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풀잎에 매달린 팥중이(왼쪽)와 아직 날개도 돋지 않은 어린 방아깨비.
풀잎에 매달린 팥중이(왼쪽)와 아직 날개도 돋지 않은 어린 방아깨비. ⓒ 이기원
풀잎에 매달린 팥중이가 보입니다. 이제 그만 와도 좋으련만 계속 비는 내립니다. 풀잎에 매달려 떠는 일 말고는 달리 비 피할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이 녀석은 비에 젖은 채로 속절없이 떨고 있을 뿐입니다. 더듬이에도 이마에도 날개에도 빗물을 주렁주렁 매단 채 매달려 있습니다.

아직 날개도 돋지 않은 어린 방아깨비도 비를 피해 풀줄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어려움 함께 나눌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비 그쳐 환한 햇살 비출 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 잘 극복하면 날개 달고 풀잎 박차고 허공을 향해 날 수 있을 거란 희망 하나 간직하고 있습니다.

ⓒ 이기원
잠자리도 보입니다. 빗줄기 속에서도 비에 젖은 추한 모습 보여주지 않는 재주가 용한 녀석입니다.

풀잎에 앉은 잠자리보다는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잠자리가 보기 좋습니다. 그래도 지금 날 수는 없습니다. 조금 쏟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물 폭탄이라 불릴 정도의 험한 날씨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는 수많은 녀석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습니다. 카메라 들이대면 재빨리 몸을 숨기는 눈치빠른 녀석들도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건 말건 무작정 매달린 녀석들도 물론 있습니다.

몇 마리나 숨어 있을까요? 한번 세어 보세요. '숨은 곤충 찾기'입니다.

ⓒ 이기원
녀석들은 빗줄기 속에서 떨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사람들을 향해 비 피할 집 있어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가진 게 넉넉하지 않은 이들은 험한 장마철을 이겨내기 힘겹습니다. 힘겨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을 찾을 때입니다.

성금 몇 푼 던져주는 형식적인 도움이 아니라 마음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작아서 힘겹지만 아름답게 사는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