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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예술 공동체가 주최하는 '한여름의 문화난장'이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22일 예술 공동체가 주최하는 '한여름의 문화난장'이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렸다. ⓒ 한옥마을예술공동체

이 날 한옥마을의 여러 문화 공간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 날 한옥마을의 여러 문화 공간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 한옥마을예술공동체
그런데 이제는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경기전과 태조로를 포함한 한옥마을 중 적어도 어느 한곳에서는 공연을 볼 수 있다. 전통 국악 공연과 탈춤은 물론 현대 음악과 청년들의 춤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이러한 상설 공연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단체가 '전주 한옥마을 예술 공동체'(단장 정성엽, 이하 예술공동체)이다. 전주시의 6개 문화예술단체가 뜻을 모은 예술 공동체는 매주 돌아가며 공연을 진행하며, 각 단체가 한 번씩 돌고 난 다음에는 (보통 5주차가 되면) 전체가 모두 모여서 함께 무대를 만든다.

한옥마을의 문화예술 활동을 운영하는 민간 중심의 예술단

이미 5월 28일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던 예술 공동체는 지난 22일에 한옥마을 일대에서 또 한 차례 '민속 예술 한마당'을 치렀다. 그렇다면 이제 활동 기간이 두 달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예술 공동체'의 지금의 생각을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최기춘 예술 공동체 부단장(36·전통예술원 모악 대표)을 26일 만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예술 공동체를 꾸리게 된 계기나 이유가 뭔가?
"이미 7~8년 전부터 한옥마을 일대에서 몇몇 문화예술단체를 중심으로 산발적이지만 다양한 공연이나 행사를 시도한 바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한계였다. 그리고 전주시나 전통문화센터에서 관리하는 직업 예술단들은 자신들의 공연을 치러내는 데에 급급해 하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옥마을의 문화예술 활동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중심의 예술단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우리 예술 공동체를 고민하게 됐다. 물론 이런 생각은 전주시의 많은 문화예술 단체들이 하고 있으며, 우리 말고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려는 전문 예술인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우리 시에서도 해마다 전문 국악인들이 많이 양산되는 실정에서 이들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우리의 문화예술 활동이 전통 문화 중심 도시로 가기 위해 적극적인 전주시의 문화 정책과도 맞아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최기춘 한옥마을 예술공동체 부단장.
최기춘 한옥마을 예술공동체 부단장. ⓒ 권오성
- 예술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6개 단체는 어떻게 모이게 됐나?
"작년 가을부터 강령탈춤 전승회, 전통예술원 모악, 국악실내악단 청어람 등 세 개 단체를 중심으로 그 당시에는 예술단의 형식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인 논의는 올 봄부터 시작했고, 참여 단체들도 좀더 확장하여 노래모임 우리동네, 문화기획 쇼 코리아, 누리춤터 등이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 지역문화예술이 진흥할 수 있는 계기가 법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할 것이기 때문에, 국악 공연에서부터 다양한 장르의 무대 공연과 문화기획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 창단 공연부터 지금까지 활동에 대한 중간평가를 한다면?
"언론에 대한 홍보가 아직은 꽤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전주시의 문화예술단체들은 우리의 존재를 모두 알고 있다. 또한 한옥마을에서 전통 공연 이외에 록이나 힙합 춤 등의 대중 예술이 치러진 예는 드물다. 관객층들이 다양해지고 많이 젊어졌다는 생각이다.

지난 22일 공연은 한옥마을의 여러 문화 시설(경기전, 한방문화센터, 한옥생활체험관, 공예품 전시관 등)과 연계해서 치른 것이었다. 우리 공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들과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고 강조하는 것이다. 문화 시설에서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우리는 공연을 보여주는 식으로 함께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한옥마을 내의 문화 시설들이 홍보 효과나 수익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서로 상생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우리 예술 공동체 소속 6개 단체 뿐만 아니라, 함께 하고자 하는 다양한 예술 단체들도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이기도 했다. 실제 몇 번 치르고 보니 규모가 만만치 않은 행사인 만큼 보다 많은 시설과 공간을 확보하고 좀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자리를 갖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적 공공성에 주안점을 두는 전문 예술인 집단이 하나쯤은 생겨야

