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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점박이무당벌레'가 지나간 자리에는 뼈대만 앙상한 시든 꽃이 남아 있다. 볼 때마다 아기 손톱만한 저 작은 벌레가 과연 다 먹어치운 것인가 하는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녀석의 기술과 식욕 앞에 두 손 든 지 오래다.
요즘에 한창 물이 오른 28점박이무당벌레를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또 다른 녀석이 28점박이무당벌레를 오물오물 먹어 치우고 있었다. 아직 날개도 자라나지 않은 어린 '사마귀'다.
늘 자연의 법칙이 그렇지만 "먹고 먹히고" 하는 순간이다. 사마귀는 육식성으로 짝짓기 후 자기 동족까지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바람에 날아갈 듯 길쭉하기만한 어린 사마귀까지 그 딱딱한 무당벌레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마치 어린아이가 양손에 과자를 꼭 쥐고, 오물오물 먹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 한편으로 귀엽기도 했다. 대부분 사람이 오면 바로 도망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 동안 내가 만난 곤충들은 먹이를 먹고 있을 때는 자기 양을 채울 때까지 도망가지도 않고 눈치만 본다.
"아, 배부르다. 고거 딱딱하긴 해도 채소를 많이 먹어 부드럽고 고소하단 말야."
어린 사마귀는 식물을 갉아먹던 28점박이무당벌레를 마지막 까만 한 점까지 다 먹어 치웠다.
날이 어두웠던 관계로 초점이 안 맞아 잎사귀 뒤에 손바닥을 펴 초점을 맞추는 데 사마귀가 긴 다리를 쭉 뻗어 내 손에 올라왔다. 손위에 올라온 사마귀를 보니 어릴 때 손등에 난 '사마귀'(표피에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를 먹으라고 일부러 사마귀를 잡아 '사마귀' 위에 올려놓던 생각이 났다.
올해는 사마귀를 집중 취재해 볼 생각이다. 사마귀들아 기다려라!
덧붙이는 글 | 2006년 7월 13일 촬영 했습니다.
무당벌레
점의 숫자에 따라 칠성무당벌레, 열한점박이무당벌레, 열여섯점박이무당벌레 등 세계적으로 무려 5000종의 무당벌레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당벌레는 육식 무당벌레로 해충을 먹어 치웁니다.
하지만, 감자와 가지 등 작물에 큰 해를 주는 무당벌레는 28점박이 무당벌레입니다. 당연히 점이 28개나 되고, 이 녀석들은 주로 잎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작물에 해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