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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이 "인사권은 대통령이 가진 마지막 카드로, 이것을 흔들고 무력화시키면 안 된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여당 지도부가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까지 '인선 불가'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는 김 부총리의 거취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첫 발언이며, 당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겨레> 5일자 보도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 관저에서 핵심 참모들과 만나 "지금 이 상황은 권력투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후임 장관 인선에 대해 "내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을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말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대통령의 인사권이 흔들리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는데 인사조차 제대로 못할 경우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하려고 대통령 때려서 잘된 사람 없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한 번 하려고 그렇게 대통령을 때려서 잘된 사람 하나 못 봤다"며 당내 대선주자들을 겨냥했다. 장관 인선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반대 표시를 당내 대선주자들의 권력투쟁으로 보고, 인사파동 또한 주자들의 인기 상승을 위한 파워게임으로 본 것이다.

또한 당내에서 일고 있는 '노 대통령 탈당 주장'에 대해 "나더러 나가라고 하지만, 절대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게다가 "나갈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가면 된다, 싫으면 자기들이 나가면 된다"면서 "절대로 탈당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더 나갔다.

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핵심 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자리에서 "탈당 안 한다, 당이 깨져선 안 된다"며 "나도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당청간 단합을 강조한 바 있다.

노 대통령, 6일 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

한편 노 대통령은 6일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열 예정이다.

애초 당에서는 이날 참석자를 김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로 제안했지만, 청와대 쪽에서 지도부 전체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인사권에 대한 당의 도전에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의장은 민심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문 전 수석 임명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이 문 전 수석을 후임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할 지는 미지수다. 당에서 반대한 문 전 수석을 청와대가 밀어붙이면 당·청간 정면 충돌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검찰 외부인사로 문 전 수석을, 내부인사로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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