보인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분수대와 스프링, 이 아름다운 모습에 할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분수대와 스프링, 이 아름다운 모습에 할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 배상용
"이야, 이거 정말 보름달 사진 찍었다고 해도 믿겠는 걸. 토끼 아닌, 사람이 있다고 말야..."

조형물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가만히 보니 외국인 같이 보인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이런저런 대화가 한참 이어진다.

마침 옆에 서 있는 사람도 조형물을 둘러보는 사람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 같아 슬쩍 말을 걸어본다.

"저기 조형물 안에서 뭐하는 겁니까?"
"아 예, 저분이 이번 청계천 다슬기 조형물을 설계하신 분인데 제대로 설치가 된 것인지 마지막 점검을 하는 것이랍니다."

청계천을 끼고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만 합니다
청계천을 끼고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만 합니다 ⓒ 배상용
"청계천의 상징조형물은 다슬기 모양으로 제작되었으며 제작명은 스프링(spring)으로 정했습니다. 재질은 알루미늄이고 높이는 20m, 총20톤의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제작비용은 34억여원, 제작비용 전액을 KT에서 지원했습니다. 아마 청계천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게 될겁니다. 멋있죠?"

"예..."

마치 별나라에 온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별나라에 온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배상용
높이20m, 20톤의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높이20m, 20톤의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 배상용
멋진 정책지도자가 잘사는 고장을 만들 듯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서울 청계천 다슬기 모양 건축물의 '보름달'처럼 환한, 주민을 위한 정책이 펼쳐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 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 의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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