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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두의 드리블을 보고 맨유 경기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호나우두의 드리블을 보고 맨유 경기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 양중모
어쨌든 재빨리 TV를 켰습니다. 한참을 채널을 돌린 끝에 축구 중계방송을 하는 채널을 찾아냈습니다. 한자 발음이 맨유와 비슷한 것으로 보아 맨유의 경기인 듯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난 시즌 자주 보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몸놀림을 보면서 맨유 경기가 확실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문자중계면에서 확인한 것처럼 박지성 선수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선발 출장했다면 저는 무척 억울했을 것입니다.

저는 박지성 선수의 출전을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의 묘기를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역시 박지성 선수가 없는 경기는 적어도 제게는 밋밋했습니다. 공격 자원이 풍부해진 맨유이기에 오늘은 박지성 선수 얼굴을 보기 힘들겠다고 생각한 순간 화면 가득히 박지성 선수의 얼굴이 잡힙니다. 저도 모르게 '아싸'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중국에 있다고 생각하니 박지성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게 무척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2002 월드컵 4강에 대해 중국 친구들 가운데 '실력이 아니다'는 식으로 말하는 친구들이 여전히 있기에 더욱 그러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날 경기에서 중국인 해설자들이 박지성 선수를 칭찬하는 말을 하기를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릅니다. 박지성 선수가 교체 투입될 때 약간 부러워하는 듯한 어조를 느끼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공격포인트를 올려 중국인 해설자들이 흥분하기를 바랐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제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보다 치열해진 주전 경쟁과 강행군으로 인한 체력 저하 탓인지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지난 경기에서 지적 받은 것처럼 그리 훌륭한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진기를 20분내내 들고 있었지만 결국 찍은 건 뒷모습뿐입니다.
사진기를 20분내내 들고 있었지만 결국 찍은 건 뒷모습뿐입니다. ⓒ 양중모
그러나 박지성 선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외국에서 경쟁자들과는 물론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할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박지성 선수와 분야는 다르지만 외국 어느 곳에 있든가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를 외국인의 눈에 다르게 보이게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멀리 중국에 있는 제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처럼 제가 어느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될 것을 믿습니다.

박지성 선수! 있는 힘껏 한 발 더 뛸 때마다 저도 열심히 더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멋진 모습 보여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 외국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명문팀에서 뛰는 것을 보니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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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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