- 예술가와 시민, 그리고 공동체라… 의미심장하다.
"예술 공동체는 우리 지역 문화 예술계의 일대 혁명이 아닐까 한다. 전주시의 이른바 문화 권력들이 크게 생각하고 연대하기보다는 수익이 쫓는 사업 위주로 이합집산하는 경향이 많다. 개별적으로 이권에만 반응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활동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또한 문화를 개혁하겠다는 단체들도 수익성이 짙은 자신들의 사업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문화 예술의 사회적 공공성에 주안점을 두는 전문 예술인 집단이 하나쯤은 생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옥 마을과 관련해서 말씀드린다면 우선 이 곳의 모든 예술적 행위는 우리 예술 공동체가 책임진다는 어쩌면 대단히 욕심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은 물론이거니와 문화 예술 체험, 문화 시설과 연관한 프로그램 양성, 함께 음식 나눠 먹기, 시민들의 공연 참여 등은 현재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행사들이다."

- 전통 문화 중심 도시과 연관해서 전주 한옥마을이 갖는 의미는?
"한옥마을 활성화를 위해 시와 도에서 상당한 비용을 쏟아 부었는데, 실제로는 땅값만 올라가고 정작 마을 주민들은 집을 팔아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면 공동화 현상만 부채질할 뿐 마을 공동체로서는 이 같은 비극이 또 없을 것이다. 한옥 마을이 갖는 그리고 전주시가 상징하는 전통 문화적 정체성이 나름대로 탄력을 받을 만한 저력이 있는 만큼, 우리 예술 공동체가 여러 역기능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그런 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는 전통예술원 모악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전통예술원 모악의 대표이기도 하다. ⓒ 권오성
- 예술 공동체의 향후 계획을 좀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내부적으로는 약간의 이견이 없지는 않지만,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법인화를 통해 공연․교육․문화기획까지 포괄할 생각이다. 아직도 자생력을 위한 수익성과 문화적 공공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하여간 실행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몸집만 불린다고 될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사업 위주의 접근보다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문화적 공공성 찾기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다.

우선 지난 4월 28일 창립총회에서 논의한 바는 크게 상설문화행사, 한옥 마을 민속예술축제, 연구 및 교육 활동, 시민문화 예술촌 조성 등을 주요 활동계획으로 삼고 있다. '상설문화 행사'는 잘 알다시피 현재 한창 진행 중에 있다. '한옥마을 민속예술축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한옥마을에서 계승되는 민속예술행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재현도 해보고 주민들의 일상을 민속 문화를 매개로 하여 축제로 승화시켜 보자는 것이다. '시민문화 예술촌'은 문화예술인이나 단체가 자유롭게 연습과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실험적인 예술 창작 활동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자체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한옥마을 예술공동체 참여단체

강령탈춤 전승회
1990년부터 강령탈춤 전수 활동을 시작하다가 1993년에 전승회를 발족했다. 전주시와 전북도에서 학생은 물론 무용단, 교원, 일반인들에까지 전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00여회의 공연을 한 바 있다.

전통예술원 모악
2001년에 10월에 설립했다. 전주 출신의 젊은 국악인이 중심이 되어 전통문화 발굴 및 계승, 국악 상설공연을 통한 전통문화 보급, 우리 문화 지킴이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국악 실내악단 청어람
2004년 문화부에서 주관하는 국악강상풀제 사업에서 만난 선생님들이 모여 구성했으며, 교육활동 연구 모임 실내악 연주활동 모임이 있다. 주로 초중고교의 예술교육 활성화 및 소외 지역의 찾아가는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노래모임 우리동네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직장인과 주부들로 90년대 대학 노래패로 활동했던 이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했다. 2001년부터 매주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악기와 노래를 알려주는 문화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들과 함께 매년 공동 콘서트를 열고 있다.

문화기회 쇼 코리아
1998년부터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무대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문화 기획 일반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수익성을 찾는 이벤트업체를 넘어 의미 있는 문화예술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 권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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