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일,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5개 단체는 종로구청장 취임식이 열리는 종로구청에서 '성람재단 비리척결을 위한 종로구청 항의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청장의 책임을 촉구했다.
3일,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5개 단체는 종로구청장 취임식이 열리는 종로구청에서 '성람재단 비리척결을 위한 종로구청 항의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청장의 책임을 촉구했다. ⓒ 윤보라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아래 시설인권연대)를 비롯한 5개 인권 및 장애인단체가 인권침해와 비리횡령 혐의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서울시 종로구 인의동)사건과 관련, 관리감독 기관인 종로구청의 책임을 촉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이들 단체는 종로구청에서 '성람재단 비리척결을 위한 종로구청 항의방문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람재단을 제대로 감독하지도, 고발 조치하지도 않은 종로구청의 책임을 물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성람재단은 1년에 100억원 이상 국고를 지원받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으로 법인 산하에 13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결성된 노동조합에 의해 시설생활인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비리, 생활보육교사들에 대한 강제노동 등 문제가 알려진 바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성람재단 이사장이었던 조모씨가 경기도경찰청에 국고보조금 27억원 횡령 혐의로 구속되었다. 횡령한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은 조모씨의 부동산 투자, 채권, 채무, 자녀 해외 유학자금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조모씨 외 관련자 18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말로만 '복지 1등구' 외치지 말고, 성람사태 해결하라"

이날 5개 단체는 "종로구청은 이미 2003년부터 성람재단노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갖가지 인권유린과 국고횡령' 사실을 들었으면서도 제대로 감독, 고발조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사장이 구속되고 관련자 18명이 불구속 수사 중임에도 감독기관으로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재선에 성공해 이날 오후 3시 종로구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연 김충용 종로구청장에 대해 "종로구청장은 지난 면담에서 '시간이 없어서 내용을 잘 모른다, 바쁜데 어쩌란 말이냐'며 자리를 피하는 등 여전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한 뒤 "김 구청장은 성람재단 산하 1천여 장애인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겉으로는 '복지 1등구'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공동준비위원장은 김 구청장에 대해 "한 사람이 장애인에게 돌아갈 생계비 27억원을 횡령하는 동안 그것도 감시하지 못한 사람이 오늘 또 '복지 1등구'를 운운하고 있다"고 말한 뒤 "종로구청장은 바쁘다고 핑계 대며 피할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성람재단 비리이사진 전원을 해임하고 민주적 이사진으로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회견을 마친 뒤 종로구청장 취임식 행사장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종로구청 대강당 출입구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장애인들은 들어갈 수 없었다.

이에 회견에 참석한 50여명의 장애인들은 행사장 입구를 막고 취임식이 끝날 때까지 "종로구청장은 말로만 '복지 1등구'를 외치지 말고 성람사태 당장 해결하라", "장애인 외면하는 종로구청장 각성하고 비리이사진 전원 해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력히 항의했다.

오후 5시께 취임식 행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종로구청장이 행사장 밖으로 나오지 않자 이들 단체는 성람재단 사건에 대한 종로구청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마무리 회견을 열고 해산했다.

왼쪽부터 시설인권연대 김정하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공동준비위원장
왼쪽부터 시설인권연대 김정하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공동준비위원장 ⓒ 윤보라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