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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5개 단체 회원들은 성람재단 사태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종로구청을 방문했지만 경찰과 종로구청은 이들 단체 회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날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5개 단체 회원들은 성람재단 사태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종로구청을 방문했지만 경찰과 종로구청은 이들 단체 회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 윤보라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은 1년에 100억원 이상의 국고를 보조받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으로 법인 산하에 13개의 시설을 운영중이며, 이중 1개 시설에서만 27억이라는 횡령액이 밝혀져 성람재단 전 이사장 조모씨는 현재 경기도경찰청에 구속 수감되어 있는 상황이다.

구속된 전 이사장 조모씨는 횡령한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부동산 투자, 채권, 채무, 가족생활, 자녀 해외유학자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은 현재 조모씨 외 관련자 18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수사중이다.

그러나 이미 성람재단은 지난 2003년 노동조합에 의해 시설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 성추행, 국고횡령, 생활보육교사들의 강제노동 문제 등이 알려진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이들 단체는 "종로구청은 당시 노사관계로 발생한 경미한 문제로 치부하며 제대로 감독, 고발조치 하지 않았으며, 국고횡령에 대해서는 환수조치만 하고 고발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이들 단체는 "현재도 전 이사장이 구속되고 관련자 18명이 불구속 기소가 됐음에도 종로구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 이사장은 자신의 아들을 이사로, 친구를 이사장 대행으로 취임시키고 여전히 사회복지법인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종로구청, 경찰병력 동원해 이들 단체 출입 막아

11일 오전 11시,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이들 단체는 종로구청에서 성람재단의 비리 이사진 전원해임과 민주적 이사진으로 교체를 요구하는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들 단체 회원들과 경찰은 한 시간이 넘도록 몸싸움을 벌이며 마찰을 빚었다.
이들 단체 회원들과 경찰은 한 시간이 넘도록 몸싸움을 벌이며 마찰을 빚었다. ⓒ 윤보라
그러나 이날 경찰과 종로구청 관계자들은 이들 단체 회원 20여명의 출입을 막아 한 시간이 넘도록 몸싸움을 벌이며 마찰을 빚었다.

이에 이들 단체 회원들은 "성람재단 사건에 대해 종로구청의 책임을 촉구하는 민원을 접수하러 왔다"며 강력히 항의했으나, 경찰과 종로구청 관계자들은 지난 3일 구청장 취임식날 구청 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화분을 깨는 등의 일이 있었기 때문에 출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표자 몇 명만 사회복지과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구청 밖에서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그동안 성람재단 사건과 관련해 종로구청에 민원을 접수하고, 사회복지과 관계자들과 면담도 진행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구청장과의 면담에서도 구청장은 시간이 없어서 내용을 잘 모르고, 바쁘다며 자리를 피해 취임식날 종로구청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그러나 취임식날도 종로구청에서는 우리가 취임식 행사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입구를 잠그고 경찰병력을 배치하는 등 기만적인 모습을 보였고, 구청장은 취임식 이후 몰래 행사장을 빠져나갔다"며 "오늘은 구청장이 직접 나와서 성람재단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들 단체 회원들은 종로구청에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전동휠체어가 훼손되고 일부 장애인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성람재단 사태에 책임지고 해결할 때까지 매주 항의방문 진행할 것"

조현민 활동가가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조현민 활동가가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윤보라
이날 오후 12시 30분경, 구청장이 자리에 없어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이들 단체 대표자들과 종로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진행됐다.

면담 이후, 사회복지시설 민주화와 공공성 쟁취를 위한 전국연대회의 조현민 활동가는 "면담에서 우리는 종로구청장과의 면담과 성람재단 사태 해결을 위해 비리 이사진 해임 등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종로구에서 모든 민원인들의 민원을 들어줄 수는 없지 않냐며 성람재단 사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만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들 단체는 "성람재단 사건에 대해 몇 년 동안 종로구청에 민원을 접수하고 면담을 진행했지만 종로구는 항상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종로구청이 성람재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해결할 때까지 매주 항의방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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