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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모여 '시민참여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모여 '시민참여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한 주제발표를 들은 뒤 박수치고 있다.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한 주제발표를 들은 뒤 박수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3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이 막을 올렸다.

하루 전날 베스트웨스턴 인천공항호텔에 도착한 세계 시민기자들은 시차도 잊은 듯 이날 오전 8시 조찬 테이블을 빼곡이 채워 앉았다. 그 정도로 토론거리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 곳에는 이날 오전 발제를 맡은 '미국 시민참여저널리즘의 대부' 댄 길모어(Dan Gilmor) 시티즌미디어센터 소장, 크레이그스리스트(www.craigslist.org)를 만든 크레이그 뉴마크(Craig Newmark), 아워미디어(ourmedia.org) 창립자인 제이디 라시카(J.D. Lasica) 등이 나타났다.

다가가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사실 전 당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관심 많은 선배들은 당신의 업적을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 저널리즘에 관한 발상의 전환 그러니까 팩트 뒤에 숨지 않고 기자의 정치적 견해도 가미한 다양한 형식의 뉴스 서비스는 뛰어난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새로운 스타일의 기사를 써보고 싶은데 당신만큼 자신감이 없어요, 혹시 이메일 주소 가르쳐주실래요? 질문이 생기면 연락을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굿 모닝(Good morning)"이라는 짧은 인사말을 남긴 채 그들 앞을 지나쳤다. 영어, 영어, 영어... 10년 넘게 공부하면서 쌓인 영어교재들과 영어학원에 쏟아부은 등록금 등이 뒤통수를 치고 간다.

들어나봤나... 포드캐스트, 매쉬업스?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한 댄 길모어(Dan Gilmor) 미국 시티즌미디어센터 디렉터가 '시민참여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석한 댄 길모어(Dan Gilmor) 미국 시티즌미디어센터 디렉터가 '시민참여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첫번째 발제자는 댄 길모어 소장. 1994년부터 실리콘밸리의 지역 일간지 <산호세 머큐리 뉴스>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2005년 <오마이뉴스>를 본따 샌프란시스코 지역 웹사이트인 '베이오스피어'를 공동 설립했다.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가까이서 본 그는 부드럽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바닥에 흘린 커피 한두 방울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화장실에서 직접 휴지를 뜯어와 닦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포드캐스트(Podcast)·매쉬업스(Mashups:서로 다른 뉴스 소스를 모아서 편집한 것) 등을 예로 든 발표를 통해 이미 반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발표 도중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남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편집해 시연했다. 입모양과 가사를 정확히 맞춘 편집은 감탄할 정도였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저널리스트들은 서로와 '대화' 할 수 있다. 새로운 뉴스 소스를 만들어 정보를 가져오고 다른 사이트에 퍼뜨릴 수 있다. 저널리스트들이 원하는 목표에 더 가까워지게 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서로의 아이디어와 정보를 나누는 저널리즘은 테크놀로지로 가능하다.

나는 저널리스트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그저 정보만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독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생각하라고. 매쉬업스가 어떻게 언론이냐고? 그것은 정치적 견해일 수 있다. 그런 방법으로 어떻게 진실을 좇을 수 있냐고? 모든 행동과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위키피디아 등 우리가 겪은 변화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지 않나."


크레이그스리스트·아워미디어 창업자의 뉴미디어론

'해리 포터'의 30년후 얼굴을 한 크레이그 뉴마크는 '크레이그스리스트'로 지역 일간지들의 유료 광고시장에 큰 타격을 준 사람이다. 크레이그스리스트는 구직·주거를 비롯한 생활용품, IT 관련기기 등에 대한 무료 광고와 다양한 주제의 토론장을 제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네티즌들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사이트인 셈.

하지만 그는 "허위 정보로 인한 문제점도 있었다"며 자신이 배운 교훈을 공개했다. 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집단의 지혜가 있었음에도 자료 남용 등의 공유재의 비극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 저널리즘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품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토론시간에 "몇몇 사람들만이 사실을 확인하는 것보다 집단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 더 뛰어나다고 본다"면서 "잘못된 기사나 사실을 올릴 경우 독자들이 확인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아워미디어(Ourmedia.org)의 창업자 제이디 래시카(J.D. Lasica)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아워미디어(Ourmedia.org)의 창업자 제이디 래시카(J.D. Lasica)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세번째 발제자인 제이디 라시카(J.D. Lasica)는 아워미디어 창립자답게 "다른 사이트들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워미디어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미지, 텍스트, 비디오 및 오디오 등을 호스팅 서비스하는 사이트로, 그는 정보공유의 중심에 선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아워미디어에 대해 <오마이뉴스>만큼 시민참여저널리즘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 미디어'로,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이라며 "멤버가 11명 정도 되고, 40여명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미디어의 모토는 '사용자를 믿자'란다.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오마이뉴스의 단언과 비슷하다.

그는 "내 몸과 마음은 저널리스트"라며 언론인들이 단순히 기사를 통해서만 정보를 제공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해보라고 권유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서 무엇이 중요하고, 인기가 많은지 찾아내야 한다. 저널리스트의 최종 목표는 한번 클릭으로 정보를 원하는 사이트에 퍼뜨리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내가 하는 일이고, 테크놀로지의 발전 덕분에 가능하다."

토론과 발제가 끝나고 점심 시간이다. 한 시간 늦은 점심 시간이지지만 시민기자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삼삼오오 달라붙어 진지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제야 "그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선배의 말이 실감났다. 뭐라도 말을 걸어봐야 할텐데. 대회가 끝나는 14일까지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모여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13일 베스트웨스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모여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6 세계시민기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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