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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수업에서는 필자가 직접 작곡한 노래를 가지고 한국어를 공부한다.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가나다라',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 사람이에요?' 등등 40여곡의 노래로 한국어를 공부한다.
그렇게 노래를 이용해서 한국어를 배운 필자의 학생들은 일주일에 2~3시간씩 10주의 한 학기가 지나면 웬만큼 간단한 말은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고, 읽는 것은 거침없이 소리 내서 읽을 수 있고 일기 한 페이지 정도는 거뜬히 써 낸다.
사실, 필자도 영어를 비롯하여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등 외국어를 공부해 봤지만 이렇게 단시간 내에 웬만큼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는 못 했다.
물론, 언어의 특성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교사의 역량과 교수법에 따라서 한국어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
다음은 버클리 지역 한국어 교실 학생 중의 한 사람인 전기명씨의 저널이다. 전기명씨는 중국 사람으로 본교를 찾기 전에는 '안녕하세요?'도 모르고 한글도 모르던 사람이다. 일주일에 2시간씩 6주 수업을 마치고 쓴 글이 다음 사진에 나온 일기다.
물론, 맞춤법이나 문법적인 오류가 있기도 하지만, 이 정도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12시간의 수업 후에 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어가 결코 어려운 언어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 사람은 중국 사람이니 같은 동양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 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 정도는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필자의 수업에서는 첫 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 일기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물론, 처음에는 모든 것이 영어로 쓰이고 몇 개의 단어만 한국어로 쓰인 있는 일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주 한 주가 지나면서 점점 늘어나는 한국어를 볼 수 있고 학기가 끝날 때쯤이 되면 거의 대부분이 한국어 문장으로 쓰인 일기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이 때가 되면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들이나 모두 자부심을 갖게 된다.
이제 곧 여름 학기가 끝나간다. 여름 학기 마지막 행사로 함께 한국 음식을 한 가지씩 해 오고 그동안 배운 한국어로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처음 학교를 찾을 때에는 '가나다라'도 모르던 학생들이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고 발표를 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이유든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덧붙이는 글 | '버클리 지역 한국어교실-2'에 이어 쓴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