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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월 천수만 간척지에서 먹이사냥을 하는 황새(서산시조류보호협회)
지난6월 천수만 간척지에서 먹이사냥을 하는 황새(서산시조류보호협회)
겨울철새인 황새(천연기념물199호)가 제때 돌아가지 못한 채 천수만에 남아 여름나기를 하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했지만 텃새로 변해 이 지역에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에 부풀게도 했다.

20일 황새가 어떻게 여름을 보냈는지 궁금해 ‘천수만 철새 지킴이인 김신환(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원장과 서산시조류보호협회(회장 조정장)에 물으니 뜻밖에도 이미 떠나고 없다는 게다. 그것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6월말쯤 떠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6월말 황새가 마지막 모습을 보인 이후 최근까지 천수만 전지역에 대해 추적을 했으나 더 이상 관측되지 않아 6월말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또한 낙오됐던 황새는 한 마리가 아닌 2-3 마리였다고 뒤늦게 밝혔다. 서산시 조류보호협회는 황새가 처음 발견됐을 당시부터 6월10일께 까지 황새를 관측하면서 찍은 50여장의 사진을 서울대 부설 한국야생동물유전자은행에 보내 정밀 판독을 한 결과 ‘부리와 깃털 생김새가 각기 다른 2 - 3마리로 판명이 났다는 게다.

이 협회의 이기학(49)씨는“망원관측과 사진촬영을 계속해 나가면서 깃털 등이 달라 2마리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회원들과 상의 결과 정밀판독을 의뢰하게 됐던 것이다”고 밝혔다.

둥지를 틀으려는 듯 짚풀을 물어나르던 황새(서산시조류보호협회)
둥지를 틀으려는 듯 짚풀을 물어나르던 황새(서산시조류보호협회)
서산시 조류협회 등이 최근까지 사실을 숨겨온 것은 ‘여름나기황새가 1마리 이상으로 알려질 경우’ 각 언론사의 취재표적이 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우려 때문이었다.

지난 6월말 간월호 모래톱에서 왜가리와 백로가 노는 틈에 섞여있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는 늙고 병든 황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최악의 상황인 죽음을 맞았을까, 아니면 벼논 속에 숨어 버렸을까.

이 같은 가정에 대해 철수만 철새 지킴이인 김신환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의장과 서산시조류보호협회는 한결같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단호하게 부정했다.

만약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경우 한 마리도 아닌 2-3 마리가 하루아침에 보이지 않을 수가 없는데다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회원들이 평소 황새의 이동경로를 따라 순찰을 도는데 발견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황새들은 5월 발견된 이후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6월말까지 거의 날마다 경로를 추적해 관측한 결과 6월 들어서는 그간 왕성한 먹이사냥으로 기력을 회복해 상당히 먼 거리까지 날아갔다 돌아오는 등 빠른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보아 갑작스런 사태발생은 희박하다는 게다. 또한 논에 숨어들었다는 것도 6월말 정도에는 벼의 키가 40cm 정도인데 비해 황새는 110cm으로 금새 모습이 드러난다.

김신환 원장은“이 황새들이 서산시에서 철새들을 위해 조성한 4만7000여평의 친환경 논에서 서식하는 미꾸라지, 송사리, 개구리, 수서곤충 등을 마음껏 잡아먹고 기력을 회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지난16일 전남 무안지역에서 황새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천수만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황새가 잔류된 사례가 없어 천수만에서 여름을 나던 황새 중 한 마리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천수만 황새가 날아갔을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철원의 비무장지대와 강화의 저어새 서식지 등으로 보고 있지만 번식지인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으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 천수만지역은 가는 새, 오는 새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여름철새는 떠나기 시작했고 이달하순께부터 오리류를 시작으로 겨울철새들이 날아들기 시작한다. 천수만에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황새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4년12월말께 관측된 5마리이고 해마다 평균 3마리 이상이 찾아온다.

오는 10월27일부터 열리는 ‘2006천수만 세계 철새 기행전’을 준비하고 있는 준비위원회의 맹정호 간사는 “초여름까지 천수만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기력을 회복해 날아간 황새들이 이번 철새 기행전을 위해서라도 틀림없이 다시 날아올 것으로 확신하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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