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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시민기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생면부지의 이들이 기사를 통해 가까워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13-14일 사례발표를 통해 한국의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참여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다음은 일부 시민기자들이 밝힌 사례 발표를 요약한 것. <편집자주>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과 각국의 시민참여저널리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과 각국의 시민참여저널리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취재 : 이민정 기자 전지은 김새남 인턴기자
사진 : 남소연 기자


마고 오투스 살리나스(칠레 이스터섬) "달에서 사는 미래에도 내 기사는 어딘가에"

1973년 칠레 이스터섬(현지어로 '라파누이')에서 출생. 직업은 가수이자 연주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된 이유는 이스터섬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외국 사람들이 이스터섬의 '자이언트 헤드스톤(giant head stone)'에 대해 가진 잘못된 정보를 고치기 위해서 직접 시민기자가 된 것이다.

이스터섬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시민기자 활동이 쉽지 않단다. 하지만 그는 "시민기자로 일하면서 이스터섬과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미래에 사람들이 달에서 사는 날이 오더라도, (내 기사로 인해) 이스터섬에 관한 기록은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시민기자들이 자기 생각을 보여주는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이스터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포럼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사정상 불참.

램지 버라우드(팔레스타인) 다른 뉴스에는 없는 팔레스타인의 진짜 이야기

가자지구 출신으로, 현재 호주 커틴공대(말레이시아 캠퍼스)의 신문방송학 교수.

고향인 가자지구에서는 매일 긴급상황이 이어지지만 기존 언론들은 있는 그대로를 보도하지 않았고, 그나마 이미 알려진 이야기들도 편견에 싸였거나 제한된 관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결국 그는 팔레스타인 언론에 대한 분노와 답답함 때문에 기자가 됐다고.

그는 제약이 많은 주류언론에 대안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던 차에, 홈페이지에서 영문판 인터넷 신문으로 발전한 '팔레스타인 크로니클(www.palestinechronicle.com)'을 만들었다.

'팔레스타인 크로니클'에 대해 그는 "시민이 직접 기사를 쓰는 '팔레스타인 크로니클'은 분노와 답답함을 표현하는 출구"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시민기자들에게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고, 무엇이든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나 마리아(브라질) 기존 언론은 '강의', 시민참여저널리즘은 '대화'

지난해 3월 댄 길머 시티즌미디어센터 소장을 통해 <오마이뉴스>를 알게 됐단다. 브라질에는 소수 특권계층이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어 언론의 자유에 많은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저널리즘 형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기존 언론에 대해 '대화'가 아닌 '강의'일 뿐이라고 폄하하며,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해서는 '대화를 할 수 있는 매체'라고 평가했다.

"뉴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전문기자들도 결국 보통 사람들이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기사를 못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더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만드는데 참여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뉴스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릴리 율리안티(인도네시아) 세계의 편견을 바로잡는 여성 이슬람교도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여한 외국 시민기자 중 유일하게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 이슬람교도. 시민기자로 나서게 된 이유는 이슬람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때문이다.

그는 "2005년 10월 발리에서 일어난 폭탄 사건 이후 이슬람교라는 이유 때문에 공항에서 오랜 시간 소지품 검사 등 조사를 받았다"며 이같은 처사와 인도네시아 내 이슬람교도들의 생활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친지들만 볼 수 있지만,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언론은 모든 정보와 뉴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줘야 하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부의 참견과 제한 때문에 주제나 글들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전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민기자가 되기 위해 최근 매체 환경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단다.

송성영(한국) 그의 사는 이야기 속에는 세상이 들어있다

자신을 '촌놈'이라고 표현하는 한 농촌 마을의 가장. 돈벌이와 상관없이 쓰고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시민기자가 속편하단다. 10년전 도시 생활을 접고 2백만원짜리 빈집을 얻어 귀농했다.

농촌 생활의 대부분을 가족들과 밭일을 하며 지낸 그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세상일에 점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나친 <오마이뉴스> 접속으로 가족들의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이미 인터넷 바이러스에 단단히 감염된 상태라고.

그는 "자신이 쓰는 '사는 이야기'는 단순한 '사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나를 뒤돌아보는 거울이자, 부조리한 세상사를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참여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거리를 멀리서 찾지 않는다는 그는 "살림을 축내는 쥐들,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거대 자본가와 정치인, 투기 목적으로 숲을 뭉개는 투기꾼 등 주변 이야기를 통해 사회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는 이야기'의 힘"이라고 주장.

이정희(한국) 디카와 수첩만 있으면 천하무적 뉴스게릴라

시민기자보다는 '뉴스게릴라'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현직 교사. 지난 2002년 여름 기자회원으로 가입해 '내 기사를 사람들이 읽을까'라는 소심함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110여개의 기사를 작성.

자신의 취재에 대해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당하는 억울함과 교육 관련 부조리, 지역 정치인 발언 등에서 시작한다"며 자신을 '사회부 뉴스게릴라'라고 표현했다.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디지털 카메라, 취재수첩을 들고 현장에 가고, 취재 이후에는 가까운 피시방에서 기사를 송고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비정규군이다.

"좋은 뉴스는 기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라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말을 좋아하는 그는 지금도 어디선가 좋은 뉴스가 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뛴다고 한다. 세계시민기자들에게 "뛰는 가슴으로 세계의 취재현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과 각국의 시민참여저널리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자신들의 경험담과 각국의 시민참여저널리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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