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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 열다섯 번째입니다. 지난 6일자 연합뉴스에서 열린우리당 관계자 한 분이 "민간 공동주택에도 선별적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부동산시장의 특성 중 '정보의 비공개성'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산시장의 특성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시장'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가를 학문적으로 정의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시장이란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나타나 가격이 정해지고, 매매가 일어나는 곳이다.'

한 마디로 물건이 사고 팔리는 곳, 이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시장은 크게 두 가지, 완전경쟁시장과 불완전경쟁시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에 해당하든지 아니면 불완전경쟁시장에 해당하는지 둘 중 하나에 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사람은 남자이든지 아니면 여자이든지 둘 중 하나에 속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① 다수의 매도자와 매수자가 존재해야 한다.
② 거래되는 상품의 품질이 동질적이어야 한다.
③ 기업들이 자유롭게 해당 산업(시장)에 진입하거나 퇴거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시장참여자(매도자, 매수자 등)들이 시장에 관하여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제 부동산시장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산은 움직이지 못한다는 '부동성'의 특성 때문에 진열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토지'라는 상품을 한 곳에 모아놓고 판매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에 의한 거래를 합니다. 즉, 토지는 있는 위치에 그대로 두고 토지에 대한 '정보'만을 가지고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매도자나 매수자 등 시장참여자들이 부동산에 대한 정보 혹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보를 완전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완전경쟁시장이 되기 위한 네 번째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 되지 못하고 불완전경쟁시장이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장은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어 있는 완전경쟁시장입니다.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령 특정인만이 우수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수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은 자기만의 정보를 이용하여 남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흔히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동산투기꾼들이 새로운 개발정보를 얻어내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 것입니다.

상품에 대한 정보 혹은 그 상품이 판매되는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면 될 수록 그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도 분양원가가 공개될수록 그만큼 더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가끔 '분양원가 공개는 반시장적 정책이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분양원가공개는 반시장적 정책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부동산시장을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진보시키는 선진적인 정책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오늘은 부동산 시장의 특성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에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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