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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공동투쟁단 소속회원 150여명이 성람재단사태에 대한 종로구청의 책임을 촉구하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26일 오후 2시, 공동투쟁단 소속회원 150여명이 성람재단사태에 대한 종로구청의 책임을 촉구하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윤보라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사회복지시설 민주화와 공공성 쟁취를 위한 전국연대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4개 단체가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서울시 종로구 인의동 소재)의 비리, 횡령 등의 문제와 관련해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을 결성하고, 종로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공동투쟁단 소속회원 150여명은 26일 오후 2시, 종로구청 앞에서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요구하는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종로구청에 성람재단의 비리 이사진 전원해임과 민주적 이사진 교체를 요구했다.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은 법인 산하에 13개의 시설을 운영중이며 1년에 지원받는 국고 및 지방비가 총 100억 원 이상인 국내 최대의 사회복지법인이다. 성람재단의 비리는 지난 2003년 노조가 결성되면서 갖가지 인권침해와 비리, 생활보육교사들에 대한 강제노동 등이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성람재단의 전 이사장 조아무개씨는 1개의 시설에서만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기도경찰청에 구속 수감되어 있으며, 횡령액은 부동산 투자, 채권, 채무, 가족생활, 자녀 해외유학자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은 시설이 회계부정이나 불법행위 기타 부당행위 등이 발견되면 개선명령, 시설장 교체, 시설폐쇄까지 명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종로구청은 공동투쟁단의 민원접수, 구청장 면담, 항의방문 등의 성람재단사태 해결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종로구청, 얼마나 성람재단 이사회와 유착되어 있으면..."

이날 종로구청 앞은 공동투쟁단과 경찰, 종로구청 직원 및 공익근무요원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날 종로구청 앞은 공동투쟁단과 경찰, 종로구청 직원 및 공익근무요원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 윤보라
이날 공동투쟁단은 "지금까지 투명성과 공공성이 기본이 되어야 할 사회복지시설이 오히려 비리와 인권침해가 만연하게 된 것은, 이런 비리 사실들은 묵인하고 비호해온 지자체와 복지부의 직무유기 때문"이라며 성람재단의 비리척결과 족벌사유화를 막기 위해 ▲성람재단 비리척결 ▲비리이사진 전원해임 ▲민주이사진 구성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종로구청에 촉구했다.

이날 윤두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성람재단 전 이사장 조아무개씨는 한 시설에서만 27억원을 횡령했다"며 "장애인을 데려다가 이용해 돈을 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람재단의 비리는 하나의 시설비리가 아닌, 우리나라 시설 전체의 문제"라며 "이러한 비리척결을 위해서는 중증장애인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이번 성람재단 사태가 있기까지는 성람재단 이사회의 문제, 그리고 종로구청이 배후에 있다"며 "2003년부터 성람재단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종로구청이 법원의 판결을 보고 조치하겠다는 것은 책임회피, 직무유기다"고 비난했다.

박 상임활동가는 "지금까지 종로구청이 성람재단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구청도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일이지만, 아직도 종로구청은 이사회를 비호하고 있다"며 "도대체 얼마나 성람재단 이사회와 유착되어 있으면, 아직까지도 싸고도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제라도 민주이사진을 파견해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이 종로구청이 속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청이 성람사태 해결할 때까지 농성 지속하겠다"

공동투쟁단이 종로구청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동투쟁단이 종로구청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윤보라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장을 직접 만나 성람재단 사태해결을 요구하겠다며 종로구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종로구청측은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입구를 봉쇄했다.

공동투쟁단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회복지시설의 비리와 인권유린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기에 이제 우리는 분노를 넘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며 "종로구청장이 성람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할 때까지 종로구청 앞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이어 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 앞에 천막을 치기 시작했으며, 종로구청측은 용역업체 직원, 공익근무요원 등을 동원해 천막을 철거하려다가 3~4차례 공동투쟁단측과 몸싸움을 벌였다.

27일 오전 김정하 시설인권연대 활동가는 "26일 밤 10시경, 공동투쟁단 회원 20여명이 남아 천막을 사수하고 있었으나, 종로구청 직원 50여명이 나와 천막을 강제철거 했다"며 "그중 일부는 만취상태가 되어 심한 술냄새를 풍기며 농성단측에 욕설과 삿대질, 시비걸기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폭력과 여성활동가에 대한 성추행이 있어 공동투쟁단측은 종로경찰서에 사건을 신고, 고소를 하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종로구청측과 공동투쟁단의 마찰은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청 사회복지과장, 기자와 인터뷰 중 욕설까지

이날 종로구청 직원들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하자 공동투쟁단측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이날 종로구청 직원들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하자 공동투쟁단측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 윤보라
이번 공동투쟁단의 농성에 대한 종로구청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27일 오후 종로구청 사회복지과 임병의 과장과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가 26일 밤에 있었던 종로구청직원들과 공동투쟁단의 몸싸움 및 여성활동가 성추행에 대해 질문하자 임 과장은 "미친X들 XX하고 있네… 대체 어떤X들이 그러냐"며 "직원들이 농성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 밖에서 저녁 먹으며 술 한 잔 하고 구청으로 들어오는 길에 시비가 붙을 수도 있는 거지, 성추행은 무슨 성추행이냐"고 말했다. 이어 "그거 때문에 새벽 5시까지 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고 하는데, 불법시위하는 X들이 뭘 잘했다고…"라면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까지 내뱉었다.

임 과장은 "이제 장애인들에 대한 동정심이고 뭐고 없어, 그 X들은 인간이길 포기한 X들"이라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또 성람재단사태와 관련 종로구청이 이제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사회복지사업법 조항을 들어 질문하자 "이런 시설문제가 성람재단만 있는 것도 아니고 수십 년에 걸쳐서 있었던 건데"라며 "법원판결이 나오면 조치를 취하던지 한다는데 왜 저렇게 불법적인 농성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성람재단사태에 대해 말할 것이 없으며 종로구청은 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할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가 오는 가운데 비닐을 치고 종로구청 앞에서 농성중인 공동투쟁단은 27일 오후 2시에도 규탄대회를 진행했으며, 성람재단 비리문제와 민주적 이사진 교체 요구를 종로구청이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성람재단 전 이사장 조아무개씨에 대한 재판이 28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28일 재판 결과 이후 성람재단에 대한 종로구청의 향후 조치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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