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풀잎에 매달린 팥중이가 보입니다. 이제 그만 와도 좋으련만 계속 비는 내립니다. 풀잎에 매달려 떠는 일 말고는 달리 비 피할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이 녀석은 비에 젖은 채로 속절없이 떨고 있을 뿐입니다. 더듬이에도 이마에도 날개에도 빗물을 주렁주렁 매단 채 매달려 있습니다.
아직 날개도 돋지 않은 어린 방아깨비도 비를 피해 풀줄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어려움 함께 나눌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비 그쳐 환한 햇살 비출 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 잘 극복하면 날개 달고 풀잎 박차고 허공을 향해 날 수 있을 거란 희망 하나 간직하고 있습니다.
잠자리도 보입니다. 빗줄기 속에서도 비에 젖은 추한 모습 보여주지 않는 재주가 용한 녀석입니다.
풀잎에 앉은 잠자리보다는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잠자리가 보기 좋습니다. 그래도 지금 날 수는 없습니다. 조금 쏟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물 폭탄이라 불릴 정도의 험한 날씨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는 수많은 녀석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습니다. 카메라 들이대면 재빨리 몸을 숨기는 눈치빠른 녀석들도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건 말건 무작정 매달린 녀석들도 물론 있습니다.
몇 마리나 숨어 있을까요? 한번 세어 보세요. '숨은 곤충 찾기'입니다.
녀석들은 빗줄기 속에서 떨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사람들을 향해 비 피할 집 있어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가진 게 넉넉하지 않은 이들은 험한 장마철을 이겨내기 힘겹습니다. 힘겨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을 찾을 때입니다.
성금 몇 푼 던져주는 형식적인 도움이 아니라 마음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작아서 힘겹지만 아름답게 사는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