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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서울 서대문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앞 잔디밭에서 정계개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일 낮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서울 서대문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앞 잔디밭에서 정계개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금 추진하는 정계개편은 지역구도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기치로 대통령까지 된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인정할 수 있겠나?
"우리는 지금 너무 급하다. 정권도 의원직도 잃게 생겼다. 노 대통령은 냉정한 현실주의자기 때문에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인정할 것이다."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은 2일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평소 친하게 지내는' 범여권의 전·현직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끝낸 뒤 '솔직하게' 말했다.

정 고문은 "지금은 뭔가를 도모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 방법은 신당 창당을 통한 대통합이라는 게 내 소신"이라고 재확인하면서, 통합참여세력으로 "열린우리당, 민주당, 고건 전 총리세력, 국민중심당 일부, 국가경영능력을 보여준 CEO 그룹 등이 함께 해야 한다"고 꼽았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 이상 등 구체적인 이름도 거명했다. "고건, 정동영, 김근태, 강금실 그리고 뜻을 접었다고 하는데 나는 정운찬도 욕심나는데 설득해 볼 생각"이라며 "CEO중에는 문국현 사장처럼 이미지도 좋고 성과도 낸 사람 10여명, 전체적으로 20여명 정도 데려오고, 이렇게 해서 오픈프라이머리 통해 전국적으로 장이 서면 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우리당에 남는다 해도 큰 변수 아니다"

정 고문은 '노 대통령 신당참여 배제론'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 임기 이후의 얘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의 변수는 아니"라며 "노 대통령이 돕는다고 해도 큰 도움이 안 되고, 반대한다 해도 별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는 이유기 상태"라고도 표현했다.

'노 대통령 배제문제'를 놓고, 언론을 통해 정 고문과 설전을 벌였던 문 전 의장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그런 얘기 안 한다고 해서 왔다"며 손을 내저었다. 정 고문은 문 전 의장에 대해 "며칠 전에 전화가 왔는데 큰 뜻에서 차이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2일 낮 서울 서대문구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앞 잔디밭을 걷고 있다.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2일 낮 서울 서대문구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앞 잔디밭을 걷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결국 예전의 동서구도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지역주의 종식시키겠다고 나선 당이 성과가 있었나.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은 도랑도 못 치웠고, 가재도 못 잡았다."

- 노 대통령과 이에 대해 대화해 본 적이 있나.
"최근에는 얘기한 바 없다. 내가 노 대통령을 제일 잘 아는 사람 중의 하나다. 노 대통령은 대단한 실용주의자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설득만 하면 바로 바꿀 수 있다. 분양원가 공개도 입장 바꿨다고 비판받기도 하던데, 노 대통령이 실용주의자기 때문에 그렇게 입장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장관중에 노 대통령과 생각이 거의 같은 아무개 장관을 만났더니, '한나라당에게 정권 내주느니 통합이 맞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 아무개 장관이 맞냐고 했다."

- 만약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남는다고 하면.
"그렇게 돼도 큰 변수가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전 두 분 대통령이 다 탈당했다. 보기 흉하다. 노 대통령이 탈당 안 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뭔가에 대해 정치하는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고민해온 것이다. 탈당 안 하게 하고 데려가는 게 중요하니까, (그때가 되면) 전직 대통령 위치로 봐서 어떻게 예우할 것인가 이런 문제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국정에만 전념해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 노 대통령은 (MBC 100분토론)에서 신당추진에 대해 '선거용 정당은 안 된다'고 했는데.
"일반론이라고 본다."

- 한화갑 대표도 '헤쳐모여식 신당'을 얘기하고 있는데.
"한 대표와는 길게 대화는 못했는데, 비슷한 얘기하고 있다. 김원기 전 의장, 이부영 전 의장 등도 크게 의견같이 하고 있다. 재선, 3선 의원들 전화 많이 왔다.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당 대표도 해봤고, 대통령 욕심없는 나 같은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 한 대표가 분당세력과는 함께 못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열린우리당이 다 분당주도자들인데…, 뭐 빼고 뭐 빼면 대통합이 되나. 정동영 전 의장이 귀국하면서 좋은 얘기했더라. 이념적 정향이 지금보다 오른쪽으로, 가운데로 와야 포용력이 넓어진다. 그런 면에서 정동영과 생각 비슷한 것 같다."

다른 참석자들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던 유재건 열린우리당 전 의장,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문희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다른 참석자들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던 유재건 열린우리당 전 의장,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문희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달 말 다시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에 객원 연구원으로 '미국 지한파의 북한관, 남한관, 통일관'에 대한 정리작업을 하다, 지난 달 13일 일시귀국해, '노 대통령 배제 대통합신당론'을 주장하고 나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정 고문은 "(이달 말에) 국정감사 끝나고 나면, 이(대통합)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자신도 이달 말이나 내주초쯤 다시 귀국해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5선의 정 고문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선거 대책위원장을 맡아, 맹활약하면서 '1등 공신'으로 꼽혔다. 노 대통령은 사석에서는 그를 '형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정 고문을 대신해 2004년 총선에 나섰던 아들 호준씨는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입조심 청와대, '난감하고 불쾌한' 분위기

이런 정 고문이 적극적으로 '노 대통령 배제 통합신당론'을 내세우고 나오는 것에 대해, 청와대는 극력 입조심을 하고 있지만, 난감하고 불쾌한 분위기다. 정 고문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이 '총대를 메야 한다'는 자세다. 그래야 반발을 최소화시킬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서대문구 봉원동에 있는 '정일형·이태영 박사 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모임은 언론에 '열린우리당 전·현직 의장 모임'이라고 소개된 것과는 달리 김원기·문희상·유재건 전 의장과 유인태 의원, 전·현직 국회부의장인 김덕규·이용희 의원, 정동채·이석현·이미경 의원과 신상우·조홍규·조순승 전 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초청 대상이었던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이부영·신기남 전 의장 등은 불참했다. 정 고문은 "현직 장관도 몇 분 연락을 했는데, 기자들이 와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것 같아 중간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 고문이 내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식사나 같이 하자고 해서 왔다"며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식사 전에 잠시 거실을 기자들에게 개방했으며, 식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돌아간 뒤, 다시 기자들의 요청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2일 낮 서울 서대문구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에서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문희상 의원, 유재건 의원, 이용희 국회 부의장, 신상우 KBO 총재, 김덕규 의원, 조순승 전 의원, 이미경 의원 등 여권인사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2일 낮 서울 서대문구 정일형·이태형 박사 기념관에서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문희상 의원, 유재건 의원, 이용희 국회 부의장, 신상우 KBO 총재, 김덕규 의원, 조순승 전 의원, 이미경 의원 등 여권인사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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