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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중국 과연 어떻게 될까?
10년 후 중국 과연 어떻게 될까? ⓒ 양중모
이런 궁금증을 가진 이들에게 적합한 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korta 박한진 차장이 쓴 <10년 후, 중국>이다. 물론 이 책이 10년 후 중국의 모습을 완벽하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거 중국과 현재 중국 모습을 제대로 직시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기관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곳이니 만큼 저자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도 그렇다고 또 지나치게 비관적이지도 않다. 과거 중국과 현재 중국을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미래가 긍정적인 이유

중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그렇게 보는 이유는 책 속 저자의 말을 그대로 빌려오는 것이 더 좋겠다.

'연평균 8~9%의 높은 성장률, 가만히 앉아있어도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인 직접투자, 천지개벽하듯 발전한 상하이, 아시아 금융위기와 사스같은 초대형 악재도 견뎌내는 내성, 속도조절이 필요할 정도로 뜨거운 경제 등은 중국의 성공 신화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스테디 셀러다.'

게다가 저자는 이에 덧붙여 중국이 갖고 있는 강력한 국가 경쟁력 하나를 더 들었다. 그건 바로 국가 발전 계획의 일관성이다. 저자는 현재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밑그림을 완성한 것은 덩샤오핑이라고 말하고 있다. 덩샤오핑은 생전에 3단계 국가 발전론을 제시했는데 '원바오- 샤오캉- 따통'이다.

첫 단계인 원바오는 1979년에서 1999년에 이르는 20년간으로 일단 춥고 배고픈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다. 구체적으로 일인당 국내 총생산 800~1000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놀랍게도 1999년 800달러를 기록했고 2003년에는 1000달러를 넘어섰다.

샤오캉은 2000년부터 2020년까지로 1인당 GDP 3000달러 달성이 목표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따통은 복지국가 건설이다. 덩샤오핑은 따통은 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완료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몇 십 년 후를 내다보는 지도자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저자는 그보다도 한 사람이 세운 계획을 정권이 바뀌어도 끊임없이 지켜가는 일관성이 중국의 강력한 국가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미래가 부정적인 이유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놀랍다. 그러나 저자는 그 속에서 발생한 부작용 등을 거론하며 막연한 낙관론을 경계한다. 중국이 놀라운 발전 속도를 기록한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있었다.

덩샤오핑이 또 하나 주장한 것이 바로 '선부론'인데 먼저 부자가 된 이들이 앞에 나서서 뒤쳐져 있는 이들을 이끌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 있는 만큼 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결국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사회적 갈등이 누적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어가기 힘든 일이다. 즉 양적으로 덩샤오핑이 바란 것처럼 성장을 거듭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는 불행의 씨앗도 같이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중국의 놀라울 만큼의 양적 성장이 과연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주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중국의 성장을 경탄의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 저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상품 중 많은 것들이 공급 과잉 상태를 이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쉽게 말해 13억 인구가 곧 13억개의 소비를 뜻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때로는 중국에서 지나치게 많은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10년 후 중국,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그렇다면 대체 중국의 미래는 밝다는 것일까? 어둡다는 것일까? 저자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바라보지 않기를 권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중국의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한정된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서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우쳐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도 아닌 중국의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급변하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저자는 기업과 개인별로 나누어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라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나열해놓았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더 눈에 띄는 것은 경고에 가까운 저자의 충고들이다. 저자는 4가지 충고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첫째는 중국에 대한 선입관을 버릴 것이다. 무작정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거나 중국인은 더러워 하는 식으로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있지 말 것을 권유한다.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현재를 직시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선입관이 있다면 어떻게 미래를 직시하겠는가?

둘째는 13억의 환상에서 깨어나라는 얘기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구가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 소비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꽌시(인간관계)가 더 이상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인맥이 좋다고 해서 불법적인 일을 하고도 강력한 인맥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는 소리다. 특히 사기에 가까운 브로커들에게 거물들이 자주 당하는 한국 사회를 생각해보면 뼈아프게 들어야 할 소리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류에 도취되지 말 것을 권유한다. 저자는 그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가슴 깊이 들어야 할 소리는 중국에서 받아들여지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 도취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라는 충고다. 한류에 도취된 듯 지금 상황에 만족해서는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의 미래 대비 전략은 책과 직접 만나 읽어보기를 권한다. 앞서 말했듯 사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바보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10년 후 어떤 이의 예측이 틀렸을 경우 사람들은 어쩌면 그를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미래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쫓겨 살아가는 이들보다는 미래를 알고 대비하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의 삶이 보다 값지지 않겠는가. 아울러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과거와 현재를 직시해야 하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때로는 바보같이 보일지라도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좁은 국토와 많지 않은 인구라는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에게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은 분명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다. 중국 시장이 곧 내수 시장이라고 생각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10년 후, 중국>을 읽고 난 젊은이들이 정말 10년 후 중국 거대 시장에 억눌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미래를 감히 상상해본다.

덧붙이는 글 | 제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박한진 차장의 강의가 있어 책 내용을 보다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책도 운좋게 선물받았습니다. 24년전 쯤에 그 누구도 중국어를 배울 필요성에 대해 못 느끼던 그 때 박한진 차장의 아버지가 10년 후를 바라보고 중국어를 배우라고 했답니다. 정말 10년 후 쯤에 중국과 수교가 이루어졌고 그 덕분에 박한진 차장은 자기가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거대한 중국 경제를 잡고 뒤흔들 수 있을 거라 아무도 생각하지 않지만 10년 후 정말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0년 후, 중국

박한진 지음, 해냄(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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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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